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여행 필수코스! 순천 가볼만한곳, '순천 드라마세트장'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순천은 정말 감동적인 도시입니다. 나에게 한국에서 가장 멋진 여행지를 몇 군데 소개해 달라고하면 꼭 빼먹지 않고 넣는 곳이 바로 순천입니다. 순천 중에서도 오늘 가 볼 곳은 순천드라마세트장 (순천 오픈세트장) 입니다. 이 곳은 오래 전 다녀온 곳입니다만, 다시 소개해드리고 싶어 티스토리 블로그에도 소개해 봅니다.

오늘 사진들은 70-80년대 어린시절을 보내신 분들은 다들 완전히 공감할 사진들일 것 같습니다. 저는 부산의 '영도'라는 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1970년대~80년대 당시 제가 살던 동네는 딱 아래의 사진과 닮았습니다. 또랑에는 조그만 다리가 있고 여름이면 또랑에서 놀곤 했었죠. 집들은 판자집 또는 시멘트 블록으로 대충 지어올린 집들이 많았고 간혹 콘크리트 양옥이 있긴 있었는데 거긴 부자들만 살았었지요.

 

 

순천 드라마세트장 상당히 큰 부지에 실제 옛날의 건물들과 골목을 사실감 있게 잘 구현해 놓았습니다. 위 사진은 1950~60년대 순천읍내를 가로질러 흐르던 '옥천냇가'를 재현한 모습입니다.

 

 

 

 

 

 

기억나시나요? 동네에 있던 대부분의 가게는 지금처럼 셔터나 열쇠가 달린 문이 있던 시절이 아니라서, 저렇게 번호가 적힌 양철문으로 유리문을 막아뒀었죠.

 

 

 

 

 

세트장의 구조는 아래의 사진처럼 순천읍 세트장, 서울 변두리 세트장, 서울 달동네 세트장으로 크게 세 곳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각각 특색이 있습니다. 이 곳에서 촬영된 드라마와 영화는 상당히 많은데 아마 옛날 배경의 영화/드라마는 순천 드라마세트장을 안거친 작품이 거의 없을 정도죠. 몇 개만 예를 들면 <에덴의 동쪽>, <사랑과 야망>, <자이언트>, <제빵왕 김탁구>, <빛과 그림자>, <사랑비>, <늑대소년> 등 이 있습니다. 너무 많아 나열하기도 힘듭니다.

 

 

 

 

 

찬찬히 걸어 볼까요?

 

목련꽃을 안고 있는 이 곳은 '영춘옥'. 외상사절이랩니다.

1980년대 제가 고등학교 2학년까지 살던 집의 앞 마당에는 큰 목련나무가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이 영춘옥은 어디의 영춘옥인지 잘 모르겠군요. 종로에도 오래된 곰탕집 <영춘옥>이 있지요.

 

 

 

 

 

 

여기 순천 드라마세트장의 모든 건물은 겉만 옛날 모습으로 만들어 놓은게 아니라, 완벽하진 않지만 실제 안에도 어느정도 소품들이 들어 있습니다. 드라마 촬영시기가 되면 좀 더 세밀한 세팅으로 바뀌고 길거리에도 소품들이 군데군데 나옵니다. 가끔 여기 오면 드라마 촬영하는 날이 있는데 그런 날에는 구경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 아쉬울 때가 있으니 촬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가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그 옛날에는 TV에서 쉬지않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가족 계획 홍보영상을 TV에서 떠들어 댔었고, 다방에는 동네 아저씨들 할아버지들이 바글바글 했었습니다. 엄마는 쌀 살 돈이 없어 전당포에 그나마 하나 있던 낡은 금반지도 맡겨버렸던 기억이 있네요. 엄마에겐 그 시절이 참 징그러운 세월이었을 겁니다.

 

 

 

 

 

 

지나가다 보니 떡방아간도 있고, 석유파는 집도 있군요. 지금도 궁금한게 왜 그 시절에는 꼭 석유집에서 얼음을 팔았을까요?

 

 

 

 

 

이곳은 부산의 어느 골목인가 봅니다. 금방이라도 오랜 친구들이 저기 골목에서 딱지가 잔뜩 들어있는 봉지를 들고 뛰어올 것 같군요.

 

 

 

 

 

 

순천 드라마세트장에서 이 곳은 서울 달동네를 재현한 지역입니다. 저기 어디즘에 우리 집이였을 텐데...

제가 어린시절 살던 이런 동네는 비밀이 없습니다. 옆집에서 아침밥 먹으면서 하는 말소리, 윗집수네 아부지가 술드시고 들어왔는지, 아랫집 명수네 누가 찾아왔는지 모조리 알고 지냈었죠. 마을 입구에서 친구를 부르면 저~기 위에 살던 상민도 콧물을 한덩어리 달고 한달음에 달려오곤 했었지.

 

 

 

 

 

 

자~ 친구네 집으로 한번 찾아가 볼까요?

대문 만들 나무도, 돈도 없어 저 얇은 싸구려 철판하나로 문을 만들었었죠. 술먹고 아부지가 맨날 발로 때려 뿌셨지만...

 

 

 

 

 

 

여기는 내 친구 민수네 집입니다. ^^

어쩜 이렇게 실제로 그 시절 동네와 똑같이, 그리고 사람이 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만들어 놨을까요?

참 실제처럼 잘 만들었네요.

 

 

 

 

 

 

집 앞 길거리에는 저렇게 생긴 쓰레기통도 있었고, 블럭으로 만든 집도 있고, 판자로 엮은 집도 있었지요.

그리고 꼭 지붕에는 태풍불때 날아가지 말라고 타이어 하나씩 올려 놓았었죠. ^^

 

 

 

 

 

친구네 집 같은 이런 가정집의 마당에는 저런 밥상도 표현이 되어있고, 살림살이들도 안에 어느 정도 구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가정집에는 실제 들어가서 볼 수도 있게 문이 다 열려있더군요.

 

 

 

 

 

 

옛날에는 전구의 와트(W)를 촉이라고 불렀지요. 100촉(W)짜리 키면 밝고 좋기는 한데, 전기세 많이 나온다고 엄마가 매번 60촉(W)짜리 전구로 사오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부엌은 매일 어두컴컴하고 잘 보이지 않았죠.

 

 

 

 

 

그리고 그당시 놈의 빨갱이를 허구헌날 때려잡는지 학교에선 '멸공', '방첩'을 벽에다 적어놓고 매일 외쳐대고, 동네 골목 골목마다 이런걸 붙여두곤 했었죠. 북한이 뿌린 불온선전물 삐라를 주워서 선생님께 갖다 드리면 연필과 공책을 주곤 했었죠. 경찰서에 가져다 줘도 연필을 줬던거 같네요. 난 이때 북한사람들은 전부 머리에 뿔이 나있는 줄 알았습니다. 당시 국민학교 교과서에 뿔난 북한 아이들 그림이 실제 있었습니다.

 

 

 

 

 

 

이 집은 제가 기억에 많이 남는 집이군요. 바로 제가 그렇게 좋아라 했던 KBS 드라마 '사랑비'에서 윤희의 하숙집이 바로 여깁니다. 비오는날 비를 맞으며 인하(장근석)가 이 전봇대 앞에서 윤희(윤아)에게 일기장 숨겨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죠. 실제 드라마에서는 위 사진의 가장 오른쪽 창문이 윤희의 집이였는데, 창문이 두개지만 하나는 짤렸네요.

 

 

 

 

 

 

순천 드라마세트장에도 산수유 꽃이 활짝 피었네요. 이 곳의 건물들은 거짓일지 모르지만 꽃은 진짜에요.

 

 

 

 

 

 

계단틈에서 자라고 있는 예쁜 보라색 제비꽃도 봄을 알립니다.

 

 

 

 

 

 

저기 전봇대 뒷집에 울 형도 살고 있었고, 친구들도 살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다들 어디서 뭘하고 있을까요?

전봇대는 전부 나무로 되어있었고, 전기 줄엔 항상 내 가오리연이 걸려있었지.

 

 

 

 

 

 

제가 평일 비수기여행 전문이라 우리만 있을 줄 알았는데, 동네 우물가에서 다른 커플을 만났습니다.

제가 사진 찍는 모습을 와이프가 찍었네요. ^^

 

 

 

 

이렇게 사진을 만들어 놓으니 진짜 옛날 사진 같죠?

와이프가 이쁘게 보정해달라고 하길래, 모자이크를 처리해서 오래된 사진으로 만들어 뽑아줬습니다. ㅋㅋ

 

 

 

 

 

 

그 당시 TV와 학교 선생님은 옆집에 간첩이 몰래 들어와 살 수도 있으니 항상 이웃들을 감시하라고 했었고, 무전기나 무선송출기, 라디오 등을 밤에 몰래 듣는 사람들이 있으면 간첩일 수도 있으니 가까운 경찰서나 군부대로 꼭 신고하라고 했었죠. 난 우리 뒷집 형이 라디오를 밤마다 듣길래 간첩인 줄 알고 신고 하려다 아부지에게 누구 신세망칠일 있냐고 귓방맹이 얻어 터졌었습니다.

 

 

 

 

 

 

저는 벽에 붙어있는 저런 문구가 참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요즘은 그러지 않지만 저 시절에는 양담배 피다가 잡혀가는 사람들, 술먹고 "나라가 나에게 해준게 뭐야" 라고 말했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밤에 끌려가는 사람들 정말 많았지요. 수상해서 신고하면 일단 모조리 잡아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울 아부지도 친구들과 말씀 나누다가도 주변을 두리번 거리곤 했었죠. 술먹고 정권을 비판했던 바닷가에 살던 철민이네 아재는 정말로 어디론가 끌려갔으니까요. 초등학교때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고 군사정부가 들어서면서 아부지는 '이제 세월이 좀 좋아지나?' 기대를 했건만, 더 암울한 세월이 시작되었지요.

 

 

 

 

 

 

어느 동네든지 동네 입구에는 항상 이런 구멍가게들이 있었지요. 친구들은 언제나 여기가면 전부 만날 수 있고, 허구헌날 술취한 아부지 모시러 가던 동네 입구. 없이 사는 사람들 동네는 비는 또 어찌그리 많이 오는지, 비만 오면 비가 새서 온 동네 집안에 그릇이며 바가지를 갖다 놓고 물을 받곤 했었습니다. 또 쥐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 지붕 속 쥐들이 너무 많이 살아서 방에 앉아 있으면 천정에서 쥐가 후두둑~~ 뛰어다니기도하고 가끔은 구멍으로 쥐가 방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ㅠㅠ

 

 

 

 

 

 

우리동네 입구에도 이런 구멍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돈이 없어 엄마가 매번 외상으로 두부, 콩나물, 밀가루를 사오라고 저에게 시키셨지요. 삼촌이 집에 놀러 오시는 날이면 막걸리를 주전자에 받아오곤 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 아버지가 가끔 돈을 가지고 집에 오시면, 연탄 100장을 주문하고 "이제 한시름 놨다"고 말씀하시던 엄마가 생각납니다.

 

그립습니다. 내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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