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족영화 다섯 편

올해는 추석이 전년보다 한 달 정도 빨리 오는군요. 명절이면 극장이나 TV에서 볼만한 영화는 대부분 가족영화가 아닐까요? 오늘은 제가 지금껏 본 영화 중에 가족들과 보면 좋을 것 같은 가족영화 다섯 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물론 다른 영화들도 많지만, 지면 관계상 몇 편밖에 소개 못 드리는 점은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워줄 다섯 편의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 순서는 개봉일 순입니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Kramer Vs. Kramer, 1979)

<감독 : 로버트 벤튼 / 출연 : 더스틴 호프만, 메릴 스트립>

 

 

일밖에 모르는 남편은 승진하던 날, 아내는 자아를 찾겠다며 일곱 살 아들을 두고 집을 나가버립니다. 남편은 아이보랴, 일하랴, 정신 없는 나날을 보냅니다. 점점 안정을 찾은 남편은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가정에 충실하게 됩니다만, 반대로 회사에서는 업무에 충실하지 못하다며 해고를 당합니다. 그렇게 18개월이 흐르고 아내는 아들을 되찾겠다며 양육권 소송을 걸어오고 회사에서도 잘린 남편은 무능하다며 양육권을 아내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줄거리만 들으면 이 영화는 가족영화가 아니라 이혼 법정영화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가족의 중요함을 강하게 강조하는 영화입니다. 일에만 몰두하는 요즘의 남편들, 육아와 살림에 지쳐 자아를 찾겠다는 아내, 이런 어른들 사이에서 유년생활을 보내야 하는 아이들, 남일 같이 않은 이 이야기는 감동적이고도 사실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장면 하나 하나 허투루 쓰지 않은 깔끔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로렌조 오일 (Lorenzo's Oil, 1992)

<감독 : 조지 밀러 / 출연 : 닉 놀테, 수잔 서랜든>

 

 

오도네 부부는 5살짜리 아들 로렌조가 있습니다. 로렌조는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ALD(부신백질 이영양증)이란 희귀병 진단을 받고 3년이란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됩니다. 절망에 빠질 틈도 없이 오도네 부부는 의사도 포기한 이 병의 치료방법을 찾기 위해 매일같이 도서관과 연구소를 드나들며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ALD에 올리브유가 특효가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일명 '로렌조 오일'을 개발하게 됩니다. 이로써 같은 병에 고통 받는 다른 아이들 치료에도 도움을 주게 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세상의 그 어떤 부모보다도 더 헌신적인 오도네 부부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의사들은 부부에게 호의적이지 않지만 그 또한 의사로서의 사명과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에 기반을 하고 있을 겁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인간이 못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한 인간에게 동기부여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게 만드는지를 알 수 있어요. 오도네 부부의 동기부여는 사랑하는 '로렌조' 였겠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2011)

<감독 : 민규동 / 출연 : 배종옥, 김갑수, 김지영>

 

 

인희는 3대가 함께 사는 집의 며느리입니다. 치매 걸린 시어머니, 무뚝뚝한 남편, 잘난 딸, 삼수생 아들, 이들을 돌보는 인희에게는 또 다른 골칫거리가 있습니다. 도박에 빠져 정신 못 차리는 남동생까지… 감당하기 힘든 인희는 어느 날, 자궁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족들은 모두 충격에 빠집니다. 아프면 약이나 사먹으라고 핀잔 주던 의사남편, 말 안 듣는 자식과 동생, 그리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시어머니까지 그녀는 이들을 두고 어떻게 하늘 나라로 갈 지 막막합니다. 어느 날,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것만 같던 엄마가 우리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이들은 그제서야 진짜 '가족'이 됩니다.

제목부터 뭔가 호들갑스러울 것 같은 이 영화는 제가 본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였습니다. 눈물을 참기가 정말 힘든 영화인데요, 책으로 먼저 읽어 내용을 다 알고 있음에도 책보다 더 슬픈 것 같더군요.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 중에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냐고 되묻는 영화였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소중함을 몰랐던 부모님께 조금 더 잘하자고 다짐하게 되는 기특한 영화랍니다.

 

 

 

 

 

어바웃 타임 (About Time, 2013)

<감독 : 리차드 커티스 / 출연 : 돔놀 글리슨, 레이첼 맥아담스, 빌 나이>

 

 

모태솔로 팀은 성인이 되는 날, 아버지로부터 놀라운 비밀을 전해 듣습니다. 바로 집안 남자들은 과거로의 '시간여행' 능력이 있다는 것. 훗날, 팀은 런던에서 첫눈에 반한 메리를 만나고 그녀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고군분투합니다. 그녀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팀은 어느 날 거스르면 안 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내 아버지가 간직한 비밀을 알게 됩니다. 아버지 또한 시간을 거스르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걸 안다는 것. 그것이 자신 때문이라는 라는 것을... 비록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결코 거스르지 말아야 할 시간이 있다고…

 

영화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이란 특별한 능력에 집중하고 있지 않습니다. 시간여행을 통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현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격적인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시간여행이라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고작 한다는 게 사랑이나 쟁취하려는 거냐고 말씀하실 수도 있지만, 자신이 죽더라도 지켜야 할 가족이 있다고, 이것은 결코 거스르면 안 되는 거라고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죽어가는 아버지를 보며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온전히 이해하게 됩니다.

 

 

 

 

 

동경가족 (東京家族, Tokyo Family, 2014)

<감독 : 야마다 요지 / 출연 : 츠마부키 사토시, 아오이 유우, 하시즈메 이사오, 요시유키 카즈코>

 

 

외딴 섬에 사는 히라야마 부부는 동경에 사는 자식들을 만나기 위해 상경합니다. 의사로 성공한 첫째 아들, 미용실을 운영하는 둘째 딸, 프리랜서로 언제나 부모의 걱정거리인 막내 아들. 일상에 바쁜 자식들은 부모의 상경을 부담스러워하고, 노부부는 시내의 한 호텔로 밀려납니다. 친구들은 자식농사 잘 지었다고 부러워하지만 이들의 신세는 호텔방 신세…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합니다. 영화는 지금부터 가족이란 의미를 다시금 해석합니다.

 

오즈 야스지로의 1953년 작품 <동경이야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자식들에게 효(孝)를 강요하지 않으며, 자식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부모의 눈으로 조용히 관조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세대와는 다른 바쁜 현대생활에서 부모에게 헌신할 수 없는 자식들의 현실, 이런 무심한 자식들을 만나서 "오길 잘했다."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사소한 일상들의 순간순간을 잘 포착해서 꾸려낸 연출력이 돋보입니다. 누구 하나 죄인으로 만들지 않으면서, 누구나 숙연하게 만드는 잘 만든 가족영화입니다.

 

 

 

 

 

마치며…

 

부모님은 늘 그 자리에 계실 것만 같고, 우리의 부모 자식 관계는 영원히 지속될 것 같지만, 세월이 흐르면 위치가 바뀌고 우리는 늘 후회합니다. 출근길에 부모님께 소리를 버럭 지르고 나온 마음 같이 내내 마음이 무겁듯이, 오늘 소개해드린 다섯 편의 영화를 보고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면, 오늘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보세요. 조금 이르지만 추석명절 모두 잘 보내시고요, 고향에 갈 수 없다면 오늘 소개해드린 다섯 편의 영화들로 외로움을 살살 달래보시든지요.. ^^*

 

※ 이 글은 코오롱그룹에 기고한 글의 요약입니다. 원본은 → http://blog.kolon.com/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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