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마지막 주모(酒母) 이야기 '삼강주막' | 예천여행

예천(醴泉)은 달달한 술이 샘솟는다는 뜻입니다. 「장자」에서는 예천이 아니면 마시지 말라고 그랬고, 「예기」에선 하늘과 땅에서 단맛의 이슬이 내리고 샘이 솟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맛이 예로부터 달아서 좋은 술을 빗는 술도가가 많은데요. 오늘은 주모(酒母)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회룡포를 돌아 내려온 내성천은 낙동강과 만나 삼강(三江)을 이루는 나루터엔 우리나라 마지막 주모(酒母)가 있던 삼강주막이란 곳이 있습니다. 과거길에 오르는 선비, 대구에서 한양으로 물건을 싫어 나르던 보부상의 허기를 채워주고, 맛있는 술을 대접하던 이 시대 마지막 주막. 이곳엔 마치 잔잔한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같은 주모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500년 묵은 회화나무 아래, 삼강나루터 뒤편으론 1900년 경에 지어진 주막이 한채 있습니다. 최근 1980년대까지 영업을 했던 우리나라의 마지막 주막입니다. 2005년 아흔의 나이로 돌아가신 故유옥연 할머니가 70년 동안 장사를 하셨는데, 주막 바로 옆 회화나무는 그녀의 일생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할머니 생전의 마지막 모습. 그녀를 기억하던 할아버지들이 오랜만에 찾아와 주모가 주는 술을 즐겁게 마시고 계십니다. 건물 내부에는 할머니가 사용하던 집기가 아직 온기를 가지고 있는 것만 같고, 방 안 벽에는 나그네들의 낙서가 어지럽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부엌 벽에는 빗금이 가득한데, 글을 모르는 할머니의 외상장부였습니다. 짧은 건 한잔, 긴 건 한주전자. 할머니는 그 빗금이 누구의 것인지 다 기억하고 계셨는데, 지워지지 않은 짧은 빗금들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평생 가난하게 사셨을 할머니가 남긴 지우지 못한 빗금들이 가슴에 사무칩니다.






주막 앞 마당엔 뜬금없는 큰 돌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나루터에선 짐을 옮길 힘 센 인부가 늘 필요했는데, 테스트 하기 위해 50kg 정도의 돌맹이를 들게 했다고 합니다.







이 주변은 원래 삼강주막 한 채만 있었는데, 지금은 주변에 여러 주막이 만들어지며 지역 명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안 계시지만 지금도 막걸리에 배추전, 두부김치 등을 팔고 있고, 황토방에선 하룻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따스한 날엔 체험거리도 종종 있어요. 양반 과거길 체험, 양반 자전거 체험 등등...







옛날 양반들은 이 길을 따라 과거시험 보러 갔을까요?







황토방은 근사하진 않아도 불편하지 않도록 현대적으로 잘 꾸며져 있습니다.












삼강주막 봄 풍경. 선비 옷차림으로 양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재밌네요. ㅎㅎㅎ







걷기나 자전거 타기 말고도 떡매치기, 팥죽 끓이기 등 음식 체험도 있습니다. 예천 여행을 가신다면 우리나라 마지막 주모(酒母)의 이야기가 있는 삼강주막을 찾아보세요. 외상값 다 지우지 못한 할머니의 일생이 한편의 영화 필름을 보는 듯 합니다.


* 체험 : 떡매치기(쌀 5되 기준 12만원), 양반 자전거 타기(3천원), 과거길 체험(3천원), 팥죽 끓이기, 알밤 줍기, 농사체험(배, 복숭아 따기, 국화차 체험, 꿀뜨기 체험)은 별도로 가격 문의.

* 숙박 : 황토방(18평 독채) 15만원, 한옥체험관(20평, 20인) 25만원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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