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파 여행 #9 - 가는 길 알려주고 싶지 않은 '실버폭포 & 러브폭포'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베트남 북부의 사파 여행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그 어떤 도시보다 만족스럽습니다. 기온도 겨울엔 조금 추운 날씨지만 다른 계절은 다른 도시와 비교하면 쌀쌀할 정도의 날씨라 여행하기 참 좋습니다. 물론 한 낯에는 반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덥습니다만... 아무튼, 오늘은 오토바이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달려 러브 폭포(Love Waterfall)로 놀러 가볼게요. 가는 길 중간에 실버 폭포(Silver Waterfall)도 만나게 되는데, 목적지도 대단히 아름다운 곳이지만 가는 길이 한적하고 아름다워서 천천히 길을 즐기며 가고 싶습니다. 어떤 곳이 나오는지 내려가 볼까요~


러브 폭포까지는 해발 2,000미터 정도의 산 중턱을 따라 난 길을 대략 1시간 정도 달려가야 합니다.







제가 묵고 있는 사파 시너리 호텔에서는 대략 15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고도가 높은 산으로 계속해서 올라가야 하고 굽은 길이라 오토바이로 쉬지 않고 달려도 40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러브 폭포까지는 또 걸어서 20분 정도 가파른 산길을 걸어야 해서 넉넉잡아 왕복 3시간 정도는 예상하고 출발해야 합니다.







바람을 시원히 가르고 산길을 따라 12km 정도 달려오니 폭포가 하나 보입니다. 산길을 계속 올라오느라 오토바이도 고생했는데 잠시 쉬었다 갈까요?






여기가 실버(silver) 폭포였네요. 그런데 바깥에서도 그냥 다 보이는 이곳에 입장료가 2만동(1천원)이 있습니다. 폭포 꼭대기까지 올라갈 요량이 아니라면, 그냥 제가 보고 있는 여기서 보는 것도 좋습니다. 물줄기도 강렬하고 잠시 엔진 열 식히고 가기 딱 좋네요.







고개를 하나 더 넘어 오르니, 길가에 아무렇지도 않게 떨어지는 이름없는 폭포도 있습니다. 베트남 젊은 아이들이 여기서 열정을 담은 장노출 사진을 담고 있더라고요.






여기서 또 꾸불꾸불 산을 올라 2km 정도 더 가면 이제 러브 폭포 입구가 나옵니다.







입구는 이렇게 생겼어요. 이 주변은 고산에 사는 소수민족들이 농작물을 가지고 나와 파는 장터가 있어요. 한국에서는 불법으로 되어 있는 것들도 있어 사진은 올리진 않겠습니다만, 아무튼 구경하는 재미는 있더라고요.







캬~ 다이나믹한 구름과 고산풍경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 계곡 어딘가에 폭포가 있을 터인데....







러브 폭포도 입장료가 있습니다.







어른 7만동(3,500원), 어린이 3만동(1,500원)으로 베트남 물가에 비해서 제법 비싸네요.







매표소에서 사랑의 폭포(Thac Tinh Yeu)까지는 1.1km 떨어져 있다고 하는데, 이게 직선 거리인지 표지판이 잘 못 된건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체감상 1.1km 보다는 훨씬 멀게 느껴집니다. 아무리 빨리 걸어도 30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그런데 길이 잘 포장되어 있어 걷기 까다롭진 않아요. 단지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어 힘들 뿐.....







하지만, 가는 길이 너무 예뻐 행복한 기분이 물씬물씬 합니다.







누구에게도 가는 길을 알려주고 싶지가 않네요. ^^*







대략 1km 정도 산길을 내려오면 이제 계곡을 만납니다.







계곡을 따라서도 길이 잘 닦여 있어서 걷기 불편하진 않아요.







길은 계곡을 따라 양쪽에 모두 있는데, 어느 길로 가야할까 고민하지 마세요. 아무 길로 가도 결국 폭포에 다다르게 됩니다.












점점 물 소리가 강해지고 어딘가에 폭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오르막길이 나오네요.







산을 다시 거슬러 조금 올라오니 저기 멀리 러브 폭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길이 있어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만, 마치 미지의 세계 깊고 깊은 곳에서 처음 폭포를 발견한 느낌입니다. 강에 아무렇게 쓰러진 나무들이 밀림 깊이 들어왔다는 걸 느끼게 하네요.






아까 강 양쪽 어느 길로 가도 된다고 말씀드린 이유가 길 끝에 이렇게 다리가 놓여 있어 그렇습니다. 저 반대편은 폭포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고 이쪽은 폭포를 바라보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러브 폭포, 아니 사랑 폭포(thác tính yêu)라고 해야 하나요? 굵고 때론 가느다란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물보라와 시원한 소리가 신비롭습니다.







지금 땀은 줄줄 흐르지만 시원한 소리와 사방으로 퍼지는 물보라로 마음까지 다 시원합니다. 해지기 전 조금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입장료 7만동 내고 폭포를 혼자 독차지했네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오후 4시 30분쯤 러브 폭포에 도착하니 사람도 없고 어둡지도 않고 온전히 혼자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개인적으론 참 좋았어요. 혹시나 저처럼 사람 없는 한적한 풍경이 즐기고 싶다면 4시쯤 도착하는 걸로 하면 되겠네요. 혼자 천천히 둘러보고 다시 입구로 되돌아 나오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이제 어두워지기 전에 얼릉 사파 시내로 가서 저녁은 꼬치구이에 맥주나 한잔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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