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으로 떠나는 한적한 여름휴가. 평창 '에코그린 캠퍼스(대관령 삼양목장)'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 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상으로 나를 떠미는 것

매년 여름휴가를 주구장창 바다로만 떠나셨나요? 올해는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백두대간의 대관령 산꼭대기로 한 번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얼마 전 대관령 삼양목장의 이름이 ‘에코그린 캠퍼스’로 바뀌었습니다. 이곳은 겨울에 폭설이 내리면 가끔 찾는 곳인데, 여름 풍경을 직접 눈으로는 한 번도 보질 못했어요. 이곳은 사계절 모두 다른 옷을 입고 있어 언제 가도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인데, 봄에는 만발한 들꽃들이, 여름엔 바람에 일렁이는 목초의 바다가, 가을엔 목장 계곡을 따라 난 화려한 단풍들, 그리고 겨울엔 가슴까지 차오르는 끝없는 눈의 세계가 장관을 이룹니다.

에코그린 캠퍼스의 크기는 600만평 규모로 여의도의 7.5배이고 남한 전체 면적의 1/5,000 정도의 크기로 동양에선 가장 큰 초지목장입니다. 이곳에선 900마리의 육우와 젖소를 키우는데 워낙 넓은 탓에 1년에 소의 발자국이 닿지 않는 곳이 대부분일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소를 보고 양몰이 공연을 보는 건 온전히 운입니다. 소를 풀어 놓지 않는 날도 있고, 비가 오지 않아도 양몰이 공연을 안 하는 날이 있더군요. 제가 찾은 날이 그 날이었어요. 할 수 없이 풍경만 구경해야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일상에 찌들었던 나에게 충분한 치유가 되었습니다.

 

 

여기가 대관령 삼양목장 아니, 에코그린 캠퍼스 입구에요. 여기가 해발 850미터인데 정상인 동해전망대까지 올라가면 해발 1,140미터가 됩니다. 순수하게 550미터 고도 차이를 차를 올라가야 하는 어마어마한 곳이에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우리에겐 셔틀버스가 있으니까요. 셔틀버스는 매시간 정각과 30분에 산 정상으로 출발하는데 5월~11월에만 운행합니다. 다른 계절은 직접 승용차를 가지고 정상까지 올라가거나 걸어서 올라갈 수 있어요. 그리고 버스가 올라갈 때는 논스톱으로 정상까지 바로 올라가고, 반대로 내려올 때는 중간 기점 4곳에 정차를 하는데, 그곳에서 내려서 구경하며 내려오면 되겠습니다.

 

 

 

 

 

 

입구에서 20분 가량 버스가 달리고 정상 동해전망대까지 한 방에 올라왔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나무데크로 돋아 올린 부분이 동해전망대인데, 이곳 높이가 해발 1,140미터 정도 되는 곳이에요. 사방이 시야가 탁 트여 있는 곳이라 바람도 시원하고 어수선했던 내 머릿 속도 시원하게 해소되는 느낌입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멀리 강릉 주문진도 보이고 경포호도 보입니다. 날씨가 조금 맑았다면 더 멀리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여기서 1월 1일 일출 보는 것도 장관인데요, 그때 기온이 영하 30도 가량 돼서 코에 고드름을 달고 본 기억이 있네요.

 

 

 

 

 

 

 

 

 

 

 

정상 부근에는 풍력발전기가 백두대간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요. 대관령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요놈들 소리가 슝슝~거리며 무섭게 돌아갑니다. 주변으로 총 53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어찌나 바람이 많이 불던지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로 강릉의 60%인 5만가구 이상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풍경이 별로인 이 사진을 제가 왜 보여드릴까요? 이곳의 겨울에 눈이 얼마나 많이 내리는지 보여드리려고요. 겨울엔 정상부근에 눈이 정말 말도 못하게 많이 내립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높이가 가늠이 잘 안되실 텐데, 좌우로 치워놓은 눈의 높이가 3-4미터 정도로 성인 남자의 키보다 훨씬 더 높습니다. 바람은 또 어찌나 불어대는지 나무의 머리가 다 왼쪽으로 제쳐졌네요. 춥고 바람은 많이 불지만 이곳의 겨울은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곳이죠.

 

 

 

 

 

 

내려가는 셔틀버스도 올라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30분 마다 한번씩 내려가는데, 저는 목책길을 따라 걸어서 내려가 볼게요. 내려가는 총 거리는 4.5km인데 소요시간이 80분 정도 걸립니다. 걸어가는 길은 약간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번갈아 나오는데,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아 걷는데 그리 힘들지 않아요. 그런데 일행 중에 아이들이나 노약자가 있다면 중간기점 4곳에서 정차하는 셔틀버스를 적절히 섞어서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목책길 중간 중간에는 쉬어갈 수 있도록 그늘에 벤치를 만들어 뒀어요. 그런데 걸어가는 사람은 저밖에 없고 정산 근처에서만 사람들이 몰려 있고 목책길은 거의 비어 있어서 온 세상이 마치 내 것인 양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내려갑니다.

 

 

 

 

 

 

 

 

 

 

 

조금 내려오니 정상에서 보이던 사람들은 죄다 어딜 갔는지 사람이 없어 전 더 좋더군요. 길 옆으로 여름 바람에 일렁이는 목초가 참 아름답습니다. 이곳의 목초들은 2011년부터 모두 유기축산 방식으로 키우고 있는데,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풀을 소와 양들에게 먹이고 있어요. 그래서 이름 앞에 ‘에코그린’이란 말을 넣었나 봅니다.

 

 

 

 

 

걸어 내려가는 길은 흙 길과 나무데크가 적절히 섞여 있는데, 경사가 가장 급한 곳이 여기였어요. 그래도 그리 긴 코스가 아니라 걸어갈 만 하네요. 무릎이 조금 안 좋으시거나 걷기에 조금 무리가 있다 싶으면, 그냥 셔틀버스 타시는 것도 좋습니다.

 

 

 

 

 

 

전 아직까진 무릎이 쌩쌩한 나이라 종아리는 좀 당겨도 그럭저럭 견딜 만 하네요. 길 옆으로 보이는 목초지가 마치 프랑스의 평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법 이국적이죠?

 

 

 

 

 

 

정상에서 약 1.5km 정도 걸어 내려오니 앞에 큼직한 나무 한 그루가 보입니다. 저 나무는 드라마 <연애소설>과 <베토벤 바이러스>에 등장했던 곳인데, 저곳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요. 몇 년 전 겨울에 왔다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허벅지까지 빠지는 바람에 이 길을 못 걸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 사진은 방금 보신 사진을 연애소설 나무에서 거꾸로 바라보고 겨울에 담은 사진입니다. 1미터 정도되는 목책이 눈 속에 파묻혀 버려서 쉽게 걸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제 생각엔 겨울은 또 나름의 시큰한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방목해둔 소를 조금 볼 수 있나 싶어 계속 걸어 내려왔지만, 이날 소는 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 이건 정말 운인 것 같습니다. 관리자에게 물어보니 소들을 방목을 하는 날도 있고 안 하는 날도 있다는데, 그건 그날그날 달라 종잡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양 방목지에는 양들은 많이 있어 귀여운 양들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누구 하나 머리를 들지 않고 부스럭대며 풀을 뜯고 있는 게 상당히 귀엽네요.

 

 

 

 

 

 

목양견이 양몰이를 하는 공연도 매일 3회씩 열리는데, 제가 찾은 날은 3회 모두 취소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비 오는 날 쉰다고 하던데, 오늘은 날이 이렇게나 맑은데도 그냥 쉰답니다. 그게 그렇게 박진감 넘친다던데, 못 봐서 조금 아쉽게 되었지만 타조들 먹이 주며 노는 것도 즐겁습니다.

 

 

 

 

 

 

 

 

 

 

 

타조 방목지에서 예쁜 길을 따라 조금 더 내려오면 양 먹이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나옵니다. 큰 양들은 모두 방목장에서 풀어놓고 먹이를 먹이고, 새끼 양들은 여기서 먹이체험으로 건초를 주더군요. 건초는 별도로 구매할 필요 없고 한쪽에 수북이 쌓아 두어서 맘껏 가져다 먹일 수 있습니다.

 

 

 

 

 

 

 

 

 

 

 

큰 양들은 아이들이 조금 무서워하는데, 새끼 양들이라 아이들이 다들 좋아하네요. 여기 사람이 제일 많은 것 보니 인기가 좋나 봅니다. 저도 한 움큼 줘봤는데, 싸우지 않고 잘 받아 먹어 주는 저도 신납니다. 신기한 건 얘네들 바닥에 떨어진 건 또 안 먹더라고요. 손으로 쥐어 주는 건 잘 받아 먹습니다. 늬들 땜에 나도 즐거웠음메~~~

 

 

 

 

 

 

그렇게 다시 처음 셔틀버스 타고 올라갔던 광장으로 내려왔습니다. 실제 걸리는 시간은 구경 조금 하면서 내려오니 2시간 정도 걸리네요. 대관령에 있는 여러 곳의 목장을 가봤는데, 사계절 언제 와도 만족스러운 곳은 에코그린 캠퍼스였어요. 중간 중간 쉴 곳도 많이 마련되어 있고, 셔틀버스 돌아다니는 것도 만족스럽고, 그리고 가장 좋은 건 ‘볼거리’가 많다는 겁니다.

 

올해 여름휴가는 식상한 바다 말고,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백두대간이 펼쳐진 에코그린 캠퍼스는 어떠세요? 가족 모두에게 만족스런 한 나절이 될거에요. 추천합니다.

 

+ 입장료 : 어른 8천원, 소인(36개월~고등학생) 6천원

+ 관람시간 : 오전 8시30분 ~ 오후 5시30분(5~8월), 5시(3,4,9월), 4시30분(2,10월), 4시(11월~1월)

+ 양몰이 공연 시간 : 11시, 13시, 15시 하루 3회 (우천시 공연 없음)

 

 대중교통 이용팁

 

1. 동서울 터미널(횡계 시외버스 터미널 행)

    - 첫차: 6:32 I 막차: 20:05 (소요시간: 2시간 30분)

    - 일반: 14,500원 I 중고생: 11,600원 I 초등: 7,300원

 

2. 원주 터미널(횡계 시외버스 터미널 행)

    - 첫차: 07:00 I 막차: 19:40 (소요시간: 1시간 40분)

    - 일반: 7,300원 I 중고생: 5,800원 I 초등: 3,700원

 

3. 춘천 터미널(횡계 시외버스 터미널 행)

    - 횡계 소요시간 : 2시간 (160.7km)

    - 일반: 14,300원 I 중고생: 11,400원 I 초등: 7,200원

 

4. 강릉 터미널(횡계 시외버스 터미널 행)

    - 첫차: 06:00 I 막차: 20:00 (소요시간 : 30분)

    - 일반: 2,500원 I 중고생: 2,000원 I 초등: 1,300원

 

5. 횡계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목장까지는 택시를 이용해야 합니다. (도보의 경우 1시간 20분 소요)

    - 택시 이용 정보 : 횡계 시외버스 터미널 → 대관령 삼양목장

    - 총 거리 약 7km

    - 예상시간 15~20분

    - 예상 택시비 13,000원(통행료 없음)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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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이 10개 있습니다.

      • 몇 년 전 겨울에 갔는데,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못 올라갔던 적이 있어요 .. 눈이 진짜 많이 오긴 하네요 ...
        푸르른 날에 다시 가보고 싶어지는군요 .. ㅎㅎ

      • 바다와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눈은 정말 겁나게 왔더라고요.
        태어나서 가장 많은 눈을 본 곳이 여긴거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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