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쿠알라룸푸르 여행이 끝나고 두 번째 도시, 말라카(Malacca)로 이동합니다. 말라카는 2008년 페낭의 조지타운과 함께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도시의 역사적,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도시인데요. 15~16세기에는 실크로드의 거점이었고, 19세기에는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일본의 지배를 돌아가며 받은 관계로 말레이 토착민과 중국인의 융합으로 생긴 프라나칸(바바노냐) 문화와 서양의 문화가 섞인 매우 독특한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페낭은 조만간 가보는 걸로 하고, 오늘은 말라카로 먼저 이동합니다. 보통의 한국인은 휴가나 여행 기간이 3-4일 정도로 짧은 관계로 쿠알라룸푸르에서 2시간가량 떨어진 말라카는 당일치기 투어 상품으로 많이 갑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인기 있는 여행지로 떠오르고는 있지만, 도시가 워낙 작아서 이틀 이상 머물면서 구경할 거리는 없는 관계로 저도 딱 이틀만 머물렀습니다. 처음엔 3일을 머물려고 아무리 일정을 늘려봐도 더 볼 게 없더라고요. 아무튼, 이틀 동안 머물면서 말라카 구석구석 뒤진 경험을 차차 보여드리기로 할게요.
고속버스 터미널까지는 우버(Uber)를 타고 갑니다. 제가 묵었던 파크로얄 서비스 스위트(PARKROYAL Serviced Suites Kuala Lumpur) 호텔에서 터미널까지는 요금이 19링깃(5,000원) 정도 나오네요. 거리가 제법 멀지만 버스 시간이 1시간이나 남은 관계로 느긋하게 불렀는데, 전직 레이싱 선수였다는 흰머리 기사님이 지금은 차 밀리는 시간이라며 완전 반대로 빙~ 돌아 씽씽 달려 갔습니다. 그리 달렸는데도 버스 시간에 간신히 도착했네요. 우버는 아무리 돌아가도 요금이 정해져 있으니 걱정 없습니다.
여기는 쿠알라룸푸르 TBS 버스 터미널입니다. 여기선 공항 KILA(Kuala Lumpur International Airport), KILA2를 비롯한 말레이 전국을 가는 버스를 탈 수 있고, 태국이나 싱가포르로 가는 버스도 있습니다.
몇 층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무튼 L3층에 매표소가 있습니다.
뭔가 복잡하게 전광판이 붙어 있는데, 모든 창구에서 모든 목적지 매표를 다 하기 때문에 그냥 줄 적은 곳에 서면 됩니다.
처음엔 전광판에 Malacca라고 적혀있질 않아 어딜 가야 하나 고민했는데, 상단에 떡하니 'Tickets to all destinations are available at counter 1~59.'라고 적혀 있어요. 1~59번 창구 어디서든 모든 목적지 표를 구매할 수 있단 이야기지요.
참고로 다른 곳에서 말라카까지 가는 방법은, KILA/KILA2에서는 한 시간에 한번 정도 운행되는 고속버스가 있고, 싱가포르에서는 Golden Mile Tower에서 수시로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둘 다 대략 3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고속버스 티켓 시스템은 한국보다 훨씬 편리합니다. 먼저 대략적인 버스 시간은 스마트폰 어플 '버스온라인티켓(말레이시아)'를 보면 확인이 가능하고 구매도 할 수 있어요. 저는 현금 말곤 결제할 방법이 없어 어플에선 시간만 확인하고 티케팅은 현장에서 했습니다.
티케팅 방법은 먼저, 창구에서 목적지와 인원수만 말하면 버스 회사와 시간표, 그리고 요금을 위 사진처럼 주르륵 보여줍니다. 원하는 시간과 버스회사를 선택하고,
그리고 좌석을 선택하고, (직원에게 말로 해도 되고 터치 스크린이라 터치 해도 됩니다.)
그러면 내가 선택한 사항들을 보여줍니다. 저는 MELOR INTERLINE이란 회사가 조금 저렴해서 선택했는데, 제일 비싼 KKKL이란 회사가 더 깨끗하고 좋습니다. 요금 차이는 3.4링깃(900원)입니다. 버스 요금에는 0.4링깃의 보험료가 포함되어 있다네요.
※ 지명표기 주의
말라카(Malacca)는 영어식 표기이고 실제 현지인들은 죄다 믈라카(Melaka)라고 쓰고 발음합니다. 영어 단어 스펠링도 조금 다르니 중요한 선택을 할 때는 단어를 잘 보셔야 합니다.
그런데 외국인에겐 저 보험 빼고 주더라고요. 아마 외국인은 저 보험을 가입할 수가 없나 보네요. 그래서 요금을 0.4링깃씩 할인 받은 10링깃에 해줍니다.
말레이는 공항부터가 보안을 굉장히 꼼꼼하게 합니다. 심지어 공항에선 보안 검색대를 공항 들어갈 때 1번, 발권할 때 1번, 이미그레이션 할 때 1번, 마지막에 비행기 타기 직전에 또 1번, 이렇게 4번을 합니다. 버스도 조금 까다롭게 하네요.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면 이제 아무데도 못 나갑니다. 흡연구역도 없어서 담배를 꼭 피워야 하는 사람은 바깥에서 출발 직전에 오시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거에요.
이 버스가 우리가 타고 갈 MELOR INTERLINE 버스. 말레이는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는 잘 사는 나라라 짐을 훔쳐가거나 뒤지는 그런 일은 없습니다.
버스 내부는 그냥저냥 안전벨트 없는 우리나라 옛날 시외버스 정도라고 할까요? 그다지 청결하지도 않고 쾌적한 느낌이 아니에요. 2시간만 가면 되니 그냥저냥 타고 가는데, 혹시나 깨끗하고 쾌적한 차를 원한다면 KKKL 버스회사를 이용하면 됩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12시 45분에 출발해서 말라카 센트럴에 2시 35분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오네요.
말라카 센트럴 터미널 내부.
호텔까지는 이제 시내버스나 택시, 우버/그랩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 택시는 버짓 택시를 이용하면 됩니다. 여기저 존커 스트리트까지는 대략 20링깃(5,400원)정도 나옵니다.
* 버짓 택시
바가지 요금을 막기 위해 택시 카운터에서 목적지까지 요금을 미리 지불하고 택시를 타는 제도입니다.
버스는 17번 빨간 색을 타면 되는데, 네덜란드 광장을 지나 마코타 퍼레이드(Mahkota Parade)까지 운행을 합니다. 존커 스트리트에 숙소가 있다면 네덜란드 광장에 내리면 됩니다. 말라카는 차가 너무 자주 막히는 도시라 시간을 종잡을 수 없는데 안 밀릴 때는 대략 20분 정도 걸립니다. 버스 요금은 1.5링깃(400원)
이래저래 막히는 길을 뚫고 도착한 마코타 퍼레이드. 버스가 딱 여기 세워줍니다. 제가 예약한 호텔은 이 근처의 에스타디아 호텔인데, 대충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있거든요. 그리고 에스타디아 호텔은 네덜란드 광장까지 왕복하는 셔틀버스가 있어 여행하기 조금 편리합니다. 다음엔 호텔로 들어가 볼게요~
✔ 댓글이 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