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고든 레빗의 행복한 암투병기, 영화 50/50 (50대50)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중년의 나이에 들어서면 죽음의 의미가 예전과는 달라진다. 20대, 30대에는 친구도, 부모도, 삼촌과 이모들도 모두 젊어 죽음과는 다른 세계에 사는 것 같다.(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데 중년의 나이로 접어드는 40대를 넘어가면서 부터는 불의의 사고로 죽는 친구들, 병마와 싸우다 돌아가시는 친인척들, 할머니 할아버지는 돌아가신지 오래되었고, 이제 내 어머니/아버지 차례가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덜컥 겁이 난다. 건강은 계속 안좋아지시고 이제 기운도 예전 같이 않은 모양이다...

내 주변의 모든 세상만사가 죽음과 항상 맞닿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건강보험에서 종합검진을 받으라고 통지가 오면 덜컥 걱정부터 된다. 아버지, 어머니의 깊은 주름으로 부터 난 이제 세상만사가 죽음으로 인해 걱정스럽고 걱정스럽다.

 

 

 

 

 

 

 

▼ 캐스팅

 

 

 

 

 

 

<예고편>

 

 

 

 

오늘 이야기할 영화 50/50도 희귀암에 걸린 젊은 남자 '아담(조셉 고든 레빗)'의 이야기를 그렸다. 라디오 방송작가인 아담은 건강을 생각해 담배와 술도 하지 않는 위인이다. 게다가 죽을까봐 자동차 한대도 지나지 않는 건널목 빨간불도 철저하게 지키고 자동차 운전면허도 따지 않을 정도로 안전제일주의다. 그런 그가 발음하기도 힘든 'Schwannoma Neurofibrosarcoma(말초신경종양)' 이란 이른바 '척추암'에 걸렸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수술로 살아날 수 있는 확율은 50%란다. 지구에서 가장 긍정적인 위인이자 아담의 절친인 '카일(세스 로건)'은 그 확률을 곧장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50% 라고? 카지노에선 그 정도면 대박이야!"

 

아담은 암 선고를 받고 부터 주변 사람들은 완전히 변했다. 그는 통증으로 관계를 가질 수 없어 여자친구는 바람났고, 회사동료와 지인들은 모두 건조한 말투로 위로하며 불쌍히 여기는 눈빛을 보낸다. 엄마는 걱정만하고 있고, 아버지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셨다. 절친이라는 카일은 무한긍정의 힘으로 암에 걸린 아담을 이용해 여자들을 꼬시려고 한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는 버스안에서 아담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영화는 죽음이 째깍째깍 다가오는 아담의 상황을 슬픔의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고 오히려 덤덤한 코미디로 승화시킨다.

 

 

 

 

'조셉 고든 레빗'에겐 좀 미안한 말이지만 이 영화의 성공은 '카일(세스 로건)' 때문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스 로건'은 바람 피우면서 아담의 집에 살고 있는 여자친구를 못 살게구는, 눈치 없고 민폐스러운 케릭터로 멜로영화로 돌아가려는 영화를 아주 유쾌한 코미디/드라마로 바꾸어 놓았다. 그는 실제 영화 50/50의 시나리오를 쓴 '윌 라이저'의 친구다. 윌 라이저는 영국의 TV쇼 <다 알리 지 쇼(Da Ali G. Show)>의 작가인데, 암선고를 받고 투병 중에 <50/50>의 시나리오를 썼었다. 그가 투병 중 힘들어 할 때 그와 같이 있어준 사람이 바로 '세스 로건'이었다.

 

영화 50/50에서는 극단적인 감정폭발이나 슬픔은 없다. 척추암이라는 극단적인 병 이름을 제외하면 이 영화는 경쾌한 투병기라고 해야겠다. <500일의 썸머>에서 보여준 순진하고 착한 '톰'으로 돌아온 조셉 고든 레빗의 호연도 볼만하다. 영화 초반 카일의 무례하고 눈치없는 친구역은 살짝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아담의 병을 이용해 여자를 꼬시려는 대목에서도 웃을 수 있는 것은 카일의 짓궃은 장난이 웃겨서가 아니라, 암투병인 친구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그 속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걱정하는 듯한 눈빛과 말로만 위로할 때, 카일은 위로 따위는 하지 않고 언제나 처럼 똑같이 아담과 함께 놀고 병에 걸리지 않은 것 처럼 대한다. 그런 카일의 화장실에는 'Facing Cancer Together (함께 극복하는 암)'이란 책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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