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는 500년 전부터 형성되었던 이씨 집성촌인 외암민속마을이 있습니다. 현재도 80여 가구의 주민이 초가집과 기와집에 거주하고 있는데, 중요 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언뜻 보면 사람은 살지 않는 한국민속촌 같은 분위기지만 실제 사람이 거주하는 참판택, 병사댁, 감찰댁, 참봉댁, 영암댁, 종손댁 등 택호가 정혀저 있는 곳도 많더군요. 외암이라는 마을 이름은 조선 숙종 시절, 학자 이간(李柬)이 설화산의 높고 큰 형상을 따서 호를 외암(巍巖)이라 지었는데, 그의 호를 따서 마을 이름도 외암이라고 불렀지만, 훗날 획수를 줄여 외암(外巖)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민속마을 가을풍경 구경하러 내려가 볼까요~
매표소 바로 앞 마을 입구엔 개천이 하나 흐르는데,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네요. 마을 가운데로는 인공 수로를 만들어 정원도 꾸미고 연못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엔 여름에 한번 다녀왔었는데, 가을 풍경도 참 멋집니다.
이곳엔 아직 추수를 하지 않았더라고요. 덕분에 황금들판도 구경하게 되네요.
대부분의 가옥엔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니 남의 집 대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면 안되요~
낮은 돌담과 초가집이 참 잘 어울립니다. 멀리 보이는 큰 느티나무는 600년을 살았다네요. 높이가 21미터나 됩니다.
돌담과 조금씩 색이 바래지는 담쟁이넝쿨, 가을냄새 나나요?
초가집 처마 아래로는 곶감을 말리고 있어요. 예전에 겨울에 단 음식을 먹을 수 없던 시절엔 이만한 군것질 거리가 없었을 겁니다.
음력 9월 9일이 한참 지났는데, 아직도 활짝 피어 있는 구절초. 올해 워낙 따뜻해서 은행도 물드는 게 조금 늦고 다들 조금씩 늦네요.
여긴 아산 건재고택입니다. 조선후기 성리학자인 외암 이간 선생이 태어난 집입니다. 내부에 정원이 그렇게 예쁘다고 하던데, 현재 주민이 거주하고 있어 안으로는 들어가 볼 수가 없네요.
건재고택 앞에는 엄청나게 큰 은행나무가 한 그루 있고, 그 앞으로 또랑이 흘러가고 있어요. 몇 년전 이곳에 왔을 때 저 또랑에 빠져 옷이 홀딱 젖었던 적이 있었죠. ㅎㅎㅎ 마을 뒷산은 설화산 앞으로는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인공적으로 끌어와 여러 집을 통과하게 만들었는데, 이 물로 생활용수로도 사용하고 정원도 꾸미는 등 지혜가 돋보입니다.
백 년은 훨씬 넘어 보이는 은행나무 가지 뻣은 모양이 정말 멋지네요.
이 골목길이 참 재미있습니다. 왼쪽은 기와담으로 양반가의 기와집이고, 오른쪽은 돌담으로 하인들이 머무는 초가집 건물들이 있어요. 옛날의 마을 구조를 가만 보면 마을 깊은 곳엔 주인댁이 살고, 마을 바깥에서 주인댁을 보호하는 모양새로 하인들의 초가집들이 둘러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나무들이 정말 우람한 것들이 많네요.
감나무에 감을 하나도 따질 않아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감이 많이 열렸네요. 달디 단 대봉이네요.
외암민속마을에서 집 안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은 한두 곳 말고는 없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 보단, 담 너머 보더라도 이렇게 사람이 사는 집 구경이 더 재미있네요.
마을 중앙에는 작은 소나무 숲도 있어요. 경주의 계림이나 삼릉에서 보던 묘하게 생긴 그런 소나무네요.
웬일로 그네에 사람이 없어요! 혼자 여기서 10분은 타고 놀았네요. ㅎㅎㅎ
외암민속마을 매표소에서 길 따라 몇 백미터 더 올라가면 저잣거리가 있어요. 사람들은 이곳에 더 많이 가는 것 같던데 뭔가 싶어 가보니...
점방도 있고, 식당도 있고 아이들 체험 거리도 조금 있네요. 예전엔 저잣거리는 없었던 것 같은데 앞에 대형 주차장도 하나 만들고 점점 발전하는 모습입니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가을풍경 느끼고 싶다면 충남 아산의 외암 민속마을도 좋습니다. 고속도로 타고 한시간 정도면 달려올 수 있으니 언제든 한번 들러보세요. 점빵에서 불량식품도 좀 드시고요 ㅎㅎㅎ
+ 민속마을 입장료 : 어른 2천원. 어린이/청소년 1천원
+ 관람시간 : 9시 ~ 5시 (하절기 3월~10월에는 6시까지)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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