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여행에서 빼먹으면 안되요! '국립경주박물관'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경주여행에서 빼먹지 말고 돌아봐야할 유적지는 아주 많습니다. 하루만에 다 돌아볼 수도 없고요, 그렇다고 안보고 그냥가자니 영 찜찜한 곳이 많죠. 그 중에서 경주와 신라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국립경주박물관인죠.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셨다면 초등학교 때 100% 수학여행으로 와서 뭐가 뭔지도 모른채 친구들과 떠들고 돌아다녔던 바로 그곳입니다. 오늘은 어른이 되어서 다시 한번 이 곳을 둘러보도록 할게요. 자 들어가겠습니다!

 

박물관의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경주시 이거 정말 잘했습니다. 박수쳐주고 싶네요.

박물관 안에는 우리나라의 국보와 보물들로 가득가득한데요,

교과서에서 본 유뮬들도 엄청나게 많이 소장하고 있답니다.

 

 

 

 

 

 

 

 

박물관 입구 앞에 있는 선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구경하고 '고고관'으로 들어갑니다.

선덕대왕신종, 일명 에밀레종은 초등학교 때부터 자주 듣고 교과서에서 봐서 다들 잘 아시지요?

약 30년전 경주로 수학여행와서 본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

 

 

 

 

 

첫번째로 고고관으로 들어가 볼까요?
고고관은 신라에서 사용하던 각종 토기, 철기, 청동기들과 장신구, 무기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많이 보던 거지요? 빗살무늬토기.

 

저는 대입 학력고사 세대인데요, 당시 저의 국사선생님은 20분간 칠판에 잔뜩 적으시고,

나머지 20분은 우리가 받아적는 시간, 그리고 그 역사에 대해 설명은 10분간 그냥 칠판에 적은걸 읽어주셨지요.

이런 역사선생님 아래서 3년간 역사를 배워서 그런지 학창시절에는 역사가 정말 어려운 과목이였어요.

이해도 0%로 공부를 했으니 학력고사 시험치고 나서 하루만에 죄다 잊어버렸죠 ㅠㅜ 

 

그래서 고교시절 배운 역사과목중 기억에 남는건 오로지 이 '빗살무늬토기' 밖에 없네요.
요즘 나이들고 역사에 관심이 생겨서 많이 공부하고 있죠. 

 

 

 

 

 

 

토우장식 목항아리(5세기), 국보195호.

 

와이프랑 둘이서 보자마자 "이건 딱 봐도 국보네" 그러면서 봤단 항아리. ^^*

항아리의 주둥이 주변에 토우들을 빙 둘러서 장식되어 있군요. 가야금 키는 사람이 눈에 띕니다.

 

이 토우장식 목항아리는 실생활에 쓰기위한게 아니고,

죽은 사람도 저승에서 행복하게 살라고 무덤에 같이 넣었던 용도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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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관에서 인상깊게 본 몇 가지 유물들>
 
클릭하시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버스 손잡이 처럼 생긴 것은, 말에 올라설 때 발로 밟는 '등자'라는 것입니다.

 

등자의 표면에는 금으로 정교하게 세공되어 있습니다.

신라가 얼마나 화려한 문명을 가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게 아닐까 생각이듭니다.

 

 

 

 

 

 

이 출토품을 한번 보세요.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금과 보석으로 되어있습니다.

금세공기술은 현대보다 1600년전 신라시대가 더 발달했다고 느껴지네요. 정말 정교합니다.

 

 

 

 

 

 

금관모(6세기) 천마총 출토, 국보 189호.

관모는 상투를 가리기 위해 쓰는 장신구인데요, 신라의 귀족들이 얼마나 화려했는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당나귀와 수레바퀴' 토우장식품.

 

고대 신라시대에는 이런 토우들을 많이 만들어서 장식하고 주술적의미로 지니고 그랬나봅니다.

지금에 와서 보더라도 전혀 미적감각이 뒤떨어지지 않았지요?

 

 

 

 

 

 

황금보검(6세기), 보물635호

 

1973년 경주에서는 신라시대 고분 중 가장 큰 무덤인 황남대총 발굴을 하다가 배수로 공사 도중 우연히 발견된 또 다른 무덤이 있었습니다. 바로 계림로 14호 고분인데요, 이 고분에서는 유례가 없는 독특한 유물들이 발견되었고 그 중에서도 이 무덤 피장자의 허리춤에서 나온 '황금보검'은 그 특이함과 화려함으로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이 검에 들어있는 보석은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한 전례가 없는 석류석으로 그 중에서도 동유럽이 주 생산지인 희귀한 종류를 사용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검은 동유럽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요?

동유럽에서 유입이 된 것이라면 유라시아 대륙의 최동단에 위치한 신라 계림로 14호분의 피장자가 어떻게 황금보검을 가지고 잠들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실크로드를 통해 이 보검이 신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신라는 당시 교역이 아주 활발한 나라였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겠네요.

 

 

 

 

 

 

말탄 무사모양 뿔잔(가야 5세기), 국보275호

 

국보 275호로 지정된 이 '말탄 무사모양 뿔잔'은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지만 신라의 유물이 아니라 가야의 유물입니다.
나팔 뒤집어 놓은 모양의 받침대 위에 말탄 무사형상이 매우 사실적이어서 당시 가야무사의 모습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라고 하네요.

 

 

 

 

자 이젠 안압지관으로 가 보겠습니다.

안압지관은 안압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건물이 1, 2층이 한 공간으로 되어 있는데요, 시야가 탁 트여서 공간이 더 넓어 보입니다.

안압지관의 한 가운데는 목선이 한척 있는데요, 실제 안압지 바닥에서 건져올린 배라고 합니다.

 

발굴당시 스폰지처럼 흐믈흐믈해져 있어서 하나하나 분해해서 젖은 천에 감싸서 건져올린 후,

9년의 세월 동안 건조 및 다시 끼워 맞춰서 여기 안압지관으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하네요. 대단합니다.

 

 

 

 

 

 

안압지에 있는 건물들의 양식을 재현해 놨습니다.

 

 

 

 

 

 

통일신라의 건축양식을 알 수 있는 '용얼굴무늬기와'와 '연꽃무늬수막새' 그리고 기와들이 있군요.

 

연꽃무늬 수막새 하니까 생각이 나네요.

경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나 유물이 혹시 있나요?

전 '얼굴무늬 수막새'가 떠오릅니다. 잠시 후 사진과 같이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안압지관 2층에 나 있던 인상적인 창문.

 

 

 

 

 

 

금동판 보살좌상, 보물1475호.

 

안압지에서 발견된 판불입니다. 판불은 납짝한 금속판으로 만든 부처를 말합니다.

신라시대의 판불은 두드려서 만들었던 중국, 일본과는 다르게 실납법(밀납주조법)으로 만들었는데요,

밀납주조법은 금속활자 만들 때 주로 쓰는 주조법입니다. 최초의 금속활자라고하는 직지심경이 이런 방법으로 만들었죠.

 

그런데 직지심경은 14세기에 만들어진건데요, 그보다 훨씬 앞선 통일신라때 밀납주조법으로 섬세한 금동판 보살좌상을 만들었군요.

혹시 5-6세기때 금속활자를 만들었는데 땅속에서 다 부식되어 없어져 버린건 아닐까요? ㅎㅎㅎ 그건 아무도 모르겠죠^^*

 

 

 

 

 

 

고선사터 3층석탑, 국보 제29호.

 

여기는 국립경주박물관 미술관 옆에 있는 옥외전시장입니다.

옥외전시장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만 특별히 찾아가려고 하지 않아도 다른 곳을 가다가 만나게 되어 있더군요.

 

신라 때는 현대 도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교회 십자가보다 더 많은 탑들이 있었습니다.
그시절 경주의 남산에 올라, 달빛아래의 경주를 정말 정말 보고 싶네요.

 

 

 

 

 

 

이제 마지막으로 미술관으로 가 보겠습니다.

 

미술관 앞에는 불국사에 있는 다보탑을 재현해 놓았군요.

실제 다보탑은 몇 일 후 불국사편에서 올려보도록 할께요.

 

 

 

 

 

 

빛이 이쁘게 새어 들어오는 미술관 로비.

 

 

 

 

 

 

이거 다들 어디서 많이 봤던 얼굴이지요? 바로 <얼굴무늬 수막새> 입니다. 수막새란 숫기와의 끝을 동그랗게 장식하는 장식기와인데요, 아마도 주변의 고택이나 기와집에서는 연꽃무늬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미소를 한껏 머금고 있는 이 막새기와는 경주(신라)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사람 얼굴이 새겨진 기와는 익산 미륵사터, 경주 황룡사터 등에서도 출토되었지만 이 막새기와에 사람 얼굴을 나태낸 것은 이 기와가 유일합니다. 일제 강점기때 한 일본인이 들고 갔다가 1972년에서야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유물입니다.

 

 

 

 

 

 

이곳은 경주 남산 꼭대기에 서서 바라본 옛 서라벌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입니다.

 

경주에는 많은 기와집들이 보이는데 바둑판처럼 반듯이 길을 따라 있는 모습이 마치 오늘날의 계획도시 같습니다.

신라시대 당시 기와는 귀한 건축재료였는데도 불구하고 경주에는 기와집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것으로 보더라도 당시 통일신라는 매우 풍요로운 국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술관 바닥에는 1998년 미술관 터 발굴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의 마차가 지나간 길이 있습니다.

흙길에는 마차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나있는데요, 당시를 제 눈으로 정말 보고 싶어지네요.

 

 

 

 

 

 

불교미술 2실의 모습.

 

국립경주박물관에는 국보와 보물이 아주 많아서 한시간 정도 돌아보면

면역이 되어서 이제 놀랍지도 않습니다. ^^*

 

 

 

 

 

 

백률사 금동약사여래입상.

 

혹시 제가 겨울에 포스팅했던 와우정사에서 약사여래상에 대해서 말씀드린거 기억하시는분은 없겠지요? 약사여래는 질병치료를 해주는 위대한 부처란 뜻입니다. 국립경주박물관의 약사여래입상은 양손을 끼울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지금은 손이 사라져서 없습니다. 누가 가져갔을까요? 6.25 전쟁통이나 일제 강점기때 누가 훔쳐갔나 봅니다. 좋은 말 할 때 훔쳐간 놈 가져와라이!

 

 

자, 어떠세요?

 

이 곳은 경주에 가면 반드시 둘러봐야할 곳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역사시간에 시험문제 풀려고 배운것들이 이렇게 생생하게 다가오는 느낌은 참 새롭습니다.

 

그리고 신라가 참 궁금해집니다.

 

 

 

 

 

 

<국립경주박물관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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