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영화 '더 킹'

무섭다. 자신이 역사이자 나라라고 당당히 말하는 정치검사 한강식. 과연 대한민국의 주인은 누굴까? 돈을 가진 자, 권력을 가진 자, 칼을 가진 자, 대체 누굴까? 머리로는 국민이라고 달달한 말을 하고 있지만, 정의는 권력 앞에 늘 무기력하다. 국민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았더라도 애써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 정치검사의 생태계. 이런 인지 부조화의 민낯을 들추는 영화가 '더 킹'이다.

박태수(조인성 분)는 고등학교 시절, 건달 아버지가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 검사에게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본 후,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힘이 무엇인지 깨닫고 자신도 검사의 길을 걷는다. 박태수는 어느 날 매일같이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던 99%의 검사에서 1% 정치검사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 출세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나라의 주인이 되기를 꿈꾼다.


'더 킹'은 부패한 정치검사에게 대한민국이 농단 당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한강식은 평검사, 부장검사, 검찰총장, 민정수석, 국회의원,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자신의 권력 시나리오를 위해 감찰과 내사란 막강한 무기로 권력자들의 약점을 쥐고 있다. 그리고 국가 권력의 최고점에 있는 대통령 선거까지 좌지우지하고, 필요한 경우 대형 연예인 스캔들을 통해 불리한 여론을 잠재우기도 한다. 영화는 군부독재 시절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권력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해 왔고, 국민을 기만했는지 아프게 깨닫게 한다.


애초에 권력은 나눌 수 없고, 의리 따윈 존재하지 않는 걸 지도 모른다. 힘의 논리만 존재하는 약육강식 동물의 왕국에서 의리가 있을 리 없다. 그나마 박태수를 향해 달달한 의리를 말하던 깡패 최두일(류준열 분)은 개밥이 되는 처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권력의 본 모습은 원래 이렇게 잔혹한 걸까? 의리 따윈 사람 잡아 먹는 개에게나 줘버리고, 내 편이 아니면 잡아먹는 엘리트들의 패거리문화를 꼬집는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검사들은 부정부패와 싸우고 정의를 바로 세우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그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의 시작은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권력인 '투표'다. 마지막 장면에서 박태수가 다시 묻는다.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냐고. 조금은 진부하고 평면적인 연출이 보기 불편하긴 하지만, 무거운 이야기를 유쾌하고 속도감 있게 잘 풀어 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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