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에서는 매년 10월 대하축제가 열립니다. 전국에서 대하축제가 열리는 곳은 제가 알기론 딱 세 군데밖에 없는데,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와 무창포 대하.전어축제, 그리고 안면도 백사장항 대하축제 이렇게 있습니다. 백사장항에서 올해는 10월 9일부터 11월 1일까지 약 한 달간 열립니다. 태안 안면도는 전국에서 자연산 대하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이니 올 가을 대하 원 없이 드시고 싶은 분들은 꼭 찾아보아요. 수도권에서 1시간 정도면 달려갈 수 있는 곳이라 거리에 대한 부담도 적은 편이네요. 저도 이번 태안여행에서 두 끼를 해산물과 대하로 배를 채웠는데, 제철 자연산 대하는 씹을수록 단맛이 나와 정말 맛있었어요. 두 곳의 식당은 다른 글에서 보여드리기로 하고 이번은 백사장항 구경을 해보겠습니다.
백사장항 하면 저 꽃게다리가 유명합니다. 공식명칭은 ‘대하랑 꽃게랑 인도교’입니다. 이쪽 백사장항과 반대편 드르니항을 연결하는 인도교인데, 꽃게가 앞다리를 벌리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네요. 요즘은 일몰 때 야경 찍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제가 찾은 날은 대하축제 전인 9월 말이었는데도 사람으로 넘쳐납니다. 모두 제철 맞은 대하와 꽃게를 먹으러 온 모양입니다.
가을은 또 망둥어의 계절이죠. 부산말로 ‘꼬시래기’라로 부르는 작은 물고기는 전어와 함께 가을에 가장 맛나는 물고기 중 하나에요. 물 빠진 해변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참 많네요.
아빠는 낚시하고, 아이는 아빠가 뭘 잡아오나 해변에 앉아 기다리고 있네요. ^^*
얼마나 잡았나 내려가 보니, 망둥어 한 마리가 있어요. ㅎㅎㅎ 대체 얼마 동안 한 마리만 잡았냐고 물어보니 이제 막 와서 한 마리 가뿐하게 올렸다고 말하네요. 오래 전 부산 바닷가에 이맘때 낚싯줄 던지면 망둥어가 정말 많이 올라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대하를 조금 사려고 시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요즘 대하가 작년보다 많이 잡히질 않아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하네요.
매일 가격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제가 찾은 날은 자연산 대하는 1kg(30~40마리)에 2만원~3만원, 양식은 1만5천~2만5천원 하더군요. 그런데 대하 1kg면 양이 제법 많아서 식구가 많지 않다면 500g만 사고, 전어나 다른 걸로 함께 먹는 게 좋습니다. 이게 기름기가 많아서 많이 먹으면 물리거든요.
캬~ 꽃게도 실하네요. 제철 살아 있는 꽃게를 찜으로 먹으면 입에서 녹아 내리죠. 꽃게는 1kg에 1만원 정도 하더군요.
캬~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가을 전어. 전어도 요즘 많이 잡혀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대하 500g에 전어 몇 마리면 2-3인 가족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거에요. 전어구이 정말 맛있죠!!!
백사장항 주변 수산시장은 규모가 그리 크진 않지만 가격 면에선 다른 시장보단 조금 저렴한 것 같더군요. 조금 있으면 대하축젠데 대하 어획량이 좋질 않아 예년보다 조금 비싸졌어요. 작년엔 kg에 15,000원 정도 했으니까요.
이곳에서 유명한 길거리 음식은 바로 새우튀김과 대하튀김, 그리고 꽃게튀김이 있죠! 여기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에 하나에요. 뭘 먹을까~
오우~ 노릇노릇 잘도 익었네요. 다음 일정이 점심식사지만 도무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군요. ^^*
꽃게튀김도 정말 먹음직스럽죠? 지금 제철이라 속에 살이 꽉꽉 들어차 있을 거에요.
대하는 점심과 저녁 때 두 번에 걸쳐 사먹기로 했으니 새우튀김을 몇 개 샀습니다. 역시 현지에서 방금 튀긴 새우는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습니다. 정말 맛있네요. 가격은 개당 500원입니다.
고동도 걸어 다니며 쪽쪽 빨아먹을 심산으로 한 컵 샀습니다. 함께 계산하느라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천원정도 준 것 같습니다.
숙소가 팬션이라면 이런 거 조금씩 사서 저녁에 삶아먹고 구워먹고 정말 행복하겠네요. 1kg 단위로 가격이 적혀 있는데, 몇 백 그람 씩도 파니까 조금씩 여러 종류를 사는 게 좋습니다. 아니면 2만원어치 여러 개 섞어 달라면 그렇게도 해줍니다.
꾸덕꾸덕 말린 생선도 가격이 얼마 안 하네요. 수도권에선 말린 생선 잘 안 먹는데, 수산물이 많이 나는 지방에선 많이들 해먹죠. 이렇게 해야 보관을 오래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생선은 조림이나 구이 할 때 말린 걸로 하면 식감이 쫄깃하고 좋아요.
이건 떨이로 파는 건가요. 제법 씨알이 굵은 망둥어도 한 상자에 만원밖에 안 합니다. 취미나 재미는 제쳐두고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면 망둥어 낚느라 미끼 1만원 쓰느니 그냥 여기서 한 상자 사는 게 더 싸게 먹히네요. ^^*
작지만 있을 건 다 있습니다. 건어물 점에서 반찬으로 쓸 작은 멸치와 오징어 한 축을 사들고 점심 먹으러 가볼까요~
그런데 요즘 태안에 버스나 트럭을 이용한 카페가 정말 많이 생겼더라고요. 백사장항도 그렇고 꽃지해변에도 몇 개 있어요.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좋습니다. 배고파 급히 식당으로 향하는 길만 아니었다면 이런 곳에서 커피 한잔 하고 가고 싶지만, 맛있는 점심식사를 예약해놔서 마음이 급합니다. ^^*
도시에선 먹어볼 수 없는 싱싱한 대하와 꽃게가 그립다면, 안면도 백사장항 대하축제에 꼭 가보세요. 가격도 저렴하고 주변 식당도 많아서 하루 맛나게 보내고 오기 참 좋습니다. 서해안고속도로 타면 금방이니 수도권에서 찾아가기도 쉽고요.
+ 주소 :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
+ 축제기간 : 10월 9일부터 11월 1일까지
+ 주차료 : 무료
3편 계속...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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