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없던 신선한 SF 영화 '컨택트(Arrival)'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미지의 존재, 우주와 우주 생명체를 다룬 영화는 늘 궁금하고 신비롭다. 우주 생명체를 묘사한 스릴러나 SF 영화는 많았는데, '컨택트'에서 표현한 외계 생명체의 모습은 그다지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말하는 포인트는 기존의 SF블록버스터에서 볼 수 없는 스스로에게 묻는 철학적이고 진지한 물음이 들어 있다. 미지의 존재와 마주한 지구인. 그들이 왜 왔는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다. '컨택트'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들에게 질문한다. '너라면 어떻게 그들과 교감하고 소통할 것인가?'. 이 질문이 영화의 주제다.

거대한 비행물체 12대가 지구 여러 나라에 착륙했다. 우주선에선 메시지 같은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18시간마다 지구인을 맞이할 문을 잠깐 열어준다. 전 세계는 이들의 소리를 해독하려 애쓰고 있고, 미국은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아덤스 분)와 물리학자 이안(제레미 레너 분)를 투입한다. 우주선 내부는 중력이 뒤틀려 있고, 7개의 다리를 가진 외계 생명체를 헵타포드(7개의 다리라는 뜻)로 이름 붙이고, 먹물 같은 걸로 표현하는 추상적인 문자를 해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인간의 말을 이해시키고, 그들의 문자와 매칭하며 서로의 말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컨택트'는 과거, 현재, 미래, 시간의 연속 위에 서있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문제를 던지고 있다. 생김새가 완전히 다른 괴생명체와 어떻게 소통을 할 것인가. 우주 생명체는 수천 년 후의 그들의 미래를 이미 알고 있었고, 미래를 바꾸기 위해 지구로 찾아 왔다. 그런데 만약 인간이라면 이미 알아버린 미래를 또 선택할 것인가. 다른 인생을 살 것인가. 미래는 고통이 있고 그 속엔 아직 만나진 않았지만 내 가족과 아이도 있다. 여러 편의 영화 주제로 쓰여도 손색없을 이야기들이 '컨택트' 속에 뒤섞여 있다.


<그을린 사랑(2010)>과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로 각인 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선한 연출이 돋보인다. 미래를 선택해야할 기로에 놓인 에이미 아담스의 섬세한 연기도 놀랍고, 그 반전의 힘도 신선하다. 다음 달 열리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등 8개 부문 후보에도 올라있는데, 외계인과의 액션 활극을 기대했거나, 끊임없이 생각하고 해석해야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 영화를 안보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전에 없던 신선한 SF 영화를 보게 될 겁니다.



컨택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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