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건물에 들어선 이국적인 카페 '브라운핸즈' | 부산여행

부산역 앞 초량 이바구길 초입에는 굉장히 독특한 건물이 하나 서 있습니다. 이 건물은 1922년에 지어진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종합병원인 ‘백제병원’ 건물입니다. 이후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이용되다, 2차대전 때에는 일본인 장교 숙소, 한국전쟁 이후에는 예식장 등으로 사용되다 지금은 1층에 굉장히 독특한 커피전문점 ‘브라운핸즈 디자인카페’가 들어서 있습니다. 제 여행기 중에서 카페에 대한 글은 처음인데 그만큼 인상깊은 곳입니다.


길을 지나가다 보면 여기가 카페인지 뭔지는 도무지 알 수 없어요. 아주 작은 글씨로 ‘Brown Hands Design Cafe’라고 유리창에 적혀있는데, 전 처음 디자인 전문 회사인 줄 알았어요. 디자인 회사라도 내부가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한번 보려고 들어갔는데 카페더라고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뭔가 남다른 느낌이 물씬 납니다. 마치 1920년대 허름한 사무실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지금까지도 전 카페인 줄 몰랐습니다. 안에 들어가 염치 불구하고 건물 내부가 보고싶어 들어왔다며 인사하고 구경 하려고 그랬었죠.








그런데 이런 건물에 카페가 들어 있더라고요. 그것도 인테리어는 최소화 하고 옛 느낌 그대로 벽돌도 그대로 살려두고 기둥, 지붕, 바닥, 문짝까지 그대로 보존하면서 테이블만 두고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카페를 다녀봤습니다만 이렇게 고풍스럽고 허름하지만 그래서 더 고급스러운 카페는 처음 만났습니다.









브라운핸즈 디자인카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오래된 창문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거에요. 처음 병원 용도로 지어진 건물이라 작은 공간으로 구획이 많이 되어 있는데, 길고 찢어진 창문, 작고 아담한 창문, 또는 바깥을 바라보는 큰 창문이 있어, 바깥에서 보면 커피 마시는 손님이 1920년대 속으로 들어간 인테리어가 되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자, 어떤 커피를 마셔 볼까요~ 메뉴판을 보니 커피 가격은 그다지 저렴한 편은 아니에요. 아메리카노가 4,800원인데, 시원한 것은 5,300원입니다. 가격이 5백원 차이가 나는 걸 보니 따뜻한 건 에스프레소 1샷이 들어가고, 시원한 건 2샷이 들어가나 보네요. 그런데 원두를 두 가지 중에 하나를 고를 수가 있어요. 하나는 묵직한 바디감이 강한 다크 리브레(Dark Libre), 다른 하나는 신맛이 강한 배드 블러드(Bad Blood)입니다. 전 바디감이 강한 쌉싸름하고 묵직한 커피를 좋아하니 다크 리브레를 주문해 봅니다.







카운터에 어린시절 장난하던 도장 같은 것들이 10개가 보이길래 뭐냐고 물어보니 모두 다른 위치의 그림이 있는데, 모두 찍으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고 하네요. 마일리지 제도도 참 아이디어 넘칩니다.







커피 맛도 생각보다 좋습니다. 제법 진한 커피인데 쌉싸름하고 묵직한 느낌이 노곤한 점심시간의 피로를 확 풀어주는 것 같네요. 그런데 가게가 너무 아름다워 한자리에서만 커피를 마시기 싫어졌어요.








혼자서 여기서도 한 모금, 저기서도 한 모금, 조금씩 자리를 옮겨가며 분위기를 느껴봅니다. 손님이 거의 없는 평일 낮 시간이라 이런 건 참 좋네요. 아마 주말이나 저녁 시간에는 사람들로 조금 붐비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렇게 분위기가 촉촉하고 시간여행하는 것 같은 멋진 감성이 돋보이는데, 여길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면, 아마도…. 간판이 없어 그런 걸 수도 있겠네요.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어 아마도 바깥에 큰 간판은 달 수가 없을 겁니다.







혹시 이런 카페 한국 다른 곳에서 보셨어요? 아마도 6.25 한국전쟁 때에도 부산은 폭격 당하지 않아서 근대문화유산이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이 비교적 많이 남아 있는데, 그래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처음에 이곳을 초량 이바구길 돌아다니며 잠시 들렀다가, 너무나도 예뻐서 다시 가던 길 되돌아와서 차를 마셨습니다. 홀딱 반했어요.








건물이 오래되어 구석구석 낡은 느낌은 나지만 그 나름의 매력은 정말 만점입니다. 근대문화유산을 직원 고용해서 관리하는 방법도 참 좋습니다만, 이렇게 훼손을 최소화하고 다른 용도로 관광객을 받는다면 그 효과는 훨씬 크다고 봅니다. 경기도 양평에 근대문화유산인 구둔역(폐역) 또한 현재 여러 드라마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하고, 관광객들을 위한 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여러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통해 활용방안이 다각도로 나오면 좋겠군요.








모든 걸 그대로 둔 채, 테이블과 조명 하나만 딱 내려 놓아도 1920년대 감성이 그대로 묻어 나고 있습니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카페도 물론 참 좋습니다만, 부산여행 오셨다면 부산역 앞에 있는 초량 이바구길도 살살 걸어 보고, 차이나타운에서 맛있는 만두도 드시고, 브라운핸드 디자인카페에서 묵직한 커피한잔 하시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커피 드시지 않아도 구경은 얼마든지 하고 가라고 사장님이 그러셨으니 부산여행에서 꼭 들러보세요.


1박2일 부산여행코스 10편 계속...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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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0

      • 다좋은데.. 미안하지만 일제시대라고 하지 마시고일제강정기라고 표현 부탁드립니다.

      • 제가 의도적으로 일제강점기란 말을 쓰려고 노력합니다만 실수했네요.
        학력고사 출신이라 입에 붙었나 봅니다.
        조금있다 집에 가면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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