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서 당당하게 밥 먹었던 '멍텅구리' | 부산영도맛집

부산 영선동에는 굉장히 푸짐한 식당이 한 곳 있어요. 제가 오래전 이 동네에서 중학교 시절을 보냈었는데, 대학교 시절에 와서 자주 찾았던 곳입니다. 예전에는 다른 곳에 있었는데 20년만에 물어물어 다시 위치를 찾아 반가운 마음에 찾아갔습니다. 사실 이곳은 술을 파는 곳인데 아주머니에게 당당하게 술집에서 밥을 먹겠다고 떼써서 결국 먹고 왔습니다. 유쾌한 아주머니도 그대로고 재미있게 말씀하시는 것도 그대로더라고요. 부산여행에서 기분 좋게 밥도 먹고 술도 한잔 하고, 맛있는 안주도 푸짐하게 드시려면 조금 후미진 골목에 있지만 ‘멍텅구리’ 한번 찾아가 보세요.


네비게이션에 나오질 않아 잠시 헤맸는데, 포털사이트에는 위치가 정확히 나오네요. 부산 영도구 영선동에 골목에 있습니다.







‘단디무라’ 메뉴판 제목이 재밌네요. 뭘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 전 장어구이 2만원짜리를 하나 먹기로 결정! 이 집은 모든 안주는 2만원으로 통일되어 있는데 나오는 걸 보면 이렇게 팔아서 남긴 하는지 오히려 걱정이 되실 겁니다. 아주머니가 술을 안마시면 밑지는 장사라며 진짜 술 안 마실 거냐고 물으시길래, 오랜만에 아주머니 좀 골려 먹게 막무가내로 공기밥만 주문해봅니다. ㅎㅎㅎ







밑반찬이 참 정답죠. 시골 스럽습니다. 사실 여기 주인장 아주머니는 부산 사람이 아니고, 전라도 여수 분이세요.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시는데, 수십년 동안 영도에서 장사하셨으면서 여태 말투를 못 고치고 계시네요.







밑반찬, 아니 원래는 안주죠. 밑안주라고 해야하나요? 아무튼 기본 안주로 나오는 홍합탕. 이거 예술입니다. 20년 전에 먹던 그 맛 그대로에요. 짭쪼롬하면서 구수한 바다향이 서울에서 먹는 그것과는 완전히 맛이 다릅니다. 부산만의 특유한 홍합탕 맛이 있어요.







막장이라 그러죠. 된장에 고추장, 그리고 마늘, 고추, 깨 등을 섞어 참 구수한 장입니다. 이걸 쓱쓱 섞어 배추만 찍어 먹어도 밥 한 공기는 다 먹을 수 있을 거에요. 물론 소주 일병 막장으로만 가능할 겁니다. 맛나요.







무심한 듯 아무렇게 내어 놓으신 총각김치. 적당히 잘 익고 양념도 참 맛있네요. 아주머니 솜씨가 여전합니다. 김치를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참 기분 좋네요.







그리고 제가 주문한 장어구이가 나옵니다. 굉장히 큰 접시에 큼직하게 썰어 넣은 장어가 한 마리가 다 들어 있어요. 아주머니가 “오늘 잡은 큰 장어야. 근데 너 진짜 술 안 먹을 거야?” 그러십니다. 안주로 나온 재료비 값만 2만원이 넘는 것 같은데, 밥 한 공기만 먹고 가면 아무래도 아주머니 손해 보실 것 같아서 소주도 두 병 주문합니다. 사실, 장어를 보는 순간 한잔 생각이 간절해지네요.







일단 배가 고프니 밥부터 먹고요. 장어가 어찌나 통실통실한지 밥 한 그릇 다 먹을 동안 1/3도 다 못 먹었어요. 멍텅구리에선 메뉴를 하나 주문하면 이것만 나오는게 아니거든요.







잡고기와 장어 뼈를 넣고 매운탕도 두부 송송 썰어 넣고 푸짐하게 한 냄비를 가져다 주십니다. 매운탕은 뭘 주문하든 잡고기 넣고 맛있게 보글보글 끓여 주십니다. 매운탕도 별도로 팔아도 될 정도로 맛나게 끓여 주시네요. 진짜 술 안 먹으면 안 남을 것 같죠?







그렇게 밥을 다 먹고 소주를 한잔 하려는 순간, 옆 자리 테이블 형님들이 아주머니와 티격태격 하는 게 재밌는지 저더러 문어도 먹어 보라며 조금 주시네요. 북적거리는 도심 식당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동네 골목에 있는 곳이다 보니 이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전 그렇게 20년 전과 똑같이 아주머니의 꼬임에 넘어가 소주를 혼자 두 병이나 마시고, 와이프의 잔말씀을 집으로 돌아오는 길 400km 동안 들으며 올라왔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의 부산여행에서 그리웠던 사람들 만나고 옛추억도 곱씹어 참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혹시 부산여행에서 인심 좋은 동네식당 찾아가실 분은 멍텅구리 한번 가보세요. 반달모양 눈에 웃음 띈 아주머니의 환대를 받으실 거에요. 그리고 술은 안 드시고 밥 만 드신다면 혼날 수도 있어요. ^^*


1박2일 부산여행코스 완료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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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6

      • 큰접시도 아닌것같고 뭔가 푸짐한것도 아닌것같은데 오버해서 글쓰신거 같은데요?아님 홍보가 목적인건지...가격에맞는 양이 나온거같은데 밥공기크기에 비해 안주접시크기가 별 차이없어보이네요
        본인의 추억이 담긴장소를 예쁘게 과대포장한것같은 글이네요

      • 오버가 아니고요 렌즈가 광각이라 뒤에가 작게 보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곳은 부산 영도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다들 잘 아는 곳입니다. 여길 알지도 못하는 분이 홍보, 추억, 과대포장 드립치며 괜한 트집잡지 마시고, 싫으면 다른 곳 가세요. 내 돈 내고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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