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케가 인생 우동이 돼버린 맛집 '카마이키 우동'-일본 나라 여행 #6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면을 좋아해서 그간 유명하다는 식당을 많이도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우동은 '최고'라고 생각한 식당은 거의 없었는데요. 오늘 제 인생우동을 만났어요. 나라의 긴테쓰 나라역 바로 옆으로 히가시무키 상점가가 길게 있는데, 거기에 '카마이키 우동(釜粋 うどん)'이란 식당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열리는 무슨 우동면 대회에서 2등했다고 하던데, 꼭 그것 때문 만은 아니고 우동 맛이 굉장히 인상깊은 곳이었습니다. 별 기대 안하고 들어갔는데 눈이 똥그래지며 엄지척이 저절로 올라간다고 할까요? 아무튼...


카마이키 우동은 지하철 다니는 큰 도로에서 히가시무키 상점가 안으로 150미터 정도 들어가면 됩니다.






정확한 위치는 구글지도에서 확인하세요. 긴테스 나라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상점가 골목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만납니다.






혹시 일본어를 모르면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알 수가 없어요. 흔한 음식사진 한 장도 걸려있지 않네요.





밖에서 보는 분위기와 완전히 다른 내부 모습입니다. 3명 정도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길다란 테이블 하나밖에 없어서 합석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한글 메뉴판은 없고 영문은 있어요. 추천 메뉴에 붓가케 우동이 있네요. 새우튀김 2마리에 우동은 냉온(冷温)을 선택할 수 있는데, 전 시원한 걸로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1,180엔(세금포함).






그리고 튀김카레우동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이건 따뜻한 걸로만 주문할 수 있어요. 가격은 950엔.






주방이 완전히 개방되어 있어서 만드는 과정 보는 것도 재밌어요.






이건 튀김카레우동. 카레 속에 우동 면을 넣고 어묵 튀김  1개와 일본식 닭튀김 가라아게 2개를 올려주네요. 튀김 크기가 제법 커서 혼자 먹기에 양이 조금 많게 느껴지더라고요.





어묵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니 굉장히 맛있어요. 튀김이 커서 우동은 시작도 안했는데 배가 부를라 그러더라고요.






카레는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일본 카레맛으로 독특하지 않으나 다소 좀 짜게 느껴질 정도로 단짠함이 강렬하게 입맛을 당겨요. 제가 많이 싱겁게 음식을 먹는 습관이 있어 그렇지, 보통은 아마 짜게 느끼지 않을 겁니다. 카레에는 버터를 조금 넣었는지 뒷맛이 고소합니다.






따뜻한 우동이라 냉우동보다는 면이 다소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가장 이상적이라고 느끼는 통통하고 탱글 쫄깃한 식감이 굉장히 좋아요. 면 속에 카레가 자연스레 배어 면과 소스의 맛이 겉돌지 않고 좋습니다.






닭튀김은 가장 맛있다는 생 닭다리 살이라 퍽퍽하지 않고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워요. 닭튀김은 역시 일본이 가장 맛있는 듯...






그리고 이건 제가 완전히 홀딱 반한 붓가케 우동. 국물이 자작한 우동이라 진한 육수에 면발을 적셔먹는 우동입니다. 국물맛은 가쓰오부시와 비슷하면서도 감칠맛이 좀 더 진해요. 제 느낌으로는 굉장히 비싼 고급 가쓰오부시를 쓴 것 같습니다. 국물에선 간장과 약간의 단맛도 납니다.






새우 튀김은 큼직하고 겉은 바삭 속은 촉촉 탱글해요. 어지간한 튀김 전문점 못지 않은 고급스런 튀김 맛입니다.






사실 처음 이 모습을 보고 크게 기대하진 않았어요. 붓가케 우동을 다른 곳에서 맛을 봐서 그저 그런 정도로만 알았거든요. 카마이키의 붓가케는 자작한 국물 맛이 우주 최강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굉장히 정성들인 '진짜' 가쓰오부시 육수맛이 납니다. 진짜 맛있어요.






갈은 무와 생강을 쪽파와 함께 비비 먹습니다. 소바 국물 쯔유 같으면서도 생강이 국물 맛을 한층 돋보이게 해줍니다.






면 표면은 매끈해서 부드럽게 입으로 들어오고, 한입 씹으면 궁극의 탱글 쫄깃 통통함이 느껴집니다. 카마이키 우동은 면에 굉장히 정성 들인 게 눈으로도 보여요. 씹을수록 면 식감이 매력 터집니다. 여기서 먹어본 어떤 이는 면을 안 익혀 나온 것처럼 딱딱하다고 불쾌감을 말하는 사람이 있던데 그건 모르고 하는 이야기예요. 잘 반죽해서 적당히 익힌 우동인데 냉우동이기 때문에 식감이 그렇게 느껴지는 거예요. 방금 구워 따뜻하고 부드럽던 빵도 차갑게 식히면 딱딱하게 느껴지는 법이거든요. 밀가루 식품의 특징일 뿐이고요. 냉우동은 이 맛에 먹는 거죠. 혹여 차가운 게 싫다면 따뜻한 걸로 시켜도 이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나라에 다시 가게 된다면 카마이키 우동은 다시 한번 갈 겁니다. 나라여행 가신다면 꼭 붓가케 우동에 꼭 도전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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