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태국 전국일주를 끝내고 엇그제 돌아왔습니다. 정확히 30일 머물렀어요. 정확히 말하면 태국 북부, 중부, 남부를 돌아봤고요. 동북부 이싼 지방은 돌아보지 못했어요. 한 나라를 한 달만에 다 돌아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땅 덩어리 넓은 태국을 라오스, 캄보디아와 국경이 닿아 있는 이싼 지방까지 자세히 돌아보려면 최소 두 달은 필요할 거예요.
아무튼 이번 한 달간의 태국 여행은 깜깜이로 출발했습니다. 어떤 도시를 돌아봐야겠다는 대략적인 생각은 했지만, 그곳이 어떤 곳인 지에 대한 정보는 없이 떠났어요. 계획이 유동적이다 보니 계획했던 도시를 빼먹기도 하고, 예상치 못하게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도 하고, 4일만 머물려던 도시가 몹시 아름다워 8일 동안 머무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한 달간의 여행 일정을 자세히 올려볼게요. 패키지 여행이 아무래도 편리하긴 하지만 내 맘대로 오토바이 타고 돌아다닐 수는 없기 때문에, 저처럼 자유여행을 떠날 분을 위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여행코스를 자세히 올려보겠습니다.
대략적인 아동 경로는 이렇습니다. 태국 내에서 이용했던 이동 수단은 비행기, 기차, 버스, 썽태우, 그랩, 오토바이, 배 등 탈 수 있는 건 모두 이용해서 이동했어요. 단, 예전 태국 여행에서 사기를 당했던 택시, 뚝뚝은 한 달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영어도 태국어도 잘 못하는 무지렁이도 용감하게 자유여행하는데, 1형식 문장이라도 구사할 수 있는 초등 영어 수준이라도 충분히 더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요!!!
1. 가는 길 험악해도 들어가면 나오기 싫은 여행자의 무덤 '빠이'
빠이까지는 우리집 문 열고 호텔에 들어가기 까지 인천공항→수완나품공항→돈므항공항→치앙마이공항→치앙마이 버스터미널→빠이 버스터미널 이렇게 이동해 정확히 22시간이 걸렸습니다. 빠이에선 3박 4일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아름다운 자연과 한적한 시골이라 여행 만족도는 굉장히 높은 도시였어요.
한 달 간의 여행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내리는 바람에, 오토바이 타고 가다 비 피하러 폐건물로 들어 온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도 하고...
완전한 시골이라 물가가 싸서 망고 1kg에 25바트(940원) 정도로 저렴하게 과일을 맘껏 먹을 수도 있습니다. 빠이는 찾아가기가 힘들 뿐, 들어가면 나오기 싫을 거예요.
2. 치앙마이가 좋았다는 걸 이곳을 떠나기 전엔 몰랐네 '치앙마이'
사실 전 치앙마이가 산골마을 시골인 줄 알고 찾아갔어요. 그런데 도착하니 도시더라고요. 그것도 태국에서 방콕 다음으로 큰 도시 ㅋㅋㅋㅋㅋ 진짜 아무 것도 모르고 떠났다는 게 증명이 되나요. ㅎㅎㅎㅎ
그런데 치앙마이를 떠나 다른 도시에 도착해보니, 아... 치앙마이가 여행하기 참 편리한 도시였구나를 느꼈어요. 라탄 가방도 저렴하고 종류도 많고...
80바트(3천원)에 타이 마사지도 받을 수 있었고...
야시장, 주말시장도 많아 구경거리도 넘쳐나고 가격도 저렴했다는 걸, 다른 도시에 가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래서 치앙마이 한달 살기가 유행이구나 싶었어요.
3. 프란부리 가려고 들렀다 아름다워 1박을 한 '후아힌'
원래는 프란부리 에바손 리조트로 가려고 오토바이 타고 가다 중간에 들렀던 후아힌. 밤에 타마린드와 시카다 야시장이 맛있고 예쁘고 즐거워요.
후아힌은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해변 휴양지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모래사장과 한적한 해변이 정말 사랑스럽다는... 참고로 해변에 원숭이가 있으니 귀중품은 호텔에 두고 나오세요. ^^*
4. 제발 여기 좀 가라고 소개하고 싶은 '프란부리'
태국 남부 미얀마와 가까운 곳에 있는 프란부리. 완전히 대자연만 있는 시골이라 한국인 여행자는 잘 가지 않는 곳입니다. 그러나 후아힌에서 오토바이로 가거나 프란부리에 머물면서 꼭 가보라고 소개하고 싶은 곳이 많아요. 훨씬 더 많은 곳을 다녀왔지만 대표적으로 태국 최초의 해양국립공원인 카오삼러이욧 국립공원도 가보시고...
700미터만 올라가면 된다는 달콤한 말에 속아 온 체력을 방전하며 올랐던 카오당 뷰포인트. 거의 암벽등반 수준의 등산로에요. 오르고 나니 경치는 정말 끝내줍니다. 정상에 오르고 내려갈 때까지 오롯이 뱀들과 함께 나 혼자 있었다는.... 이래서 아무도 안오나 보네... ㅋㅋㅋ
프란부리 해변은 정말 끝내줍니다. 이곳은 에바손 리조트 앞 해변인데 어디가 하늘이고 바다인지 경계를 알 수 없는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태국 최대의 인공 숲인 Pran Buri National Forest Park에도 꼭 가보세요. 거대한 맹그로부 숲이 정말 황홀하답니다.
5. 아니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이 있었다니 '끄라비 라일레이'
끄라비 라일레이는 육지지만 섬입니다. 기암괴석에 가로막혀 육로가 없고 배로만 이동할 수 있거든요. 길게 툭 튀어나온 덕분에 동쪽과 서쪽의 해변 풍경이 완전히 다른데, 해 뜰 때부터 일몰까지 하루 온종일 아름답습니다. 해변에 나무도 울창해서 그늘 숲도 많아 뜨거운 한낮에도 수영하고 놀기 좋아요.
차가 다닐 수 없는 섬같은 육지다 보니 노점상도 배로 해변에 정박합니다. 끄라비 타운보다 물가는 조금 비싸지만 이색적인 풍경에 사랑스럽지 않을 수가 없어요.
특히, 기암괴석 절벽에 붙어 있는 프라낭 해변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해변입니다.
라일레이에 3박 4일 머물면서 여기서 3일간 수영하고 놀았어요.
심하게 추천합니다.
6. 라일레이에서 나왔다면 천국으로 느껴지는 '끄라비 타운'
라일레이는 아름답기로는 전세계 최강이지만, 교통이 불편하고 살인적인 물가로 조금 불편함이 있어요. 라일레이에서 머물다가 끄라비 타운으로 나오면 드디어 정상화된 물가로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굉장히 아름다운 습지 Tha Pom Klong Song Nam(타폼끌롱쏭남)에서 한가로운 오전을 보내기도 하고...
다시 20바트(750원)로 맛있는 과일을 먹을 수 있고...
직접 만들어 파는 시장에서 즐거운 쇼핑도 가능하다는 것!
7. 편리한 해변을 원한다면 단연 '끄라비 아오낭'
끄라비에서는 7박 8일동안 머물렀어요. 라일레이 3박, 끄라비 타운 2박, 아오낭 2박 이렇게 머물렀어요. 아오낭은 끄라비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해변인데, 라일레이와 다르게 교통이 편리하고 물가가 저렴해서 수영하고, 투어 다니며 놀기엔 최적의 해변이 아닐까 싶어요. 아오낭에서 라일레이로 들어가는 배도 많으니 당일치기로 다녀와도 되겠네요. 야시장도 있고 밤 바다도 아름다워요~
8. 태국 역사를 통틀어 가장 번성했던 왕국 '아유타야'
아유타야에는 번성했던 중세 왕국 답게 도시에 400개가 넘는 사원이 있어요. 다 돌아보기는 불가능하니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원 5-6 개만 골라 돌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사진은 왓 프라 씨싼펫인데, 중앙 3개의 탑(쩨디)은 모두 금으로 치장되어 있었으나 버마(미얀마)의 침략으로 약탈 당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아유타야를 초토화시킨 미얀마가 무서워 남쪽으로 더 내려가 지금의 방콕에 새로운 수도를 지었습니다.
왓 프라 마하탓은 버마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버마는 아유타야에 있는 400개 사원 불상의 목을 모두 잘랐는데,
그중 하나가 보리수 나무 사이에서 그 세월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9. 여행의 마지막 호사는 '방콕'에서...
방콕은 몇 년 전에 다녀왔지만 새로운 곳이 많이 생겼어요.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커피도 마실 수 있는 카페에서 조용한 아침을 보내기도 하고...
수많은 시장을 돌아다니며 쇼핑도 했어요. 그중에서 여행자는 거의 없는 현지인 도매시장 삼팽시장을 발견해서 부담 없는 폭풍 쇼핑질도 할 수 있었다는 것! 삼팽시장을 보고 나면 짜뚜짝 주말시장이 백화점 물가로 느껴질 거예요. 선물용 팔찌와 발찌 37개를 샀는데 440바트(16,500원)입니다. 하나 가격으로 따지면 11.8바트(440원) 밖에 안 해요. 그런데 도매시장이다 보니 여러 개 사야 저렴하지 한두 개만 사만 사면 가격이 조금 올라갑니다.
딸랏 롯파이 2 야시장 풍경도 굉장히 아름고요.
딸랏 롯파이 1 야시장도 굉장히 빈티지하고 아름다웠어요. 롯파이 2 야시장은 먹거리가 많고, 롯파이 1 야시장은 볼거리와 쇼핑거리가 훨씬 더 많아요. 두 야시장은 20km 떨어져 있습니다.
땡모반(수박주스) 쭉쭉 빨고 시장 구경하는데 느닷없이 기차가 들어오는 매끌렁 기찻길 시장도 구경하고...
암파와 수상시장에서 국수 한그릇 먹으려다 사람보다 더 큰 도마뱀 두 마리를 만나 혼비백산 도망가기도 하고...
방콕에 있는 여러 아름다운 사원도 돌아 봤답니다. 사진은 왓 아룬 새벽 사원.
한 달간의 태국 여행으로 찍은 사진 폴더를 보니 대략 170개 정도 되더라고요. 이 말은 170개 정도의 여행지와 식당을 돌아다녔단 말인데요. 차근차근 하나씩 도시별로 여행코스를 짜서 올려보도록 할게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현지 유심 사서 세팅하는 법부터 시작해서 버스 요금까지 깨알같이 다 알려드리겠습니다. 여행에 도움이 되시리라 믿어요. 그때까지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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