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갔으면 회를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버립시다! 가 아니고 전 해산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지나다 만난 한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 더군다나 비가 꾸덕꾸덕 오는 날에 차가운 음식보다 따뜻한 음식이 먹고 싶어 지나다 전주초가집이란 식당이 보이길레 들어가 봤습니다. 근데 간판은 초가집인데 가게는 초가집이 아니네요. ㅎㅎㅎ 여긴 뭐가 맛있을까요~
역시 비오는 날, 오후 식사시간이 끝났을 때 찾아가니 한가하고 좋네요. 여행에서 식사시간은 오후 4시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기다리지도 않고 번잡스럽지도 않고 말이죠.
이야~ 내부는 거의 박물관 수준인데요? 옛날 초가집에서 사용하던 물건들 죄다 갖다 놨나봐요. 건물이 초가집이란 말이 아니었군요. 가게 가운데는 화목난로가 하나 있는데, 위에 양은도시락을 올려뒀네요. 저런 도시락은 제가 고등학교 때까지 들고 다녔었죠. 밀봉이 안되어 안에 반찬을 담으면 국물 줄줄 새고, 밥 다 먹고 저기 숟가락 넣고 버스 온다고 달려가면 딸그락 거려 난감했던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죠. 가끔 바닥에 계란 후라이라도 하나 들어 있던 날에는 로또 맞은 것 같이 기뻤죠!
제가 메뉴판을 안찍었네요. 아무튼 전 청국장을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8천원이더군요. 청국장 치고는 가격이 그리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좋은 점은 밥, 반찬 뭐든 맘껏 먹을 수 있어요. 모자라면 밥도 듬뿍듬뿍 다시 리필해주시네요. 반찬이 많으니 양푼에 밥을 주셔도 아마 두 그릇은 거뜬히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청국장 콩이 듬뿍 들어 있고 두부도 송송 썰어 넣어 굉장히 구수하고 맛있네요. 그런데 안에 매운 고추가 들어 있어 청국장 치고는 제법 매콤한 맛이 있어요. 개인적으론 매콤한 맛과 청국장이 잘 어울려 괜찮던데, 혹시나 조금이라도 매운 것 못 드시는 분들은 주문 전에 미리 말씀하셔야 겠네요.
밑반찬들이 식당스럽지 않고 집에서 담근 맛있는 반찬이었어요. 장독에서 조금씩 덜어 주시는데, 맛이 전체적으로 괜찮습니다. 총각김치 오랜만에 먹어보네요. 굿~
그리고 이것도 한번 먹어보라며 주신 국물 있는 호박볶음, 요고요고 맛있습니다. 처음 와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항상 같은 반찬이 나오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날 그날 재료에 따라 반찬을 만들어 식당을 운영하나봐요.
양푼에 밥을 담아주신 이유는 반찬 이것저것 넣고 비벼먹으란 뜻이겠죠? 그 뜻에 따라 반찬 여러가지 넣고 쓱쓱 비벼 참기름을 샤샤샥 둘렀습니다. 원래 고추장까지 넣어 먹어야 한다던데, 전 청국장 맛이 더 좋아 그냥 요대로 비며 먹었어요. 그래도 정말 맛있네요. 청국장이 맛이 제대롭니다. 진하고 구수하고 충북 괴산에서 먹었던 할매청국장과 맛이 비슷한게 괜찮네요.
경기도 화성의 궁평항 놀러가셨다가 해산물 식사가 별로라면 전주초가집에서 청국장 한번 드셔보세요. 참 맛있습니다. 제육볶음도 팔던데 다음엔 식구 좀 더 데리고 가서 그것도 먹어봐야 겠네요. 사람이 적으니 메뉴를 여러 개 시켜먹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여행은 항상 3명 이상 가야 맛난 것 여러 가지를 한번에 먹고 올 수 있나봐요. 전주초가집은 맛도 그렇고 그렇게 화려한 식당은 아니지만, 건강한 식사 한끼 하고 온 것 같습니다. ^^*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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