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은 늘 마음이 무겁다. 빗자루 몽둥이로 하루가 멀다 하고 두드러 맞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내가 그때의 부모님보다 나이가 더 많아져버렸다. 쌀 한 가마니를 번쩍 들쳐 업고 마루에 자랑스레 내려놓으시던 아버지는 무릎이 늘 쑤시고, 사고뭉치인 날 부지런히 잡으러 다니시던 총명했던 어머니는 이제 기억력이 가물가물 하신다.
그때의 그들보다 훨씬 더 나이가 들어버린 나에게 저금통 세 개를 꺼내 놓으셨다. 오며 가며 고물을 주워 고물상에 팔아 모으셨단다. 눈이 어두우니 나더러 돈을 좀 세어 보란다.
183,570원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은행에서 바꿔서 차비에 보태 쓰라신다. 도저히 그럴 수는 없고 가지고 있던 지폐로 동전을 바꿔드렸다. 나는 그들에게 용돈 드릴 때마다 내 생활비 걱정에 그것에 맞춰 드리곤 했는데, 무거운 고물 팔아 모은 돈을 내 앞에 놓으시니 내 마음 끝없이 무겁다. 음식 한가득, 마음 한가득, 사랑 한가득 받기만 하고 돌아서는 내가 부끄럽다. 동전의 무게만큼 마음도 무겁다. 마음이라도 조금 편안하게 해드려야 하는데... 난 언제나 철 들려나...
2019.02.14 10:27 신고
부모님의 마음은 정말 하해와 같습니다.
계실때 좀 더 잘해 드리세요,,^^
요즘 저금통 그냥 들고 가도 은행에서 알아서 바꿔 줄텐데요..ㅎ
( 되는 은행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2019.02.15 15:30 신고
좀 편안하게 해드려야 하는데...에고..
2019.02.14 17:07 신고
저금통 하나에 이리 가슴 먹먹해 지네요. 세월은 그렇게 흐르고 애쓰지 않아도 그리 될 것은 그리 되는 자연의 섭리, 제 눈에는 이미 타인의 감정까지 어루만질 줄 아는 부분에서 철이 들 대로 드신 것 같은데요^^;; 참 좋은 글입니다~
2019.02.15 15:30 신고
아이고 감사합니다.
아직 철들라면 멀었어요 ㅎㅎㅎ
2019.02.15 10:27 신고
동전의 무게가 마음을 깊숙이 누르네요. 고생하셔서 한푼씩 모은 동전 하나 하나가 이렇게 무거울까요.
2019.02.15 15:31 신고
저걸 도무지 쓸 수가 없어요 ㅎㅎㅎ
2019.02.15 10:32
음
2019.02.15 10:33
그냥저쥬떼여
2019.02.15 15:31 신고
ㅎㅎㅎ
2019.03.04 17:02
부모님이 운동삼아 왔다갔다 하셨다고 생각해야 되는데...,
양가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나서 명절이면 오갈데 없는 고아 신세라..., 계실때 전화라도 조석으로 하시는게 후회가 덜하시지 않을까싶습니다 ㅠㅠ
2019.03.06 15:03 신고
애석합니다.
저도 그래야 하는데 이게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