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여성교육기관, 이화여고 심슨기념관 '이화박물관'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서울 정동에는 우리나라 '최초'라는 타이틀이 달린 장소가 많이 있어요. 교육기관 중에서는 배재학당의 경우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교육기관이었고, 이화학당은 최초의 근대 여성전문 교육기관이었습니다. '이화(梨花)'라는 교명은 '배꽃같이 순결하고 아름다우며 향기로운 열매를 맺으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개교 이후 최근 125년 동안 6만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한 유서 깊은 곳이에요. 이화박물관(심슨기념관)에서는 125년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물과 사진, 그리고 소품들로 이화학당의 역사를 전시 하고 있습니다.

 

이화여고 정문에서 10여미터 떨어진 곳에는 덩그러니 기와문이 하나 있어요. 이 문은 옛날에 사용하던 이화학당의 정문인 '사주문'이에요. 일제강점기인 1923년에 만들어진 문인데, 일본풍에 의해 교란되었던 것을 허물고 1999년에 복원한 문입니다. 문 앞에 이것에 대한 설명이라도 표시 해놨다면 지나는 사람들디 이것이 무슨 문인지 알텐데, 아무것도 없어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기가 정동길에 있는 이화여고 정문입니다. 정문 왼편으로는 독특게 생긴 건물이 하나 있는데, 여기가 오늘 가 볼 이화학당 심슨기념관입니다. 현재 박물관과 학생들이 공부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더군요. 이화학당의 처음 모습은 1886년 감리교 선교사인 스크랜턴이 자신의 한옥 자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1899년에 건물을 여러 동 지었지만 한국전쟁 때 모두 소실되고 지금 보시는 심슨기념관만 남아 있습니다.

 

 

 

 

 

 

1층~3층까지는 박물관과 아이들 공부하는 곳이 섞여 있는데요, 이화학당의 초창기 모습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잘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학교를 처음 설립한 선교사 스크랜턴은 이름도 가질 수 없는 조선의 여인들을 악습과 무지로부터 구하기 위해 학교를 만들었지만, 처음엔 학생이 찾아오질 않았어요. 개교한지 1년만에 여성 한 명이 찾아오면서 근대 여성교육이 시작되었는데, 이때 고종으로부터 '이화학당(梨花學堂)'이란 교명을 하사 받게 됩니다. 이는 사액서원과 마찬가지로 왕이 공식적으로 허락한 최초의 근대 여학교라는 걸 의미합니다.

 

 

 

 

 

 

박물관 곳곳에는 옛날 학생들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1800년대 조선의 여성이 학교에서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을텐데, 아마도 사대부 집안 자손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분들은 지금은 대부분 돌아가신 고인들이 되셨겠지만, 사진으로는 참 귀여우십니다.
 

 

 

 

 

 

20환짜리 점심을 드시며 활짝 웃고계신 당시 학생들. 지금 살아계신다면 구순(90)을 훌쩍 넘겼겠죠?

 

 

 

 

 

 

이곳은 당시 학교 복도와 교실을 재현해 두었네요. 들어가 보겠습니다.

 

 

 

 

 

 

교실로 사람이 들어서니 자동으로 영상이 상영되기 시작하네요. 유관순 열사도 이화학당 출신이니 이 곳에 앉아 공부를 하셨겠죠.

 

 

 

 

 

 

걸으면 삐걱거리는 마루바닥이 예스런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네요.

 

 

 

 

 

 

이 모형은 1886년 처음 설립된 이화학당의 초기 모습입니다. 높은 축대 위에 7개의 방을 가진 ㄷ자 형태의 195.5칸에 이르는 큰 기와집이었다고 합니다. 20채의 민가를 사들여 그 자리에 지었다고 하니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2층에는 이화학당에서 이화여고까지의 교복 변천사와 학교에서 당시 사용되던 비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 중, 졸업증서가 눈에 띄네요. 1930년대 이화여고 졸업장인데, 이희영 할머님과 최명애 할머님 축하드립니다. ^^*

 

 

 

 

 

 

이런 책상은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도 썼었는데, 옛날 생각이 나네요.

 

 

 

 

 

 

맞아, 맞아... 책상 끝에는 연필 굴러 떨어지지 말라고 홈이 파여 있었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여성교육기관에 걸맞게 이화학당 출신 여성들은 '최초'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한국 최초 여성 박사학위 취득자인 김활란 전 이화여대 총장, 한국 최초 여의사 박에스터, 한국 최초 미국 유학생인 하란사 등이 있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 또한 이곳 출신입니다.

 

 

 

 

 

 

한쪽에는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트로피와 책이나 일기장 같은 소박한 물건들을 전시하고 있네요. 찬찬히 둘러보면 재미난 게 많습니다.

 

 

 

 

 

 

이건 뭔가요.. 한국전쟁이 끝나던 해인 1953년도 7월, 이화여고 학생들이 부산 영도에서 경주로 여름방학 봉사를 떠난 기록입니다. 당시 전쟁 때문에 이화학당은 부산 영도로 잠시 자리를 옮겼던 적이 있었죠.

 

 

 

 

 

 

원본은 유리 관 속에 있지만, 사본을 직접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천천히 넘겨 봤어요. 사진과 글 속에 당시 순수했던 여고생들의 재기발랄한 사진과 글들이 많이 있네요. 이 학교 출신 할머니가 이 책을 보신다면 옛날 생각에 눈물이 한 방울 툭,, 하고 떨어질 것 같네요.

 

 

8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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