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많은 곳은 밥맛도 역시 좋네요. '돌솥밥 수' | 창원맛집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이번 진해(창원)여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군항제 축제기간이라 그런지 KTX열차는 예매가 오래전부터 꽉 차서, 어쩔 수 없이 무궁화호를 타고 삼랑진역으로 가서 다시 창원중앙역으로 가는 기차를 갈아 타고 갔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빨리 가는 기차보다 무궁화호를 타고 환승해가는 여행이 참 즐거웠어요. 새벽 5시에 집에서 나와 창원중앙역에 도착하니 오전 11시가 되더군요. 내리자마자 이번 여행의 첫 일정은 밥부터 먹어야겠어요!

 

새벽 떠나는 기차여행의 묘미가 이런 걸까요? 기차역에 사람이 없어요! 한낮은 따뜻한 봄날이지만 새벽은 아직 코가 시큰한 한기가 느껴지네요. 그래도 여행 떠나는 아침의 피곤함은 언제나 기분 좋은 경험입니다.

 

 

 

 

 

 

 

 

 

 

 

차를 운전할 때는 창 밖 풍경을 감상할 수 없었지만, 기차 타고 여유 있게 떠나는 여행은 오롯이 즐기기만 하면 되니 참 좋군요. 여태껏 빨리 갔다 빨리 돌아오는 승용차 여행을 했었는데, 가끔은 기차여행도 해야겠어요. 많은 곳을 갈 수 없는 단점은 있지만, 또 그 나름대로의 맛도 있네요.

 

 

 

 

 

 

 

 

 

 

 

삼랑진역에서 환승을 위해 20분간 기다리는 시간. 오래된 기차역 구경도 하고 좋~습니다. 경기도에서 진해중앙역으로 바로 가는 무궁화호도 있었는데, 2시간 가량 늦게 출발하는 거라 어쩔 수 없이 일찍 가기 위해 이걸 선택했습니다. 일찍 가야 더 많은 곳을 볼 수 있으니까요!

 

 

 

 

 

 

이곳은 창원중앙역 바로 아래에 있는 경남도청 근처 식당입니다. 여행을 하면서 맛집을 찾는 노하우가 하나 있어요. 전국 이곳 저곳을 맛집을 다녀 보니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보통 관공서 근처에 맛있는 식당이 많이 몰려 있습니다. 경남도청 앞에는 많은 식당이 있는데, 그 중에 차가 많이 주차되어 있고 손님이 많은 곳을 찾으면 십중팔구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지요. 제 조건에 딱 맞는 집이 금방 눈에 들어왔는데요. ‘돌솥밥 수’ 앞에 서니 웅성웅성 손님들의 말소리와 달그락 젓가락 움직이는 소리가 가게 밖까지 들려 주저없이 들어갔습니다.

 

 

 

 

 

 

이곳의 메뉴는 흔한 집밥 메뉴를 제공하는 평범한 한식집인데요. 대부분의 모든 손님들이 돌솥밥을 먹고 있길래 저도 같이 돌솥밥을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1인분 8천원이네요. 2인 이상 주문할 수 있습니다.

 

 

 

 

 

돌솥밥 한상이 차려지기 전에 우선 입맛을 다시라고 부추전이 나왔는데요. 미리 부쳐놓지 않고 방금 만들어서 따뜻하고 바삭한 식감이 좋네요. 서로 먹으려고 젓가락질이 바쁩니다.

 

 

 

 

 

 

부추전을 한 장 먹고 잠시 쉬고 있으니 돌솥밥 한상이 차려졌어요. 1인분씩 돌솥에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과 찌개, 생선, 고기, 채소 등 다양한 반찬이 총 14가지가 나왔네요. 우선 눈으로 살펴보니 방금 만든 듯 신선하고 각자의 향이 입맛을 돋구며 정갈해 보입니다.

 

 

 

 

 

 

음식 하나하나 맛을 보니 일단 미리 만들어 말라비틀어진 것이 아니라 따뜻하고 촉촉해서 좋아요. 그리고 어느 하나 자극적이지 않고 양념이 적당하며 뒷맛이 아주 깔끔합니다. 재료 하나하나 식감이 좋은 것을 보니 신선한 재료로 요리한 티가 납니다. 모든 반찬이 집에서 먹는 평범한 것들이지만 엄마가 해주신 정성스런 집밥을 먹는 듯 편안하고 맛이 좋아요.

 

 

 

 

 

 

밥도 미리 하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1인분씨 돌솥에 여러가지 잡곡을 넣고 지어 나오는데요. 그래서 주문하고 나면 한 15분 정도는 기다려야 밥이 나옵니다.

 

 

 

 

 

 

어릴 적 어머니가 연탄 아궁이에 솥 밥을 해주신것처럼 고슬고슬하고 윤기가 좌르르 흘러 밥맛이 꿀맛이더군요.

 

 

 

 

 

 

솥 밥의 마무리는 누룽지 아니겠습니까? 요즘 전기밥솥에서 맛볼 수 없으니 것이니 밥을 퍼내고 남은 솥에 물을 부어 정성스럽게 누룽지를 만듭니다. 구수한 누룽지 밥에 김치만 올려 먹어도 맛있는 한끼 식사입니다.

 

‘돌솥밥 수’는 자극적이거나 화려한 메뉴는 없습니다. 그냥 우리가 집에서 먹는 일상적인 밥상입니다. 그러나 재료가 신선한 재료로 방금 만들어 식감이 좋고 양념이 딱 알맞게 되어 맛있었습니다. 음식들이 정갈하고 푸짐해서 만족스럽네요. 이곳은 식당이라기 보다는 시골에 계신 할머님이 또는 어머님이 정성스럽게 차려준 소박한 집밥을 맛볼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진해여행기 5편 계속...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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