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이야기를 연출력으로 극복한다. 영화 '최종병기 활'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오늘 이야기해 볼 영화는 <극락도 살인사건,2007>의 감독을 맡았던 김한민 감독의 영화 <최종병기 활>입니다. 이 영화는 48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4관왕을 차지했던 영화였습니다. 당시 남우주연상으로 박해일, 신인여우상으로 문채원, 영상기술상, 음향기술상을 받았었습니다. 이 영화는 오늘 '역사적 고증'에 대해서도 지면을 조금 할애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영화속에는 실제와 다른 역사고증 부분이 나오는데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했을지 모르겠으나 그 영화를 보면서 잘 못된 역사를 사실로 알게 될 가능성이 있어 노파심에 역사고증 부분에 대해서도 기술을 해보겠습니다.

 

 

 

 

 

 

◎ 예고편

 

 

 

 

 

 

◎ 간단한 줄거리

 

'남이(박해일)'는 인조반정으로 인해 졸지 하루아침에 역적의 자식이 되어버린 조선 최고의 신궁입니다. 남이는 유일한 피붙이인 여동생 '자인(문채원)'을 데리고 도망가서 목숨은 간신히 건졌습니다. 훗날 자인이 자라 혼인을 하는 날, 청나라 군대의 습격을 받고 자인은 포로로 끌려고 맙니다. 남이의 머리 속은 아버지가 남긴 활을 들고 청나라 군대를 물리치며 여동생을 구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귀신같은 활솜씨로 청의 정예부대(니루)를 하나씩 물리치며 심장부로 다가갑니다만, 청나라의 신궁 '쥬신타(류승룡)'이 남이와 맞서게 됩니다. 이 둘의 피말리는 활 대결에서 누가 이길까요?

 

 

 

 

 

 

 

 

◎ 영화의 역사적 배경은 '병자호란'의 시작 즈음.

 

1636년 당시 청나라는 명나라를 거의 몰락시키고 명나라를 떠 받들고 있던 조선을 자신들의 속국으로 만들려고 하던 시절이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조선의 임금 인조와 시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대신들은 청나라를 오랑케로 취급하여 청나라의 요구를 묵살했죠. 그래서 청나라는 10만 대군을 이끌고 1636년 12월 조선을 침략한 사건이 바로 병자호란입니다.

이에 인조는 자신의 식솔은 강화도로 피신 시키고 자신도 강화도로 들어가려고 하는 찰나 청나라 군사에 길이 막혀 결국 '남한산성'으로 피신을 하게되고 남한산성은 청 태종이 이끌고온 10만 군사가 더해져 20만의 청나라 군사들로 인해 포위되고 맙니다. 영화는 딱 이때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  역사극임에도 그 역사는 허구였다.

 

영화는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역사와 많이 어긋나는 요소들이 크게 두군데 있습니다.

 

첫째, 남이가 누이동생 자인을 잡아간 청나라 왕자 '도르곤(박기웅)'을 쫒아가 살해하는 것입니다. 실제 도르곤은 병자호란 이후 1650년까지 멀쩡히 살아 있었습니다.

 

둘째, 병자호란 이후 조선이 청나라에 끌려간 인질들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완전한 허구입니다. 실제 조선은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해 가면서 까지 많은 사람들을 되찾아 왔었습니다. 특히, 인질 중 한명이였던 소현세자는 청나라에서 장사로 벌어들인 돈을 노비가된 조선인들을 사들여 본국으로 귀국시키기까지 했었습니다.

 

 

 

 

 

 

 

 

◎ 허술한 이야기를 연출력으로 극복한다.

 

저는 영화가 끝나고 제목에 왜 '최종병기'라는 말을 붙였을까? 라고 곰곰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영화의 미덕은 주인공의 월등한 전투능력을 묘사하는 데에서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그는 누이를 구하는 과정에서 죽일 수도 있었던 청군을 살려주면서 "나의 활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라고 말합니다. 말하자면 '생명을 살리고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최종의 무기'라는 말일까요.

 

그리고 영화는 특유의 속도감과 타격감으로 런닝타임 내내 쉴새없이 관객을 긴장시킵니다. 몰입도는 가히 최고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비슷한 류의 영화인 <신기전> 처럼 특정 무기를 강조하려다 '판타지'로 내달리는 경향이 보이긴 했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려던 긴장감과 타격감은 확실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설픈 역사고증과 뜬금 없이 나타나 "어흥~"하는 호랑이의 등장에 피식~ 웃음 짓기도 했지만, 이런 단점들을 완전히 덮을 만큼의 '활'의 통쾌한 화력은 한국 장르영화에서 연출력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해준 영화였습니다. 팽팽하게 당겨진 활 시위의 뽀드득 거리는 가죽소리가 참 듣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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