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음식이 한 상에 차려지는 이천 '나랏님' 이천쌀밥'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이천은 예부터 전국에서 생산되는 쌀 중에 가장 최고의 맛을 가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임금님의 수라상까지 올랐을 만큼 밥맛이 좋았다고 하죠. 지금도 ‘이천쌀’하면 사람들이 알아주죠. 그 명성이 지금까지 이어져 매년 10월이면 이천쌀문화축제를 열고 쌀에 대한 자부심을 전국에 알려오곤 했었는데, 이천에 여행을 왔으니 당연히 밥맛을 보러 이천쌀밥집 ‘나랏님’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이천의 사음동 삼거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크고 작은 한정식집이 길게 들어서 있는데, 그 중에 으리으리한 규모로 가장 눈에 띄는 ‘나랏님’입니다. 큰 규모만큼이나 멋스러운 한옥이 마음에 들어 한정식을 먹으러 이곳으로 들어가봤습니다. 맛이 어떨까 궁금하네요.

 

 

 

 

 

 

 

밖에서 봤을 때 건물이 커서 2층정도는 되는 줄 알았는데 들어가보니 지붕인 높은 1층 식당입니다. 높은 지붕을 한옥처럼 꾸며 놓아 옛날 부자 양반집 대청마루에서 식사대접을 받는 느낌이었어요.

 

 

 

 

 

 

자, 메뉴판을 한 번 볼까요~ 나랏님에서는 이천쌀밥정식(가격 12,000원)의 기본 상차림에서 간장 게장을 추가한 간장게장정식(19,000원)이 있네요. 또 기본 상차림에서 떡갈비, 주꾸미볶음, 묵밥 3가지를 추가한 나랏님정식(19,000원)이 있는데, 저는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어서 가장 상차림이 푸짐한 나랏님정식으로 주문해봤습니다. 근데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네요.

 

 

 

 

 

 

음식을 코스처럼 차례대로 가져오는 게 아니군요. 특이하게 널찍한 나무 판때기 같은 상에 모든 음식을 차려 한꺼번에 들고 와서 상위에 끼워줍니다. 주문한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금방 이렇게 한 상 푸짐하게 차려주니 허기를 금방 채울 수 있어 좋네요.

 

상차림을 보면 식사의 주인공인 이천쌀 솥밥과 함께 떡갈비, 주꾸미볶음, 황태구이 등 주메뉴 5가지와 잡채, 양념게장, 부침개 등 14개의 밑반찬, 된장찌개 등 총 스무 가지의 반찬이 나왔습니다.  두 사람이 먹는 밥상인데 참 푸짐해서 먹기 전부터 배가 부른 것 같아요.

 

 

 

 

 

 

그런데 밑반찬들은 전체적으로 평범한 집 반찬 맛이고요, 부침개는 바삭하니 좋긴 한데 따뜻하지가 않아 약간은 실망이군요. 매콤달콤하게 양념한 양념게장은 작지만 살이 꽉 차서 맛이 좋았는데 아직 맛보지 못한 반찬이 많아 추가 주문하고 싶었지만 참아 봅니다.

 

 

 

 

 

 

황태구이, 삼겹살구이, 조기구이 주메뉴 중에 구이요리인데, 솔직히 그다지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것도 아니에요. 가장 큰 이유는 미리 만들어 놓아서 그런지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식었고 수분이 말라 있어 맛이 좀 떨어졌어요. 왜 방금 구운 생선이 맛있고, 고기도 바로 구워서 따뜻할 때가 제일 맛있잖아요. 맛을 보면 간도 적당하고 재료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미리 만들어 놓은 듯 음식은 차갑지만 않을 뿐 식어있었고, 살짝 말라서 식감이 딱딱하고 질긴 편입니다. 따뜻했다면 훨씬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었을 것 같네요.

 

 

 

 

 

이건 시원한 묵밥인데요, 도토리묵에 각종 채소를 채 썰어 새콤달콤하게 양념해서 시원하게 먹는 음식입니다. 요즘 날씨가 초여름처럼 더워서 그런지 마침 시원하게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건 두툼하고 큼직하게 구워 나온 떡갈비입니다. 짜지 않고 적당히 간이 잘 되었고 소고기로 정성 들여 만들긴 했는데, 이 음식 또한 식어서 씹어도 육즙은 안 나오고 퍽퍽해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맛은 있는데…. 왜 음식들이 다들 식어서 나오는지… 에고

 

 

 

 

 

 

이건 칭찬 좀 할 수 있겠네요. 매콤한 주꾸미볶음인데요. 이 식당은 전체적으로 양념은 다 맛있는 것 같습니다. 숯불향이 은은하게 배어 매콤하면서 뒷맛이 달콤하니 좋은데요, 이것도 식어있지만 그나마 맛이 있더라고요.

 

 

 

 

 

 

오늘의 주인공 이천 쌀밥입니다. 작은 무쇠 솥에 방금 지은 쌀밥입니다. 오늘 주문한 음식 중에 유일하게 뜨끈뜨끈한 밥! 반찬들의 맛은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밥맛은 역시 이천쌀밥입니다. 고슬고슬한 밥이 찰지고 윤기가 흘러 고소하더라고요.

 

 

 

 

 

 

쌀밥을 그릇에 퍼놓고 솥에 따뜻한 물을 부어 뚜껑을 덮어 놓고 식사를 하고 있으면 누룽지가 생기는데요, 밥맛이 놓으니 누룽지 맛도 좋아서 조기구이 얹어서 맛있게 싹싹 긁어먹고 왔습니다.

 

그나마 밥맛은 아주 좋아서 식사를 맛있게 마칠 수 있었어요. 잘 지은 밥은 김치나 장아찌만 있어도 맛있죠. 이 식당은 메뉴가 다양하고 양도 푸짐하면서 간도 잘 맞았는데 미리 만들어 놓은 듯이 음식들은 따뜻하지 않고 식어서 식감이 뻣뻣하더라고요. 한정식의 핵심은 ‘따뜻한 밥상’인데 조금 아쉽습니다. 나랏님 근처에는 크고 작은 한정식집에 길게 늘어서 있는데, 선택을 잘하셔서 이천쌀밥은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10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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