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콩나물국밥, 속초는 아바이순대가 유명하듯, 말라카엔 치킨 라이스 볼(Chicken Rice Ball)이 유명합니다. 치킨 라이스 볼은 중국 하이난의 음식인데 베트남의 꼼가(Com Ga)처럼 밥 위에 닭고기를 올려주는 스타일이 아니고, 닭과 주먹밥 같은 걸 따로 내놓는 방식입니다. 하이난에서도 이 음식을 먹어 봤었는데, 당췌 기억이 안나 다시 찾았다고 할까요. 아무튼 최근 <원나잇 푸드트립>이란 방송에서 이지혜씨가 다녀 갔던데, 오늘 가볼 곳이 바로 그 식당입니다.
이지반(EE JI BAN)은 사람 이름일까, 아니면 일본 말 이찌반(一番)을 말하는 걸까요. 암튼...
위치는 위 지도를 확인하세요. Estadia hotel에서 걸어서 200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요.
쿠알라룸푸르에서 버스로 도착해서 식사 시간이 애매했는데, 그래도 손님은 많네요. 최근 방송을 보니 이지혜씨가 저와 같은 자리에서 먹었더라고요. 그 자리에 앉아 주문을 슝슝~
이게 양이 얼마나 될 지 몰라 닭 한마리는 못시키겠고, 반마리를 반반으로 주문했어요. 반은 삶은 거(Boiled), 반은 구운 거(Roasted)로... 가격은 30링깃(8,000원)으로 제법 비쌉니다. 그리고 밥은 치킨 라이스 볼(Chicken Rice Ball)로 9개 먹는 걸로. 첫 주문은 무조건 기본 5개 이상은 주문해야 합니다. 가격은 하나에 0.4링깃(100원).
그리고 오징어볶음도 20링깃(5,400원)짜리로 하나. 양이 얼마나 될 진 모르겠는데 가격이 제법 비쌉니다.
차는 제가 늘 먹는 차이니즈티, 여기선 허벌티라고 되어 있네요. 암튼 라임 주스도 하나...
말레이 식당에선 대부분 물을 주지 않으니 음료는 필수.
먼저 나온 건 반반 닭입니다. 반은 삶고 반은 볶았는데, 살만 발라 나와서 그런지 반마리 치고는 양이 조금 적어 보입니다. 이대로 맥주로 바로 달렸으면 좋을 풍경이네요. ㅎㅎㅎ 라이스 볼은 닭 육수로 지은 밥을 밤톨 만하게 빚어 나옵니다.
보일드 닭은 잡내가 전혀 없고 푹 삶아 부들부들 깔끔하고 담백한 보통의 닭고기 맛입니다. 그런데 따뜻할 줄 알았는데 차가운 반전이 있네요. 향신료 맛이나 향은 없고 마늘 맛이 살짝 납니다. 소금 간만 되어 있는 먹다 남긴 닭백숙 느낌이라고 할까요? 차가운 고기 요리는 제 취향은 아니네요. 근데 또 맛은 있어요.
이쪽은 로스티드 닭. 도로 옆에서 파는 전기구이 통닭 맛이 납니다. 짭조름하고 숯불의 맛과 향이나는데, 촉촉하고 부드럽고 간도 잘 맞아 좋네요. 그런데 이것 또한 차갑습니다. 뭐지? 찬 음식이 이동네 트랜든가?
라이스 볼은 찰기 없는 쌀에 소금 향신료를 넣고 동그랗게 빚은 건데, 쌀을 갈아 만든 건지 꾹꾹 눌러 그런 건지 약간의 찰기가 느껴집니다. 치킨 양이 혼자 먹기에는 조금 많으니 라이스 볼을 많이 주문해서 같이 먹는 게 좋겠습니다.
저는 그냥 먹어도 간간하니 괜찮던데, 테이블에 있는 매운 소스에 찍어 먹으면 또 다른 별미가 되네요. 차가운 닭고기가 은근 땡깁니다.
그리고 이건 삼발소스 오징어볶음. 스몰 사이즈지만 그래도 가격이 있는데 이렇게 작게 나올지는 몰랐어요. 손바닥만 한 접시에 살짝 깔려서 나옵니다. 말레이에는 오징어가 조금 비싼가 봐요. 코타키나발루에서도 오징어는 조금 비쌌거든요. 암튼 향신료 많이 쓰는 말레이시아 음식만 먹다가 칼칼하게 매운 게 땡기면 요고 주문하세요.
달지 않은 매콤한 오징어 볶음 맛이라고 할까요? 이 집 고유의 삼발소스에 볶았는데 청양고추만큼 매콤하게 감칠맛 돌고 마늘 맛도 느껴집니다. 맛은 있으나 양이 적어 아쉽기는 하나, 소스가 한국인 입에 잘 맞아서 라이스 볼을 찍어 먹어도 맛있네요. 그러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동네 치킨 라이스 볼은 유명하긴 하나, 내 취향은 아닌 걸로~
✔ 댓글이 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