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 깊은 수타면 달인의 숨은 중국집 '동생춘' @서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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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 판교면에 재미난 중국집이 하나 있습니다. 동생춘(同生春)이란 수타면을 전문으로 하는 곳인데요. 혹자들은 '욕쟁이 할머니' 집이라고 하던데, 사실 어머님이 욕은 안 하시고요. 조금 괄괄한 목소리로 스스럼없이 말씀하신다고 할까요? 조곤조곤한 것에 익숙한 분이라면 살짝 당황하실 수도 있는데, 워낙에 거리낌 없이 속 마음을 말씀하시는 분들이라 개인적으로 밥 한 끼 먹고 친구가 된 느낌입니다. 게다가 짬뽕과 우동이 정말 맛있어요. 개인적으로 전국 짬뽕 맛집 탑 5안에 넣고 싶을 정돕니다.


서천은 몇 년에 한번 정도는 여행하는 곳이라 가끔 찾는 동생춘. 어머님과 아버님이 티격태격 하시는 모습이 정말 재밌어요.






옛 모습 하나도 안 바뀌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 바닥에 흔한 타일 하나 붙어 있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가게라고 할까. ㅎㅎㅎㅎ 최근에 SBS <생활의 달인>에도 출연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백종원씨 방송에서도 연락이 왔었는데, 방송 한번 해보니 귀찮아서 안한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가게에 들어서는 절 보시고 어머님의 첫 마디가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아니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직 밥도 안 먹었어? 문 닫을라고 하는데 왜이리 늦게 왔쏘~어?





SBS 생활의 달인@SBS 생활의 달인

어머님이 얼마나 직설적으로 말씀하시냐면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어요. SBS 생활의 달인에서 음식 먹어보고 평가하는 사람이 있죠. 그 양반이 짬뽕을 먹어 보더니만 "이건 육수가 아니고 채수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SBS 생활의 달인@SBS 생활의 달인

그때 어머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채수는 무슨, 그냥 맹물로 해요" ㅋㅋㅋㅋㅋㅋ






최근 나문희씨 나오는 영화 <오! 문희> 촬영을 여기서 하고 갔다고 하더라고요. 이 포스터는 거기서 붙여놓고 갔다고 하시네요. 참고로 <오! 문희>는 2019년에 개봉합니다.






이 스위치 요즘에도 파나요? 옛날 단칸방이던 우리집 스위치랑 똑같네요.






점심을 많이 먹어서 아직 배는 안 고팠지만 두 내외도 뵐 겸 찾아서 간단하게 짬뽕과 우동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6천원. 주문을 마치자 어머님이 주방에 있는 아버님께 외칩니다. 두 분의 대화로 이집의 진짜 주인이 누군지 잘 알 수 있습니다. ㅎㅎㅎ


우리집은 탕수육이 맛있는데 죄다 짬뽕만 시킨다니까. 여기 짬뽕 하나, 우동 하나~

하나로 통일하라고 해!

그냥 잠자코 만들어 줘어!!!

알았어.





주문과 동시에 아저씨의 수타 반죽이 시작됩니다. 여기는 주문하면 바로 반죽해서 면을 만들기 시작해요. 아버님 손이 어찌나 빠르신지 혼자서 면 뽑고 음식 다 만들어 내는데 금새 하십니다. 주방 찬장이 눈에 확 뜨네요. 나보다도 훨씬 젊었던 그때 울 엄마가 생각납니다.






면 뽑는 걸 보고 신기해 하니 자랑스레 보여주시는 아버님의 '면발 세레모니' ㅎㅎㅎ






이건 짬뽕. 맵지 않고 아주 약간 매콤한 맛입니다. 아버님이 1952년부터 시작해서 66년 동안 똑같이 만들어 파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자극적인 도시의 짬뽕만 먹다 오랜만에 동생춘 짬뽕. 정말 행복합니다. 기름지지 않은 개운하고 깔끔한 국물이 정말 맛있어요. 보통 짬봉은 냉동 해산물을 많이 쓰는데, 서천은 바닷가에 있어서 그런지 모두 생물을 씁니다. 생물이 역시 식감이 탱글하고 부드럽습니다.






시원~한 국물에 방금 뽑아낸 수타면 궁합이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짬뽕이나 우동에 들어가는 오징어는 갑오징어를 써요. 옛날엔 다 갑오징어를 썼는데 요즘은 비싸서 잘 안쓰죠. 서천의 특산물이 갑오징어인데다, 지금이 제철이라 진짜 국물이 끝내주네요.






이건 우동. 짬뽕과 똑같은데 다른 점은 매운 맛 없는 담백한 국물이라는 점. 들어간 재료가 신선해서 국물 맛이 일품이에요.






1980년대엔 중국집에서 짬뽕보다는 우동을 더 많이 먹었어요. 옛날에 먹던 그 우동맛입니다. 제가 서천에 오면 산해진미 다 제쳐두고 동생춘 와서 우동과 짬뽕을 먹는 이유를 알려드리고 싶네요.






사실 이날 와이프는 우동을 먹고, 전 짬뽕1, 우동1, 두 그릇을 먹었어요. 덕분에 운전하고 올라오는 길이 배 터지는 줄 알았지만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 일부러 촌동네까지 찾아가서 먹을 필요야 없겠지만, 서천 가신다면 한번쯤 들러 보세요. 티격태격 어머님, 아버님이 정말 정답습니다. 단, 어머님의 반말과 퉁명스런 말씀에 상처입지 않긔~ 말투가 그냥 그런 분이시랍니다. (제  진짜 어머님 아니시고요. 내 돈 내고 먹었어요. 오해마시길...)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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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이 3개 있습니다.

      • 중간에 채수라고 하신 분은 피아노 조율사가 본업이고 전국 숨어있는 중국집 여기 저기 찾아다니면서 맛보는게 취미인 분이에요ㅋ

      • 그분이 채수라고 하신 말씀은 육수가 아니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는데,
        아주머니의 말씀으로 빵 터졌었죠 ㅎㅎㅎ

      • 면발 세레모니의 모습은 장인 포스가...
        국물에 고기 맛이 나던가요?
        전, 개인적으로 해물맛, 고기맛이 나지 않는 그냥 칼칼한 짬뽕을 좋아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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