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여행 #23-힌두교 최대 성지 '바투동굴(Batu Caves)'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쿠알라룸푸르 북쪽 끝으로 거대한 석회동굴 '바투동굴(Batu Caves)'이 있습니다. 이곳은 거대한 황금빛 무루간(Murugan) 상이 압도하는 힌두교의 최대 성지인데요. 매년 1월 말부터 2월 초에 열리는 타이푸삼(Thaipusam) 축제에는 전국에서 백만 명이 넘는 순례자들이 모여들어 장관을 이룹니다. 평소에도 많은 신도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데, 종교적인 의미 뿐만아니라 경이로운 자연경관과 원숭이들 때문에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쿠알라룸푸르에서는 가장 인상 깊은 곳이었어요. 어떤 곳인지 내려가 볼까요~

* 타이푸삼(Thaipusam) 축제는 무루간 신을 향해 참회와 속죄의 의미로 고행의 행진을 하는 힌두교 최대의 명절인데, 매년 1월 말에서 2월 초에 남부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대대적인 행사가 열립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차이나타운의 스리 마하 마리암만(Sri Maha Mariamman) 사원에서 출발해서 바투 동굴까지 퍼레이드가 펼쳐집니다. 사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전 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여행 #6-가장 오래된 힌두사원 '스리 마하 마리암만']을 참고하세요.



바투 동굴 앞에 우두커니 선 42.7미터  높이의 무루간(Murugan)은 힌두교에서 전쟁과 승리의 신입니다.1878년 미국의 학자가 동굴을 발견하고 힌두교 신자가 이곳에 사원을 세우면서 힌두교 최대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지도에서 보시듯 쿠알라룸푸르의 최 북단 산자락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하철 KTM 타고 '바투 동굴역'에서 내리면 되고, 아니면 차이나타운 방콕은행 정류장에서 11번 버스를 이용해도 되고, 속 편하게 그랩(Grab)이나 우버(Uber) 타면 15링깃(4,000원) 정도면 올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선 어딜 가나 야생동물에게 후한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새를 참 좋아하더라고요. 창문에 늘 새집과 모이를 매달아 두고 있는 가정집도 많이 봅니다.






바투 케이브 입장료는 무료인데요. 단, 여성은 종교적인 이유로 반바지를 허용하질 않더라고요. 입구에서 5링깃 내면 걸치는 천을 빌려주는데, 반납하면 2링깃은 다시 돌려줍니다.







동굴까지 오르는 272개의 계단은 4개로 나뉘어 있습니다. 왼쪽은 과거의 죄, 중앙은 현재의 죄, 우측은 미래의 죄를 참회하는 의미가 있어요. 저는 미래의 죄를 미리 참회하며 오르고 현재의 죄를 빌며 내려왔습니다. 272는 힌듀교에서 인간이 지을 수 있는 죄의 수라고 하네요.







여성에게 빌려주는 천은 저렇게 생겼어요. 그런데, 현재 동굴 내부에는 사원 보수공사를 하고 있던데, 젊은 남자 관광객들에겐 모래가 든 작은 양동이를 가지고 올라 가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전 카메라를 들고 있어 그런지, 늙어(?) 보여 그런지 양동이 안 주더라고요. ㅎㅎㅎ







그리고 진짜 주의! 오르는 길에는 원숭이가 정말 많이 진을 치고 있어요. 귀엽다고 다가가거나 사진 찍겠다고 코 앞에 가면 공격할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됩니다. 그리고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은 절대 손에 들고 있으면 안 되고요. 꽃이나 화려한 걸 손목이나 목에 걸고 있어도 원숭이가 뺏어 가려고 공격합니다. 특히 비닐봉지는 먹을 게 들었다는 걸 알고 100% 뺏어 가니 주의하세요. 아예 먹을 거라는 의심이 될만한 것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저, 오늘 하루에만 여기서 우는 여자 여럿 봤습니다. 꼭 주의하세요.







계단이 좀 힘들어 보여도 272개라 금새 오를 수 있어요.







동굴입구. 어떻게 이렇게 산 중턱에 구멍이 나있을까요.







흘러내린 동굴 벽에도 나무는 또 자랍니다.











동굴 내부에는 사원이 여러 개가 있는데요. 벽을 깍아 만든 곳도 있고. 관광객들이 십시일반 모래와 시멘트를 날라 지은 곳도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어딜 가든 원숭이를 자주 만나는데, 새끼 데리고 온 어미가 많은 걸 보면 동굴 내부 비탈이 자기들 영역인가 봅니다.







사원에서는 힌두교인들의 기도 행렬이 많은데, 관광객들에겐 종종 이마에 신두르(Sindoor, 액운을 몰아내고 복을 준다는 붉은 점)를 찍어주기도 합니다.







가운데 구멍이 슝슝 뚫려 있네요.







숨은 그림 찾기. 여기 원숭이가 수십 마리가 있어요. ㅎㅎㅎㅎ







먹을 걸 보고 덤비는 건 여기도 똑같은데, 원숭이 먹이로 땅콩 한 봉지를 1링깃(260원)에 팔고 있으니 체험해보는 것도 좋아요. 그런데 새끼 업은 어미에게 주고 싶었으나, 어미도 간절히 바라는 눈치였으나, 우두머리로 보이는 수컷이 계속 가로채네요. 어미에게 주려고 다가가면 어미를 공격적으로 쫓아 버립니다. 썩을x

















그리고 272계단 중에 204번째 계단 옆으로는 다크 동굴(Dark Cave)이 있어요. 바투 케이브의 영어가 'Caves'라고 복수로 되어 있다는 것에서 동굴이 하나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이곳은 어른 35링깃(9,300원)이라는 제법 큰 투어비용을 내고 가이드와 함께 들어갈 수 있어요. 투어 시간은 대략 45분 정도가 걸리는데 약 2km의 동굴을 따라 7개의 방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좁고 빛이라곤 손전등 밖에 없기 때문에 폐소공포증 있다면 자제하세요. 그리고 좀 더 짜릿한 코스를 원한다면 2~3시간짜리 투어도 있습니다.







다시 내려가는 길. 꽃을 뜯어먹는 원숭이. 신에게 바치려고 예쁜 꽃을 목에 걸고 오르던 사람의 몸을 거칠게 타고 올라 뺏은 겁니다. 이마에 신두르를 찍었던 그 인도 여성은 공포에 질려 지금 제 옆에서 세상 떠나갈 듯, 진짜 '엉엉' 울고 있어요. 그니까 내가 꽃은 안 댄다 그켔다 아이가.







아무튼 다시 전철역으로 가는 길. 지하철 KTM역 바로 앞에는 15미터 높이의 거대한 녹색 하누만(Hanuman)상이 있는 하누만 사원도 있습니다. 하누만은 원숭이 형상을 하고 있는 힌두교에선 하위 신이지만 대중적으로는 인기가 많습니다.


쿠알라룸푸르 여행에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도 좋지만 꼭 하나만 가야한다면 전 바투 동굴을 선택할 겁니다. 빼먹지 말고 꼭 보고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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