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지면 늘 떠오르는 옛날 냄비우동 '유림면' @서울 시청 앞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예전엔 우동이 지금의 짬뽕만큼이나 많이 먹는 음식이었습니다. 심지어 중국집에선 짬뽕보다 우동이 더 많이 팔리던 시절이 있었죠. 요즘처럼 날이 쌀쌀해지는 시점이면 늘 옛날 우동 생각이 간절합니다. 오랜만에 가을 덕수궁 산책갔다 들렀던 옛날 냄비우동집 유림면. 예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김수현)이 장 변호사(김창완)와 여기서 우동 먹는 장면이 있었고, 천송이(전지현)에게 주려고 2인분 포장까지 해갔었죠. 드라마 속에서 도민준이 50년 전이나 맛이 똑같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 천송이가 50년 전에 먹어 본 사람처럼 말한다며 핀잔을 주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유림면은 덕수궁 매표소가 있는 대한문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골목 뒤에 숨어 있어 큰 길에선 잘 안보여요. 시청역 11번, 12번 출구 사이 골목 입구에 있습니다.






여긴, 변함이 없어 좋아요. 메뉴도 가격만 변할 뿐 변하는 게 없네요.






전 여기 메뉴를 전부 먹어봤어요. 진심으로 뭐 하나 맛없는 게 없었습니다. 뭐랄까.... 기교는 없어도 기본에 매우 충실한 면요리들이라고 할까요. 오늘은 메밀국수, 비빔메밀, 냄비국수, 온메밀, 요래 주문했어요. 비빔국수 빼고 전부 주문했네요. 가격은 메뉴판 확인하시고요. 그리고 가려져 있는 9천 원짜리 메뉴는 '돌냄비'이에요. 냄비국수와 똑같은 음식인데 겨울에만 냄비 말고 뚝배기에 담아주거든요. 겨울에만 잠깐 있다 사라지는 메뉴라 보고 싶어 애가 탑니다. ㅎㅎㅎ





이건 메밀국수. 1층, 2층에 두 덩어리의 면이 있는데 100% 메밀은 아니고 살짝 찰기가 있는 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몹시 좋아하지만 100% 메밀면이 별로인 사람이 많아서, 아마 대부분은 다 맛있어할 면 식감이에요.






송송 썬 파를 가쓰오부시 국물에 넣고 면을 담가 먹으면 진~~짜 맛납니다. 달콤하고 짭쪼름하고 구수하고 감칠맛 작렬~






이건 비빔메밀. 언뜻 막국수랑 비슷하게 생겼어요. 고명으로 계란지단에 깨를 팍팍 뿌렸네요.





그런데 상상하는 그런 새콤한 맛이 아니예요. 한국 옛날 전통 양념처럼 새콤한 맛이 빠진 달콤하면서 참기름의 고소한 맛이 있는 매운 비빔면이라고 할까요? 새콤한 맛에 익숙해져서 어색할 줄 알았는데 굉장히 맛있어요.






이건 온메밀입니다. 가쓰오부시 국물에 메밀면을 담궜어요. 찬 메밀국수를 따뜻하게 해서 나온 것같은데, 쌀쌀한 날씨엔 이것도 굉장히 맛있어요. 특히, 친구들과 술한잔 마시고 집에 가기 전, 해장으로 이거 한그릇 먹고 들어가면 딱 좋다는... ㅎㅎㅎ






이게 오늘의 주인공 냄비국수입니다. 보통은 냄비우동이라 부르죠. 딱 봐도 어묵 큼직하게 몇 개 넣고 계란하나 탁~ 깨넣어 기교라곤 찾아볼 수 없는 보통의 우동입니다.






재료가 화려하다 말할 수는 없지만, 이게 채소와 어묵, 가쓰오부시의 자연스러운 국물 맛에 계속 젓가락질 하게되는 신기한 우동이에요. 진짜 기본이 매우 훌륭한 우동이랄까, 굉장히 맛있습니다. 널쩍한 냄비라 양이 적을 것 같지만 양도 적지않아요.






면에 시원한 국물이 완전히 배어 육수와 면의 맛이 겉돌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경함한 바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있는 우동이라 생각해요. 더 맛있는 곳 아는 분은 추천해주시면 득달같이 달려가 먹어 보겠습니다. ^^*






식사의 끝은 또 달다구리 한 거 하나 먹어줘야죠. 덕수궁 대한문 바로 옆에 있는 림벅와플에서 와플 하나 깨물고 돌아다닙니다. 옛날엔 줄서서 먹는 곳은 아니었는데 어느새 줄 서서 사야 되더라고요. 암튼 쌀쌀한 날씨에 우동이나 메밀이 당긴다면 50년 묵은 유림면도 나쁜 선택이 아닐 겁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칭찬합니다.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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