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탁 치는 소, 우(牛)보살이 있는 독특한 사찰 '백천사' | 사천여행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경상남도 사천에는 백천사라고 입으로 목탁치는 우(牛) 보살이 있는 독특한 사찰이 있습니다. 한때 팔만구암자가 있었다던 와룡산 기슭에 있습니다. 이 사찰의 태생은 신라 문무왕(663년) 때 의선대사가 창건했다고는 하지만, 옛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 전쟁이 수도 없이 많이 일어나는 바람에, 사실 한국에는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사찰이 거의 없긴 하죠. 사찰 올라가는 길엔 넓은 저수지도 두 곳이 있고, 옆으로는 깨끗한 시냇물도 흐르고 있어 하루 돌아보기엔 참 좋네요. 입장료도 없고요!

 

와룡산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시냇물 정말 맑네요. 경내로 들어서니 어느 계곡에 놀러 온 것 같은 시원한 물소리가 듣기 참 좋습니다.

 

 

 

 

 

 

길 가엔 동백꽃도 이제 피어나기 시작하고, 봄이 오긴 왔나봐요. 제가 지난 주 월요일에 다녀왔으니 열흘 정도 지난 지금 쯤 훨씬 더 많이 피어 있겟네요.

 

 

 

 

 

 

절간 풍경이 조금 이색적이군요. 대웅전 뒤로3~4층 정도로 보이는 큼직한 건물도 보이고 색다르네요. 이 사찰은 현대에 들어서 모두 새단장을 한 곳이라 국보급이나 보물급 유물은 현재 없어요. 그래도 다른 볼거리가 많이 있으니 살살 걸어가 볼게요.

 

 

 

 

 

 

이곳에서 간절히 기도하시는 분들, 모두 소원을 이루시길 바랄께요~

 

 

 

 

 

 

사찰 대부분 큰 기원을 목표로 세워지는 경우가 많죠.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평화통일을 바라고 세워진 사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백천사도 대웅전 앞마당엔 "대방광불화엄경, 평화통일기원대비"라고 쓰여인 석비가 하나 서 있군요. 그 옆엔 소원탑을 닮은 탑 두 기와 불상도 보입니다.

 

 

 

 

 

 

낯이 익은 미륵불도 하나 있네요. 저 불룩한 배를 세 번 문지르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하니 한번 만져나 보고 가세요. ^^*

 

 

 

 

 

 

근데 미륵불 앞엔 큰 대야에 물이 가득 담겨 있어요. 이건 TV VJ특공대에서 백천사 취재를 나왔을 때 한 번 본 것 같은데, 여기에 든 물을 용정수(龍精水)라고 하죠. 양쪽에 달린 손잡이에 손을 올리고 동시에 문지르면 물결이 일어 수화(水花)가 핀다고 합니다. 소원을 가슴에 담고 손잡이를 열심히 문질러 보세요. 꽃이 활짝 피면 소원이 이루어 질거에요~ ^^*

 

 

 

 

 

 

저도 쓱쓱 문질러 보니 물이 공명하는 듯 일렁거리더니만, 위로 탁탁 튀어 오르네요. 어떤 이는 이게 영험한 뭔가가 있다고들 하시던데, 사실 이건 그냥 진동에 의해 물이 튀어오르는 거죠. 스피커 앞에 둔 물컵이 일렁 거리듯이 ^^*

 

 

 

 

 

 

대웅전 뒤편의 오방불 무량수 공덕전은 계단을 오르면서 길 옆으로 빼곡히 작은 불상들이 채워져 있어요. 모든 불상은 이름이 적혀 있던데, 살아 있는 자들의 소원을 담아놓고 있네요.

 

 

 

 

 

 

와우, 큼직한 황금종도 건물을 빙 둘러 서 있네요. 이건 돈을 좀 더 많이 내면 이렇게 이름과 소원을 매달아 주시나 봅니다. 뭐 종교라는게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했다고 볼 수 있죠.

 

 

 

 

 

건물 안에도 가족들의 건강과 안녕을 비는 소원들이 빈틈없이 매달려 있네요.

 

 

 

 

 

 

와~ 이곳은 법당 가운데 다섯 부처가 빙 둘러 좌정하고 있고, 주변에 소원을 담은 많은 이들의 이름을 향해 축원을 내려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이네요. 뜬금없어 보이는 저 사다리는, 높은 곳의 자기 이름을 확인하기 위해 가져다 놓은 거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특별한 종교는 없지만 부모님과 가족들의 이름을 담아 이곳에 모셔두었습니다. 연세가 드시고 세월이 자꾸 흐르니 이런 저런 문제들이 생겨 이렇게라도 무탈을 빌어보고 싶네요.

 

 

 

 

 

 

오방불 무량수 공덕전 뒤로는 약사와불전이 있어요. 안에는 엄청나게 큰 와불이 누워 계십니다. 사진촬영 금지라 밖에서만 한 컷 찍고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 저 와불 안으로 통로가 나 있고 1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법당이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길이 13m에 높이4m 정도인데, 2,300년 된 하나의 나무를 깎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동양에선 최대규모라고 하던데, 다른 나라에서 더 큰 와불을 봤기 때문에 이 말은 목조와불 중에선 그렇다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천 백천사의 또하나의 명물. 우(牛)보살입니다. 소가 3~4마리가 있던데 모두 입으로 혀를 차며 목탁소리를 탁.탁.탁 내더라고요. 어릴 적 소를 많이 보고 자랐는데도 이런 소리를 내는 놈들은 본 적이 없어 조금 신기하긴 하네요. 우리가 입으로 시계소리 똑딱똑딱 내는 것과 비슷한 소리를 냅니다. 근데 소 전문가님 말씀으로는 소가 불안하면 이런 소리를 낸다고 하시던데, 그런데 사람을 보면 머리를 들이대고 호기심을 보이며 다가오던데 그건 또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소리를 내면 먹이를 준다는 학습이 된 것 같네요. 아무튼 여러마기라 탁탁탁 소리를 내면 꼭 공연보는 느낌이 납니다. 신기해요!

 

 

 

 

 

 

이건 어느나라 불상일까요? 사찰들이 보면 외국의 절과 자매결연 등을 맺고 교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도 그런가 봅니다. 용인에 있는 와우정사란 곳은 태국과 결연을 맺고 독특한 미륵불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죠.

 

 

 

 

 

 

최근에 지은 것 같은 만덕전 무량수불. 이곳은 뭘 모시고 있을까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에 들어오니 화려함에 끝을 보여주네요. 건물 내부 단청까지 모두 칠을 해서 꾸며놓고, 좌우로는 복도식으로 수많은 불상과 이름들을 걸어놓고 있습니다. 이곳은 어떤 연유에서든 제사를 못 지내는 분들을 위해 대신 제사를 지내주기도 하고, 산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곳이에요. 사실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이곳에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우리 가족까지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어요. 혹여 (제가 그러진 않겠지만) 훗날 어떤 이유에서든지 제사를 못 지내 자식들이 화를 입을까 노심초사하시는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그렇게 했습니다. 뭐가 어찌 되었든 이제 마음이 편안하시다니 전 그걸로 만족합니다.

 

경남 사천이나 진주, 삼천포 등으로 놀라가신다면 이곳도 한번 들러보세요. 소가 입으로 목탁치는 소리도 들어보고 대야에서 물이 얼마나 튀어 오르는지 그것도 확인해보시고요~ ^^*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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