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엔 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 막국수가 제맛입니다. 이번 강릉여행의 첫 식사는 강릉에서 유명한 삼교리 동치미 막국수 식당으로 갔어요. 한국관광공사 직원들과 여러 트래블로거들과 함께 갔었는데, 대체적으로 맛이 괜찮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막국수를 좋아해서 전국을 다니면서 많이 먹어봤는데, 이곳도 만두와 전병을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맛있더라고요. 날이 더워 그런지 살얼음 동치미 육수를 올려 먹으니 좋네요. 됨됨이가 어찌되나 들어가 볼까요~
강릉 삼교리 일대에는 동치미 막국수 하는 곳이 제법 많이 몰려 있어요. 원조는 '삼교리 원조 동치미 막국수'란 상호로 영업을 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서 그런지 비슷한 이름의 가게들이 많이 있더군요. 간판에 있는 이름들이 모두 고유명사와 지역명이라 상표등록을 할 수 없어 그런가 봅니다.
입구를 들어서니 가게 한 편에서 메밀가루를 직접 빻아 내서 면을 만들고 있더군요. 열에 약한 메밀가루의 향이 날아가는 걸 최대한 막기 위해 느리고, 곱게 갈아 부드러운 면발을 그날 그날 만들어 쓴다고 하네요. 식당에서 이런 장비를 보는 것도 이색적이네요.
메뉴판을 볼까요. 우리 일행은 동치미 막국수와 열무비빔 막국수, 그리고 메밀만두와 메밀전병을 하나씩 주문했어요. 가격은 위 메뉴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열무김치 밑반찬에 만두, 그리고 전병이 먼저 나왔어요. 큰 뚝배기에 담겨 있는게 동치미군요. 곱게 갈린 살얼음이 동동 떠 있어 시원새콤함이 벌써 입안에 도는 것 같네요.
메밀반죽으로 만든 고기만두. 크기는 어린아이들 주먹 만한 크기네요.
만두 속이 꽉 차서 작아도 제법 양이 많게 느껴집니다. 막국수 한 그릇에 만두 두 개만 먹어도 배가 불끈 올라오네요. 맛도 괜찮습니다.
역시 기름으로 윤기가 좔좔 흐르는 음식이 맛있어 보입니다. 제가 강원도 음식 중에 가장 좋아하는 메밀전병. 안에 김치속이 들어 있어 간도 간간하니 잘 맛고 기름에 구워 나와서 고소하고 짭쪼롬한게 맛이 좋아요.
뭐니뭐니해도 오늘의 주인공은 이 동치미 국물이겠죠? 삼교리 동치미는 가을무를 이용해 만들어 -2℃에서 살얼음 상태로 보관하는데, 톡쏘고 알싸한 맛이 특징입니다. 국수에 부워먹기도 하는데, 전 컵에 따라서 육수처럼 마셨는데 꽤나 시원하고 맛있네요.
이건 열무비빔막국수에요. 여기에 동치미 국물을 조금 넣어 비벼 먹으면 맛이 끝내줍니다. 빨간색 양념이 많이 있어 생각보다 제법 매운 맛인데, 알싸한 동치미와 잘 어울립니다. 빨간 소스의 특징이 고춧가루는 넣지 않고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그 밖에 김과 참깨가루를 듬뿍 올려서 맛이 산뜻하고 구수합니다. 그리고 고명은 여름에는 열무김치를 올리고 겨울에는 배추김치나 갓김치를 쓴다고 해요. 열무김치는 여름의 인삼이라고 할 정도로 제철 건강 식재료죠. 거기에다 일년 이상 숙성해서 깊은 맛을 내는 시원한 동치미를 올려 먹는 막국수는 맛이 꽤나 좋습니다.
이건 동치미 막국수에요. 빨간 양념은 없고 동치미만 부어 먹는 겁니다. 비빔과 비교하면 열무와 양념만 빠진 상태인거 같네요.
맛있게 먹는 법은 설탕을 조금 넣고 겨자와 식초를 조금 뿌린 뒤, 동치미를 듬뿍 부어 먹으면 됩니다. 그런데 설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빼고 먹는게 더 산뜩하겠더군요. 저는 조금 넣어 봤는데 설탕은 안 넣는게 더 맛있을 거 같더라고요.
살얼음 동치미, 이거 정말 물건입니다. 땀 삐질삐질 흘리는 여름 여행에서 이만한 보양식이 또 있을까 싶어요. 몇 젓가락 먹다보면 더위도 한풀 꺽이고, 속까지 다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이곳의 면발은 메밀 85%에 고구마전분을 15% 쓴다고 하던데, 면발이 많이 찰지지 않아 전 괜찮았어요. 보통 고구마전분이 조금 많이 들어가면 구강구조가 이상해서 면발이 안끊기는 사람들 있죠? 제가 딱 그런데 여긴 잘 끊기고 술술 넘어가서 좋습니다.
더운 여름여행에선 시원한 음식 먹고 즐거운 강릉여행 되세요~
3편 계속...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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