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 오르는 돌계단이 아름다운 안성 '석남사' | 도깨비촬영지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의도한 건 아니지만 요즘 tvN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를 자주 가네요. 경기도 안성시에서 12km 정도 떨어진 선운산 동쪽 기슭에는 '석남사'란 사찰이 있습니다. 애초 통일신라 문무왕 때 세워졌으나 여러 번의 전쟁으로 불타고 다시 짓기를 반복하다 조선시대 때 마지막 중건된 사찰입니다. 하지만 경내에 신라, 고려시대 마애불이 남아 있는 걸로 봐서 명맥은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져 내려옴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불타오르는 드라마 '도깨비' 덕분에 조용하던 산사는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석남사는 일주문은 없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바로 금광루부터 보입니다. 대웅전과 영산전, 요사채 정도만 있는 굉장히 단촐한 사찰이네요.







금광루 아래를 통과하니 대웅전까지 길게 놓인 돌계단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대웅전이 이렇게 긴 시선으로 보이는 곳은 석남사가 처음인 것 같네요. 신도들에겐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는 발자국 소리가 부처님을 향한 마음 같을까요?











대웅전으로 향하는 긴 돌계단은 드라마 <도깨비>에서 두세 번 정도 나왔던 장소입니다. 섭외 작가들은 이런 곳을 어떻게 귀신같이 찾아오나 몰라요.







<사진_tvN 도깨비>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중간, 돌탑 뒤로 예사롭지 않은 영산전이란 전각이 하나 있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1562년에 처음 지어진 영산전은 임진왜란 때 소실을 면한 유일한 건물이었어요. 우리나라에는 임진왜란 덕분(?)에 조선 초기, 중기 건축물이 많이 없어졌거든요. 그래서 보물 제82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단청의 무늬와 장식들이 대단히 섬세하고 독특하네요.







영산전은 석가모니불과 그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도를 함께 모신 불전을 말하는데, 이곳은 벽면을 ㄱ자 형의 불단에 16나한을 모시고 있네요.






계단을 끝까지 오르면 대웅전이 나옵니다. 이 건물은 임란 때 불탔는데 18세기에 다시 중수했습니다. 도깨비 드라마에서 김신이 김차사의 멱살을 잡는 장면이 여기서 촬영되었습니다.







<사진_tvN 도깨비>







내부는 이렇게 생겼어요. 석가삼존불을 모시고 있고 불상 위 닫집은 굉장히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네요.












대웅전 앞에서 바라보는 산세가 참 아름답습니다. 저 숲 어딘가에 돌에 조각한 불상이 있다던데 당장 찾아가 봐야겠네요.







절간 입구에서 500미터 정도 산길을 오르면 나온다던데, 다행히 눈이 많이 녹아 미끄럽진 않네요.







정말 숲 속에 숨어 있네요. 석남사 마애여래입상은 높이가 5.3미터로 굉장히 큰 바위에 양각되어 있어요. 통일신라 때 사찰이 만들어지고, 그 후 고려초기에 양각된 마애불이라고 하네요. 도깨비 촬영지 찾아다니신다고 안성 석남사에 오셨다면 마애불까지 구경하고 가세요. 공유의 달달한 이미지만 생각하고 이곳을 찾았다면 생각보다 작은 절간에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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