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96년 묵은 설렁탕 맛집 '안일옥' | 안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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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많은 전쟁과 식민통치 때문에 100년이 넘은 식당을 찾아보긴 어렵습니다. 전라도 나주곰탕 정도만 간신히 100년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죠. 그런데 경기도 안성시에 경기도에선 가장 오래된 국밥집이 있어요. 무려 96년이나 된 안일옥이란 한옥식당인데, 지금도 여전히 곰탕과 설렁탕을 팔고 있습니다. 최근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와서 좀 더 유명해진 곳이긴 하지만, 옛날부터 이곳은 알아주는 설렁탕 맛집이었어요. 맛은 어떤가 내려가 볼까요~


여긴 안성에 있는 안일옥 본점입니다. 이양귀비 할머니가 시어머님께 전수받은 설렁탕을 제일 가까이서 맛볼 수 있는 곳이지요. 건물 옆에는 큼직한 주차장이 있어 주차하기도 쉽습니다.







대문에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자랑을 해두셨네요. 보통 한옥 대청마루 기둥에는 '주련(柱聯)’이라고 집 주인의 자랑거리를 적어두긴 하는데 같은 의미인가요. ㅎㅎㅎ






ㅁ자 구조의 한옥 건물인데 가운데 마당에 지붕을 막고 실내로 바꾸어 놓았네요. 화목난로가 따뜻하고 좋습니다.







가게 곳곳에는 옛날 사진을 많이 걸어두셨는데 재미난 사진도 많더라고요. 옛날엔 짜장면이 20원이었나 봅니다.







메뉴판을 볼까요. 설렁탕과 곰탕은 무슨 차이점이 있는지 몰라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설렁탕은 소고기의 여러 부위가 들어있고 곰탕은 살코기만 들어 있다고 하시네요. 하나씩 주문해봤습니다. 가격은 둘 다 7천 원으로 동일하네요.







밑반은은 김치 몇 종류로 조촐하게 깔립니다. 역시 이런 곳은 깍두기가 맛있는데 여기도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국수사리도 하나씩 주네요.






설렁탕과 곰탕은 겉만 봐서는 구별이 안됩니다. 똑같은 국물에다 건더기만 다르게 나오더라고요. 국물은 소뼈, 내장, 고기를 함께 넣고 푹 고아서 진합니다. 고기는 신선한 걸 썼는지 잡내가 없고 맛과 향이 깔끔합니다. 그리고 국물이 약간  끈적거리는 느낌이 있는데 도가니 같은 콜라겐 성분이 조금 들어있는 것 같네요.







이게 설렁탕입니다. 양지 살코기와 머릿고기가 같이 들어 있는데, 양지의 담백함과 머릿고기에서 나는 고소한 지방맛이 일품입니다. 개인적으론 지방이 조금 있는 고기를 좋아해서 곰탕 보다는 설렁탕이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지더라고요.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이게 곰탕입니다. 안에는 살코기만 들어 있어 맛이 깔끔하고요. 어떤 고기든 누린내가 있기 마련인데, 살코기만 들어 있으니 그런 거부감은 없습니다. 깔끔하고 단아한 맛 좋아하신다면 곰탕이 딱일 거에요. 국물은 둘 다 똑같기 때문에 비교할 대상은 아니네요.







근데 보통 다른 식당에서 먹는 곰탕은 살코기로만 국물을 내서 맑은 게 특징인데, 여긴 뼈를 함께 우려서 국물은 탁하고 맑은 맛은 아니에요. 호불호는 물론 갈리겠지만, 맑은 곰탕도 좋지만 탁한 것도 구수하니 맛은 있네요.







아무튼 안성 안일옥의 곰탕과 설렁탕 맛은 우수한 재료 맛으로 먹는 음식입니다. 온갖 기교를 부려 화려한 맛에 길들여진 분들은 아마도 밋밋한 맛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최소 50년 이상 된 여러 국밥집에서 국물 좀 떠먹어 봤다~ 하시는 분들은 안일옥이 맘에 드실 거에요. 안성여행 가시면 한 번쯤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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