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에는 공원이 몇 개 있는데, 개인적으로 한가롭고 조용하게 산책하기 좋은 곳은 보타닉가든(Botanical Garden)이었어요. 보타닉가든은 베트남 사람들은 '주석 관저 식물원'이라고 부르는데, 아마 주석궁과 붙어 있어서 그렇기도 하고, 호찌민이 살아 있을 때는 아마도 이곳을 대통령 궁 후원으로 사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제법 규모가 큰 공원 안에는 새나 작은 동물원도 있고, 어린이 놀이터, 꽃밭 등 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로 산책길이 잘 되어 있습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별로 없고 한가해서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드는 곳이었어요. 살살 걸어 내려가 볼까요~
보타닉가든은 3개의 출입구가 있는데, 전 남쪽으로 들어갔습니다. 호치민 박물관이나 못곳사원에서 갈 때는 여기가 가장 가깝습니다.
세 곳의 출입구는 위 지도에서 확인하세요. 전 1번(후문)으로 들어가서 모두 둘러보고 2번(정문)으로 나갔습니다.
공원이지만 옛 왕의 식물원이라 그런지 입장료가 있더라고요. 2천동(100원) 밖에 안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없었나 보네요.
하노이도 어지간히 더운지 작은 연못은 녹조라떼가..... 그래도 냄새는 안 나는 게 신기하네요.
공원은 산책로가 참 잘 닦여 있어요. 흙은 밟을 일이 없고 잔디나 블럭으로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네요. 곳곳에는 공작이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이 있는 작은 동물원도 있습니다.
애기들 놀이터. 한국에선 부자들만 쓴다는 대리석이 미끄럼틀에서 반질반질 하고 있네요. 요홀~
이건 요새 베트남에서 유행하는 놀이방인가 봐요. 베트남 전국을 다니면서 애들 모이는 곳엔 꼭 이렇게 흙 놀이 하는 곳이 있더라고요.
조금 안으로 들어오면 제법 큼직한 연못이 두 곳이 있어요. 연못 주변으로 살살 돌아다니기 참 좋~습니다. 산책길은 나무 그늘이라 별로 덥지가 않아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 울창한 나무도 많고,
신기하게 자란 나무도 많습니다.
지도의 3번 출입구 근처에서 만난 20미터 정도 자란 인도 고무나무. 반지의 제왕에 나왔던 앤트족 나무수염 닮지 않았나요? 볼 수록 뭔가 신령스러운 게 느껴집니다.
이야~ 스파트필름 꽃을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우리 집에 10년 넘게 키우고 있는 유일한 꽃식물인데, 더운 나라에서도 사는 꽃인가 보네요.
어째 베트남에서 보기 드문 비둘기가 있다 싶었는데, 저기 건너편에 비둘기 집이 있었군요. 한가로운 공원 분위기 참 좋~습니다.
더운 나라라 나무들이 잘 자라서 그런 건지, 관리가 잘 되어 그런 건지, 아무튼 울창하고 독특하고 이국적인 나무들로 산책이 참 즐겁습니다.
그렇게 전 후문에서 시작해서 정문으로 나왔습니다. 정문으로 나온 이유는 이곳에 14번 버스가 다니는데, 그걸 타고 라우(LAU) 맛있게 하는 1946이란 식당을 가려고요. 베트남 직장인들에게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인데, 저도 점심시간 그 자리에 낄려고요!
아무튼, 이 공원은 필수코스는 아니고요. 하노이에서 좋은 구경거리가 있다면 그곳으로 가시고, 점심 먹기 전에 산책 잠시 하려는 분들은 보타닉가든도 아주 좋습니다. 2천동 입장료 덕분에 한적해서 더 좋아요. 입장료가 오히려 고마워지는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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