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까이(Lao Cai)에서 38km 떨어진 사파(Sapa)는 라오까이 성 중에서도 고산지역에 속합니다. 아름답고 베트남의 다른 도시에선 볼 수 없는 해발 1,650미터~3,142미터 고산지대 풍경이 대단히 이색적인 곳인데요. 최근 <신서유기 4> 등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지요.
사파는 해발 고도가 높은 곳이라 연평균 기온이 15-18°C 정도인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약간 추운 도시입니다. 날씨는 4월 이전에는 춥고 안개가 많이 끼고, 5월 이후에는 우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사파를 제대로 즐기려면 4월~5월이 최적기라 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다른 계절이라고 결코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니 언제든 떠나도 좋습니다. 오늘은 앞서 오토바이 타고 전체를 둘러보았을 때, 멀리서만 보았던 따반마을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산악지대 사파에는 12개의 소수민족 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블랙 흐몽, 플라워 흐몽, 레드 자오 족 등이 있어요. 예전에는 소수민족들이 한 마을에 모여 살았는데, 요즘은 조금씩 흩어져서 한 곳에 모두 거주하진 않고 조금씩 섞여있다고 하더라고요.
사파 시내에서 따반마을까지는 대략 13km 정도 떨어져 있어요. 중간에 라오차이 마을이 하나 더 있는데, 거기는 돌아 나갈 때 가볼게요.
따반마을 들어가는 갈림길을 구글지도에 표시했습니다. 걸어 오시거나 오토바이 타고 가실 때 잘 확인하고 들어가세요.
평지가 없어 산을 깎아 만든 라이스테라스 길을 따라 내려가면 마을을 만납니다.
이렇게 생긴 작은 철다리를 하나 건너면 따반마을이 있어요.
전 풍경이 좋은 호텔을 찾아서 시너리 호텔로 들어갔는데, 소수민족 마을에는 홈스테이 숙소가 굉장히 많이 있어요. 가격도 시내 호텔보다는 저렴하니 흐몽족과 함께 식사도 하고 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은 분은 홈스테이도 좋은 방법이겠네요.
마을을 한바퀴 휘~ 돌아 볼까요. 간혹 소수민족 아낙들이 따라 다니며 안내해주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경우 약간의 팁을 줘야 하는데, 미리 금액을 정하지 않은 경우, 팁을 과도하게 요구할 수 있으니 혹시라도 안내가 필요하면 미리 금액을 정하고 출발하세요.
전 예닐곱 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 꼬맹이가 안내해 주겠다며 붙었어요. 그런데 영어도 못하는 녀석이 뭘 어떻게 안내해주겠다는 건지, 그냥 정중하게 달래서 보냈습니다. 혹시라도 아이들이 귀여워 사진을 찍으면 득달같이 달려와 물건을 하나 사달라고 조르니 참고하세요.
소수민족 마을 투어 상품이 있는데, 전체를 안내자가 따라 다니며 걷는 것도 있고, 마을 입구까지 차로 데려다 주고 거기서 부터 걸어 다니는 상품도 있어요. 그런데 지도를 보며 오토바이 한 대 빌려 타고 오는 걸 개인적으론 추천합니다. 어차피 제 경우는 100% 영어를 다 알아들을 수도 없고, 함께 다니면 내가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 수도 없고 해서, 5천원이면 하루종일 맘대로 타고 다닐 수 있는 오토바이가 여러모로 편안하네요.
숙소는 홈스테이도 있고, 이렇게 초가집처럼 지어놓은 방갈로 같은 것도 있네요.
라이스 테라스(다랭이논) 옆을 걸으며 마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는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데요. 사파의 낮기온이 30도 정도밖에 안돼서 선선하고 다닐만합니다.
길 중간중간 예쁜 카페도 있고 식당도 있고 심심하진 않네요.
마을 구경하다 번뜩 눈에 들어오는 상점. 소수민족들이 손수 직접 만든 제품들인데 생각보다 마을 안에는 가격이 그리 저렴하지 않아요. 그래 봐야 몇 천원 차이이긴 합니다만. 아무튼 최대한 저렴하게 사려면 사파시장 2층에 소수민족 할머니들이 거기서 직접 제품을 만들어 파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사면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마에 흐르는 땀은 당장 해결하고 싶어 머리띠는 하나 사기로 결정!
전 이놈으로 샀어요. 가격은 6만동(3천원) 달라고 하네요. 사파시장은 조금 더 저렴할 겁니다.
쪽물로 파랗게 염색한 부분은 아직 물이 빠지지 않아 물에 닿으면 파란 물이 배어 나옵니다. 천연염색은 원래 몇 번 빨 때까지 물이 나오니깐 정상이랍니다.
아무리 고산지대라도 한낮은 살짝 더우니 소들이 진흙 부비부비를 하고 있네요. ㅎㅎㅎ
오늘 트래킹하기 정말 좋은 날씹니다. 새벽에 비가 살짝 내려 공기도 맑고 풀냄새도 좋~습니다.
마을을 한 바퀴 거의 돌아 나올 때쯤, 예쁜 닭이 호객행위를 하는 미니 레스토랑도 있어요. 모형인가 싶어 가까이 가서 보니 살아 있는 닭이네요. 예쁘게도 생겼다.
캬~ 주전부리 판매소가 기막힌 자리에 있네요.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커피 등을 팔던데, 마을을 딱 돌아 나오는 끝에 좌판을 펼쳤어요. 젊은 아이가 기특도 합니다.
파인애플 한 조각 가격은 1천동(50원)입니다. 두 조각 사서 먹으니 딱 갈증도 해결되고 떨어진 당도 훅~ 올라가고 좋네요. 이제 다시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사파 시내방향으로 달려 라오차이 마을로 떠납니다. 거기선 또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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