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각 나는 3代 시래기국 '순남시래기' | 명동맛집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지난 서울 명동여행에서 먹었던 맛있는 밥을 이제야 보여드리게 됩니다. 오랜만에 명동을 나가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던 차에 시래기요리집을 발견했어요. 시래기는 어릴적 먹을 것이 많이 없을 때 엄마가 지겹도록 해주신 음식인데, 한국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명동 한복판에서 시래기를 만나니 궁금하기도해서 들어가 봤습니다. 저는 쑥떡 떡갈비정식을 2인분 주문했는데, 이 메뉴에는 시래기국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2인분중 1인분은 1,000원을 추가해서 봄향쑥국으로 주문했습니다.

 

위치는 명동교자(구. 명동칼국수) 뒷골목에 있어요. 왼쪽 좁은 길이 명동성당으로 이어진 좁은 골목입니다.

 

 

 

 

 

 

늦은 밤에 찾아갔더니만 구석구석에 손님 한 두 테이블만 있고 한산한 모습이네요. 아직 메르스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나 봅니다.

 

 

 

 

 

 

메뉴판을 볼까요~ 우리는 쑥떡떡갈비정시 2인분을 주문했어요. 정식에는 시래기국이 같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주문했는데, 봉향 쑥국도 맛이 궁금해서 1천원을 더 지불하고 그렇게 주문했습니다.

 

 

 

 

 

 

기본반찬으로 오이된장무침, 땅콩&검은콩 자반, 김치 3가지 반찬이 귀여운 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간도 적당하고 미리 만들어 묵은 맛이 아닌 새로 만든 신선한 맛이었습니다.

 

 

 

 

 

 

순남시래기는 모든 메뉴에 오이된장무침, 콩자반, 김치만 기본으로 제공하고 나머지 밑반찬으로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종류가 그리 많진 않지만 한국에서만 가능한 무한리필 서비스, 마음에 듭니다.

 

 

 

 

 

 

밑반찬은 부추잡채, 도토리묵, 해초무침, 샐러드, 단무지무침으로 한 종류씩 담아 봤습니다. 반찬 모두 깔끔하고 양념이 강하지도 싱겁지도 않아 집밥 같은 느낌이었어요. 특히 잡채가 쫄깃하면서도 짜지도 않고 맛있어서 여러 번 갖다 먹었습니다.

 

 

 

 

 

 

떡갈비는 굽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국물요리부터 나왔네요. 고슬고슬한 밥과 시래기국입니다. 이 음식은 순남시래기의 대표 메뉴인 '3대 시래국'입니다. 전주에 살던 김순할머님이 끓이기 시작해서 3대에 이어온 맛이라던데, 향토음식경진대회에서 수상까지한 전씨네 비법이 담긴 시래기국이라고 하네요.

 

 

 

 

 

곱게 갈아 부드럽고 고소한 들깨가 듬뿍 들어간 들깨시래기국입니다. 시래기는 품질이 좋기로 유명한 양구시래기를 사용한다고 하시던데 시래기 특유 깊은 풀향기와 맛이 진합니다. 육수도 화학조미료가 아닌 천연재료를 사용했는지 뒷맛이 깔끔합니다. 깔끔하고 고소하면서 향긋한 맛이라 밥도 떡갈비도 마다하고 국만 계속 먹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인심좋게 리필이 되어 이 시래기국만 배불리 먹었습니다.

 

 

 

 

 

 

2인분 중 한 개는 천원을 추가해서 봄향쑥국으로 바꿔주문했는데, 된장을 풀어 시래기와 쑥을 넣고 끓인 쑥국입니다. 어린시절 봄날, 저도 소쿠리와 작은 칼을 들고 산으로 들로 쑥을 캐와서 쑥국을 끓여먹었던 기억이 많은데, 맛도 맛이지만 옛날 젊었던 우리 엄마 생각이 많이 나는 음식이네요.

 

 

 

 

 

 

봄향쑥국도 시래기국만큼 맛이 매우 좋았어요.  여기에도 시래기가 들어가서 구수한 맛이 나며 짜지 않은 된장맛이 좋습니다. 게다가 봄이 아닌 한 여름에 이렇게 향과 맛이 진한 쑥을 맛볼 수 있다는게 반갑기까지 하네요. 국물 맛도 3대 시래기국만큼 좋았어요. 건새우로 아주 감칠맛나고 깔끔했습니다.

 

 

 

 

 

 

국과 밥을 맛보고 있으니 메인요리인 '쑥떡 떡갈비'가 나왔습니다. 얇은 쑥떡에 떡갈비를 감싸서 구운 음식입니다.

 

 

 

 

 

 

떡으로 감싸서 겉은 쫄깃하고 속은 간장양념의 떡갈비였는데요. 이 음식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그냥 보통의 맛입니다. 일단 떡의 쫄깃한 식감과 다져서 부드러운 떡갈비의 식감이 입에서 따로 돌고요. 쑥과 갈비는 맛이 잘 안 어울렸어요. 제 입맛에만 안맞나 싶었더니 다른 테이블에서도 떡을 떼고 떡갈비만 드시네요. 게다가  시래기국과 봄향쑥국이 정성과 비법을 담아 자연의 맛이 느껴지는데 대조적으로 떡갈비는 냉동식품의 맛이 느껴져서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디저트로 달콤하고 바삭한 옛날 과자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식사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어요. 순님시래기국의 국물맛은 먹고 난 이후로 몇일 내내 계속 생각날 정도로 맛이 좋았어요. 떡갈비만 빼고요. 아무튼, 전체적으로 음식맛이 깔끔하고 자연의 맛이 느껴져서 맛있게 잘 먹고 왔습니다. 어릴 적 젊었던 엄마의 모습이 그립다면 이곳에서 시래기국 한 그릇 드셔보세요. 부모님이 살아 게신다면, 시래기 사들고 엄마에게 찾아가세요! 롸잇나우!

 

 

<찾아가는길>

 

 

이미지 맵

언젠간날고말거야

언젠간날고말거야™의 여행블로그. 국내여행기, 해외여행기, 영화리뷰 등을 다룹니다.

    ✔ '국내여행/수도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