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댓잎의 노래, 담양 '죽녹원' | 담양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담양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는 바로 죽녹원일 겁니다. 죽녹원은 2003년에 조성되어 현재 약 18만 그루 이상의 대나무가 심어져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대숲인데요. 여덟 갈래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사각사각 댓잎의 소리도 상쾌하고 은은한 대나무 향기로 마음까지 청량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산림욕이 우리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대나무는 보통의 나무들 보다 음이온을 더 많이 방출하고 산소도 더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죽림욕이 효과가 더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말이 필요 없는 곳. 한번 살살 걸어가 볼까요?

 

 

담양은 동네 뒷산에도 대나무가 많을 정도로 대숲이 우거진 곳이 참 많습니다. 죽녹원은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산책로를 만들고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만든 곳이에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는 길부터 저 속에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궁금해지네요. 평일에 찾았더니 사람도 붐비지 않고 참 좋습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들어서는 입구부터 묘한 매력이 넘칩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나부대는 대나무 소리가 참 듣기 좋습니다.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오니 한옥 건물이 하나 보이네요. 저긴 봉황루라 불리는 전망대에요. 올라서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요?

 

 

 

 

 

 

전망대에 올라서니 영산강을 따라 난 뚝방길인 관방제림이 한눈에 다 보이네요. 멀리 보이는 산 아래로는 그 유명한 메타세콰이어 길이 있습니다. 그런데 걸어 보실 요량이 아니시라면 메타세콰이어 길은 담양 가로수로 널려 있기 때문에 차로 도로만 달려도 즐길 수는 있습니다.

 

 

 

 

 

 

전망대 내부에는 사진 전시실이 있네요. 담양과 대나무를 주제로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흥미롭고 재미난 사진들이 조금 있어요. 다른 사람의 사진은 저작권이 있어 멀리서만 보여드릴 수 밖에 없군요.

 

 

 

 

 

 

대숲의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 볼까요~ ^^*

 

 

 

 

 

 

그런데 사람의 손이 닿는 곳엔 온통 낙서를 해놨네요. 아이들이 그러는 모양인데, 얘들아 제발 이런 곳에선 구경만 하고 가자. 여기에 늬들 이름 남기는 건 네 이름을 욕되게 하는 거란다. 이 글 보시는 모든 분들은 한국이든 외국이든 어디서도 낙서는 그만 합시다. 낮은 시민의식이 가끔 부끄럽습니다. 제가 더 잘 할게요.

 

 

 

 

 

 

 

대나무 숲 사이로 작은 오솔길이 있길래 들어갔더니만 멋진 쉼터가 하나 있네요. 사방이 대나무로 둘러 쌓여 있어 아늑한 느낌마저 듭니다. 여기 잠시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머릿속의 나쁜 생각들이 모두 달아나는 느낌입니다. 대나무는 일반 나무보다 음이온을 10배 더 많이 배출한다는데, 내 몸과 마을을 빠르게 정화해주렴~

 

 

 

 

 

 

길에서 만난 고양이. 혹시나 해서 앉아서 부르니 강아지마냥 쪼르르 달려와서 제 손에 몸을 부비적 거리네요. 사람 손에 자란 고양인가 봐요.

 

 

 

 

 

 

내 뱃살은 표준일까요? 나이가 들수록 틈이 넓군요. 제가 들어가 보니 50대로 들어가 집니다. 전 뚱뚱한 몸매도 아닌데요!!!!!!!

 

 

 

 

 

산책코스가 총 8개가 있는데 코스 중간중간에는 쉼터가 이렇게 많이 만들어져 있어요. 대밭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예쁜 의자들로 꾸며 놨네요. 동그란 달걀 모양 의자 저거 편안하더라고요. 흔들거리니 잠이 솔솔 옵니다. ^^*

 

 

 

 

 

 

이건 여덟 개의 코스 중 ‘사랑이 변치 않는 길’에 있던 죽림폭포와 팬더곰 조형물들입니다. 팬더가 우리나라엔 없지만 대나무 밭에 폭포와 함께 설치해 놓으니 꽤 예뻐요. 아이들 사진 찍어주기 참 좋을 것 같네요.

 

 

 

 

 

 

 

대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따라 조금 더 걸어 내려가니 ‘시가문화촌’이 나옵니다. 이곳은 가사문학의 산실이자 담양의 정자문화를 대표하는 6개의 정자를 재현해 놓고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전통차체험, 한옥체험(숙박), 소리전수관 등 체험할 거리가 조금 있습니다. 제가 이전 글에서 보여드렸던 명옥헌과 소쇄원 광풍각 등의 정자도 정원과 함께 비슷하게 재현해 놓았네요.

 

 

 

 

 

 

연못 건너편에 있는 저기는 우송당 소리전수관입니다. 예전에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묵었던 곳이기도 한데요. 남도민요, 판소리, 풍물 등 국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국악에 관심이 많아 한번 참여해보고 싶은데, 특히 심금을 울리는 피리! 이건 언젠간 꼭 배워보고 싶어요.

 

 

 

 

 

 

이전 글에서 혹시 이런 풍경 보신 것 기억하시나요? 여긴 명옥헌원림을 그대로 재현해 놨습니다. 물론 연못 주변으론 돌을 쌓아 원래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비슷하게 해놨네요.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빠졌던 연못이라 세간에는 ‘이승기 연못’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쉼터에 있는 의자들이 너무 예뻐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계속 앉아보고 만져보고 그래서 한바퀴 도는데 시간이 계속 늘어납니다. 아마 여기 가시는 분들 다들 공감하실 거에요. 몇 년 전 여름에 여길 왔을 때는 저 의자에 앉아 있으니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하더라고요. 대나무가 바람을 몰로 오나 봐요.

 

 

 

 

 

 

족녹원 안에는 한겨울인데도 파릇하게 자라는 식물이 참 많이 보입니다. 대나무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가 대나무 사이사이에 올라오고 있네요. 이 차가 굉장히 귀한 우리 전통 차인데요. 조선시대에는 임금에게 진상품으로 바칠 정도로 최고급차에 속합니다. 그리고 오로지 대나무숲 사이에서만 자라고 재배 지역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굉장히 비싸고 맛도 좋습니다.

 

 

 

 

 

 

이제 거의 한바퀴 돌아 나오니 다리가 조금 아프네요. 걱정 마세요. 우리에겐 한옥쉼터가 있으니까요. 그냥 앉아서 쉬는 곳이 아니라 방이 준비되어 있으니 잠시 눈을 붙였다 가도 된답니다. 남향으로 따뜻하게 해를 받고 있으니 많이 춥진 않네요.

 

 

 

 

 

 

죽녹원, 다른 도시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대숲이 있어 언제 찾아도 참 신선한 느낌입니다. 보통 한 곳을 몇 번 가보면 그 감동이 시큰둥할 때도 있습니다만, 이곳은 세번 째 방문인데도 여전히 감동적이네요. 담양여행에서는 꼭 빼먹지 말고 음이온 듬뿍 받으시고, 대나무가 내뿜는 산소 듬뿍 들이 마시고, 우리 뇌를 알파상태로 편안~하게 만들어 보시길 바랄게요.

 

+ 입장료 : 어른 3,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 입장시간 : 오전 9시 ~ 오후 7시까지 (11월~2월은 16시까지, 연중무휴)

 

 

 

11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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