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 가을 꽃바다, 둔덕 청마꽃들 코스모스 | 거제도 여행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꽃 보러 거제도를 간 건 아니었지만, 문득 몇 년 전, 청마 유치환 선생의 기념관 옆에 핀 코스모스가 떠올랐다. 매년 이맘때면 세상 이쁘게 꽃 바다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도 여전할까?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던 .....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학창 시절, 시험에 나온다며 달달 외우라던 국어 선생님 덕분에 외우고 있는 몇 안 되는 청마 선생의 시 <행복>을 중얼거리며 황금색 논 사잇길로 차를 달린다.


고현 터미널에서 출발한 지 40분 쯤 지났나? 둔덕에 도착하니 '청마꽃들 코스모스 축제'라고 크게 적어 둔 게 보인다. 요즘은 '축제'라고 거창하게 이름을 걸로 행사를 하나보네. 장돌뱅이들도 오고 거지꼴을 한 품바의 신들린 북소리도 흥겹다.






개울 옆으로 차를 세우고, 개울을 따라 길게 난 코스모스 길을 걷는다. 저번엔 알록달록 색이었는데 이번엔 노란색이네. 이쁜 것들...






둔덕 청마 기념관 근처에는 12ha 규모의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꽃밭이 조성되어 있다. 다른 계절엔 와보질 않아 모르지만, 확실한 건 가을이면 온통 꽃 바다로 변한다는 것.









아니, 이렇게나 우아한 색을 봤나.

물감으로 흉내나 낼 수 있을까...






안녕










코스모스 밭 끝에서 논이 있는 걸로 봐선, 원래 꽃밭이 논이었나 보다. 무거워진 머리를 한껏 아래로 처박은 벼도 꽃만큼 예쁘다.





논, 밭, 코스모스 사이 농로에서 만난 난데없는 커피 장수. 아메리카노 한잔 들고 다시 꽃 바다로 풍덩~






여긴 온천지 노란 코스모스 세상.






바람에 이리저리 하늘거리는 노란 꽃에 최면이 들었나,  자꾸 눈에선 촛점이 사라지고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세상 이쁜 것들... 눈에 많이 담고 가야지...






너도 안녕.

니가 뭘 보고 있나 궁금해서...










둔덕 청마꽃들에서 해바라기 축제도 했었다고 하던데 아직도 피었다. 수세미와 조롱박이 이제 다 익었구만.






코스모스는 하늘을 보고 있던데, 넌 나를 보고 있네. 안녕.










제가 지난주에 다녀왔는데,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도 있는 걸로 봐선 10월까진 코스모스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일부러 거제도 둔덕까지 찾아갈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근처에 계시거나 공교롭게도 거제도 여행을 지금 딱 하고 계신다면 꽃 보러 가보세요. 코스모스 꽃 바다는 넓고, 축제는 끝나 한가롭고, 시원하고, 눈부시고 좋~습니다.




<찾아가는길>



이미지 맵

언젠간날고말거야

언젠간날고말거야™의 여행블로그. 국내여행기, 해외여행기, 영화리뷰 등을 다룹니다.

    ✔ '국내여행/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