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면 또 두부지, 47년 묵은 노포 '진로집' | 대전맛집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대전은 작정하고 여행 간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속도로를 오르내리다 문득 생각나면 들르는 도시입니다. 이번엔 경남 산청에 꽃잔디 보러 갔다 올라오며 대전 성심당 빵 사 먹으러 빠졌는데, 근처에 47년 묵은 두부두루치기 잘 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어요. '진로집'이란 이름으로 보아 옛날엔 대포 한잔씩 팔면서 두부를 안주로 내어놓은 식당 같은데,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어찌나 반가운지... 대전에는 40년 이상된 노포가 굉장히 많은 편입니다. 오며 가며 대전IC에서 빠져 가끔 식당 찾는 재미가 있는 도시지요. 어떤 곳인지 내려가 볼까요~


식당 간판을 큰 도로에서 찾았는데, 근데 가게가 없어요. 뭐지? 싶었는데...







막다른 좁은 골목 끝에 입구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손님이 없어 뭐지? 싶었는데, 주인장이 2시부터 집안일 때문에 가게 문을 몇 시간 동안 닫는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찾은 시간은 1시 40분. 10분 만에 후딱 먹고 가면 안 되겠냐고 여쭈니 그러라고 하십니다. 클 날 뻔~






저는 두부두루치기 소(小)자 하나와 공기밥과 국수 하나씩 주문했어요. 밥에 먹어도 맛있고 면에 먹어도 맛있어요. 가격은 소자 11,000원인데 2명이서 충분히 먹을 만한 양입니다. 아참, 그리고 전 순한맛을 주문했는데, 그것도 살짝 매콤하다고 하시네요.







이게 두부두루치기 순한맛 소자에요. 접시가 쟁반짜장 나오는 것만큼 커서 양이 적지 않아요. 2인이 밥과 함께 먹기에 양이 딱 적당해요.







특별히 들어 있는 건 없고, 빨간 양념에 파와 함께 졸인 두부 밖에 없어요. 뭔가 씹히는 건더기를 원한다면 두부+오징어로 주문하면 되겠네요.






별거 들어간 것도 없는 빨간 두부조림 맛은 굉장히 칼칼하고 훌륭합니다. 매콤한 양념과 순두부처럼 부드럽고 담백한 두부의 조합은 굉장히 잘 어울려요. 첫 숟갈 뜨면, "아... 이거 밥 2공기는 들어가겠구나.."라고 번뜩 생각이 듭니다. ㅎㅎㅎ







순한 맛도 살짝 매콤해서 매운맛은 당췌 얼마나 매울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주인장이 그렇다면 맛이나 보라며 매운맛으로 조금 떠주시더라고요. 뜨거운 맛 좀 봐라? 뭐 이런 뜻인가요!!! 그런데, 매운 맛은 첫입 뜨자마자 정수리에서 땀을 뿜기 시작하고, 구렛나루에서 송골송골 뿜뿜 난리도 아닙니다. ㅎㅎㅎ







순한 맛은 밥에 비벼 먹고, 매운 맛은 면사리에 비벼 먹었는데, 역시 매운 맛도 굉장히 중독되는 맛이에요. 매운 고추로 맛을 냈습니다. 그런데 어지간히 매운 거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순한 맛 드시는 게 좋아요. 점심시간 이거 먹고 회사 들어가면 온 몸이 축축하고, 몸이 노골노골 졸릴 수도 있어요. ^^*







매운맛은 동치미 몇 그릇 드링킹 해야 고통이 조금 수그러들어요. 그래도 맛은 훌륭하네요.







대전에 노포가 많은 건 익히 알고 있었는데, 진로집도 1971년에 문을 열었나 봅니다. 두부 따위(?)가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맞아요. 두부 맛인데 붉은 고추 양념에 별 거 안 넣었는데도 굉장히 맛있었어요. 화려한 맛이라기 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맛이라고 할까요? 암튼 두부 좋아하는 사람들은 쌍수 들고 맛있게 드실 그런 집입니다. (내 돈 내고 먹었어요.)




<진로집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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