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동해장' 유니짜장이 백종원의 3대천왕 맛집이라고요? 글쎄요...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요즘 인기있는 먹방인 '백종원의 3대천왕'이 있습니다. 얼마 전 짜장면 편이 방송되었는데, 평택에 있는 동해장이 소개되었었죠. 제가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않고, 환희에 찬 얼굴을 하며 맛있게 먹는 김준현씨가 떠올라서 찾아가 봤습니다. 저도 여행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 전국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은 정말 많이 다니는 사람 중의 하나에요. 그런데 평탱의 동해장은 글쎄요... 방송 나오기 전엔 다양한 메뉴로 맛집으로 소개해도 손색이 없었을진 모르겠지만, 방송 이후엔 메뉴가 유니짜장이랑 가지튀김, 딱 두 가지 밖에 없고 맛 또한 굉장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중국집이 2층에 있군요.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데, 어떤 연인이 투덜투덜 욕을 하면서 내려오고 있습니다. 밥 먹다가 둘이 싸웠나? 생각하며 가게로 들어갑니다.

 

 

 

 

 

 

들어가니 빈자리가 4인 테이블 두 개가 남아 있더군요. 아무 곳에나 앉으려니 저 쪽으로 앉으랍니다. 테이블 크기도 똑같은데 괜찮지 않냐고 하니, 한숨을 한 번 내쉬더니, 그냥 저쪽으로 앉으시라니까요. 그럽니다. 음... 보통 맛있는 식당은 주인이 불친절한 경우를 종종 보는데, 이곳도 그런 곳인가보다 생각하고 참습니다. 메뉴판을 찾으니 그런 건 이제 다 치워버리고 없더라고요. 벽에 붙여 놓은 걸 보고 2번을 주문하니, 1층 입구에 붙여 놓은 글도 안봤냐며 짜증을 불쑥 냅니다. 식당에 들어 올 땐, 벽을 잘 살펴보고 글들을 다 읽고 들어왔어야 하는 줄 몰랐어요. 어디 붙은 지도 모르는 글을 읽지 않고 들어와서 식당 주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 죄송하네요. 아무튼 못 봤으니 설명을 해달라고 하니 지금은 유니짜장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주문해 봅니다.

 

 

 

 

 

 

나오면서 봤더니만, 1층 건물 입구에 이렇게 긴 장문의 대자보를 붙여 놨습니다. 여러분들도 식당에 들어갈 때는 어디 대자보 붙은데 없나 잘 살펴보고 들어가세요. 혼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긴 동해장 전용입구가 아니고 여러 가게가 함께 쓰는 공용 입구인데...

 

 

 

 

 

 

어쨋든 맛만 있으면 그걸로 맘속으로 용서를 하고 가면 되겠죠? 색깔은 약간 빨간색을 띄는게 보통의 까만  짜장은 아닌가 봅니다.

 

 

 

 

 

 

소스를 자세히 보시면 고추씨가 엄청나게 많이 보입니다. 어마어마하게 매울 것 같은 느낌이 팍 오는데요? 한 젓가락을 떠 봤습니다.

 

 

 

 

 

 

제가 웬만하면 음식이 맛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사람인데요. 동해장의 유니짜장은 맛있다고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김준현씨는 방송에서 엄청나게 행복한 표정으로 먹던데... 맛을 조금 표현하자면 거북한 매운맛이 납니다. 아주아주 매운 불떡볶이 맛이 조금 나는데 입안에서 이물감이 느껴지는 딱딱한 고추씨만 계속 씹히는 식감이에요. 어떻게든 맛을 좋게 표현하려 해도 딱히 말이 안떠오르네요. 아까 내려오던 연인이 왜 욕을하며 내려오는지 순간 이해가 됩니다. 함께 들어갔던 다른 커플도 우리 반응을 힐끗 거리더니 같은 마음이란 눈빛을 보냅니다.

 

제가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지 못해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니에요. 일년에 100일 이상을 여행다니면서 좋다, 맛있다, 독특하다 하는 음식은 죄다 먹어보고 살고 있어요. 불친절하면 맛이라도 기막혔다면 십분 용서가 될텐데 말입니다. 가게를 나와 매운 입을 달래려고 담배를 한 대 물었는데, 식당 안에 같이 있었던 그 커플이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김준현, 좌시하지 않겠어!".

 

물론 이곳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죠.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유니짜장은 맛있다는 말을 하기 힘든 그런 음식이었어요. 엽기음식 좋아하시면 한번 드셔보세요. 방송 나오기 이전에 여러가지 메뉴를 팔 때는 맛있는 음식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다시 메뉴판을 그때로 되돌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당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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