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름다운 조선의 성이 있었다니 '고창읍성' | 고창 가볼만한 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전라북도 고창군에 있는 고창읍성은 조선 단종(1453) 때 쌓은 석성입니다. 성 내부에는 여러 관아 건물과 정자가 우거진 숲 사이에 단아한 모습으로 놓여 있어요. 특히, 고창읍성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을 아름드리 노송과 굵은 맹종죽 대나무 군락이 어우러진 숲길은 기막히게 아름다워요. 제가 조선의 담벼락에 꽂힌 경향이 있어 전국의 성을 많이도 둘러봤는데, 고창읍성은 그중에 가장 아름다운 성곽이었어요. 성의 가장자리 둘레는 1.684킬로미터 정도로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습니다.


고창읍성에는 세 개의 문이 있어요. 침입하는 왜적을 막기 위해 남쪽에는 문이 없고 북문, 동문, 서문만 존재하는데, 모두 성문 바깥을 둘러막은 옹성(甕城)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정문인 북문으로 들어가 볼까요. 그런데 경복궁은 남문이 정문인데 왜 고창읍성은 북문이 정문일까요? 이유는 왕이 아랫지방으로 내려올 때는 북문으로 제일 먼저 들어오게 되어있어 북문이 정문입니다. 수원화성 또한 북문인 장안문이 정문인 것 처럼요.






어느 국회의원은 굴뚝에 꽂혔다던데, 전 담벼락이 정말 좋아요. 불규칙적이지만 굉장히 단정하게 잘 쌓아 올린 것 보세요. 아름다워요.





고창읍성의 북문 '공비루'





전라도는 참 인심이 좋아요. 읍성 안에서 입고 다니라고 옷도 무료로 빌려주더라고요.






자 성벽을 따라 한바퀴 걸어 볼까요~






언젠간날고말거야 찾기 ㅎㅎㅎ






성벽은 돌이지만 꼭대기는 흙으로 발랐네요. 옛 모습을 그대로 지켜오고 있어 보기 좋아요.






얘는 서문. 혹여 열려 있으면 입장권 안 끊고 들어올 생각 마세요. 왜구를 막기 위해 잠겨있으니까요 ㅎㅎㅎ






서문 바로 앞에는 맹종죽과 소나무 군락이 만나는 아주 멋진 산책길을 만납니다.






규모야 담양 죽녹원에 비할 바 아니지만, 굉장히 굵은 대나무 밭이 몹시 아름다워요.






더 기묘한 건 대나무와 노송이 함께 얽혀 자란다는 것.





아니 이렇게 비현실적인 모습이 있나요.

실제로 봐도 굉장히 아름다워요.






사각사각 바람 소리가 더 경쾌하게 들립니다.










맹종죽은 대나무 중 가장 굵은 종이에요. 양반집에서 필통으로 쓰는 대나무가 다 이겁니다.






소나무는 또 어떻고요.

정말 오늘 진귀한 풍경 많이 보고 가네요.

고창읍성 안 풍경은 내가 본 조선의 성곽 중에 최고입니다.






마치 대나무와 소나무 전시장 같기도 하고, 일부러 조경으로 심어서는 이런 풍경이 안되거든요. 최소 100년 이상은 묵어야 이런 풍경이 만들어 집니다.






동헌과 내아 건물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 볼까요.






왼쪽이 동헌, 오른쪽이 내아 건물이에요. 동헌은 업무 보는 건물이고 내아는 고을 수령이 기거하는 살림집입니다. 비스듬히 자란 나무가 멋드러지네요. 안 예쁜 곳이 어디니?





소나무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은 내아 누마루






고창은 세상에서 가장 밀집한 고인돌 유적지가 있어요. 읍성 가운데도 고인돌께서 자리잡고 계시네요.






여기는 동문.






나무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성벽따라 재미나게 구경했습니다. 혹시 답성(성밟기)놀이라고 아시나요? 성벽을 발로 밟으면 병이 없어 오래 살고, 죽어서도 극락에 간다는 전설 때문에 고창읍성에서도 매년 답성놀이가 열립니다. 고창여행 가셨다면 고창읍성 꼭 돌아보세요.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런 옛모습에 홀딱 반할 겁니다.


◦ 입장료 : 어른 2,000원, 청소년/군인 1,200원, 어린이 800원

◦ 관람시간 : 연중무휴 09시~18시, 야간개방 18시~22시

◦ 주차료 : 무료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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