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는 일년에 1번씩 해외로 장기여행을 떠났는데요.
태국은 이미 9년전쯤 다녀왔지만 또 계획을 잡았던 것은..
바로 태국 남부 휴양지 '끄라비'를 가기 위해서 입니다.
아름다운 경치와 깨끗한 바다... 그러나 푸켓보다는 저렴한 물가가 확 잡아끌더라고요.
물론 끄라비의 물가가 휴양지 답게 비싼 편이긴 하지만 푸켓보다는 그래도 가성비가 좋았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마흔둥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코스였습니다.
수랏타니에서 끄라비... 끄라비의 깊숙히 들어간 라일레이까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정인데요.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며 가야했던 쌩고생 이동기
생생하게~ 소개해보겠습니다.
쌩고생 태국여행기 '수랏타니에서 끄라비(라일레이)가는 법'
지난주 이야기부터 프란부리(후아힌 근처)에서 끄라비로 출발를 했었는데요.
한번에 오는 교통편이 없어서 중간지점인 수랏타니까지 야긴침대기차를 타고 왔었지요.
태국 전국여행을 계획 하시는 분들이라면 '수랏타니'는 눈여겨 볼만한 곳인데요.
이곳은 관광지는 아니지만~
아주 핫한 태국의 여행지이자 다이버들의 성지인
'코사무이, 코팡안, 코 따오'등의 섬들을 들어가는 부두가 있는 플랫폼 같은 곳이지요.
그렇게 수랏타니 기차역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5시.
수랏타니 기차역 앞에는 몇몇 유명한 여행사가 있는데요.
롬프라야, 판팁정도가 유명합니다.(구글 검색하면 홈페이지도 있어요)
그 중에 제가 원래... 이용하고자 했던 여행사는 사진상 가장 오른쪽에 있는 '판팁'입니다.
막상 판팁 앞에 서니.. 여행사같이 않고 식당같은 것이 잠시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가장 왼쪽의 노란간판 사장님이 저를 부릅니다.
새벽시간에는 식당으로 운영하니 여기서 티켓을 구매해야한다고..
동남아 여행에서 참 사기 안당하는 노하우를 잔뜩 장착하고 있었는데
이날은 왜 그랬을까요?
오른쪽 판팁 여행사에 이렇게 입간판까지 있었는데...
저는 왜 노란간판 싸장님께 낚였을까요?
제가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은 판팁 버스표를 제대로 예매해주더라고요.
판팁 사무실과 동일한 가격 250밧에요
원래 계획했던 대로 '판팁버스표'를 예매했으니
별 의심없이 버스시간을 기다려봅니다.
빵을 넘보는 동네개를 경계하며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있었고
그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단숨에 비우며 날이 밝기를 기다립니다.
참고로...수랏타니기차역은 시내랑 대략 30분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요.
시내까지는 저 오렌지색 버스(5밧,200원)를 타시면 됩니다.
오전 5시반에 첫차가 있더라고요.
버스 시간이 30분이나 남았는데.
노란 사장님이 갑자기 승합차를 타라고 합니다.
"응? 난 수랏타니 기차역에서 끄라비타운으로 바로 가는 직행버스를 예약한건데?"
"손님아... 그런 직행버스는 없어, 넌 이 봉고타고 가서 시내에서 가서 버스로 갈아타렴"
" 사장아,, ,내가 다이렉트 버스로 예약할거라고 했잖아.
너님이 헤깔릴까봐~ 판팁 홈페이지까지 펼쳐서 보여줬잖아"
"손님아 그런 직행버스는 없어 자자 어서 타렴"
"야~~~~~ 너 나한테 거짓말한거야? "
" 아니야.. 봉고에서 내리면 끄라비행 판팁버스가 기다릴꺼야. 그~짓말 아니야"
판팁 홈페이지에 의하면
수랏타니에서 끄라비까지 버스는 2종류 있습니다.
수랏타니 기차역에서 끄라비타운 시내까지 3시간만에 가는 진정한 직행버스가 있고요.-- 250밧
수랏타니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서 들려 들려 4시간만에 끄라비 외곽에 위치한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는 버스가 있어요.-- 150밧
물론 , 저는 홈페이지까지 펼쳐줘가며 직행버스를 선택한 것인데...
100밧을 더주고 완행버스를 예약한 것이었어요.
어쩌면 직행노선이 없어졌을지도 모르죠.
직행버스가 없어졌다면 길바닥에서 억지로 기다리며
인당 100밧짜리 봉고도 타지 않았을 겁니다.
그냥 택시타고 버스터미널로 바로 왔었겠지요.
속은 것이 분해서 굳은 내 표정
저는 버스에 타지도 못하고 따질 사람없나 살기를 뿜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개~~~헤우미;ㅏ에[ㅐ보ㅑ후ㅏㅇ;ㅣㅐ뱌ㅐ요로ㅑ 놈 같으니라구"
나를 등지고 먼산보고 있는 버스차장.
나를 피해 멀찍히서 사진을 찍는 그.
그와중에 간식봉투는 소중하게 쥐고 있는 나.
50밧짜리 버스표 3장,즉 150밧짜리 버스라는 것.
난 250밧을 줬는데, 버스표는 150밧.
부들 부들 으르렁 으르렁 !!!
다행히 버스 내부는 나쁘지 않았으나
정말 오지라는 오지는 다 들르더라는.....
진정한 완행버스 체험이었어요.
4시간만에 도착한 끄라비 버스터미널.
지난 밤 9시에 기차를 타서 오전 10시쯤 도착했으니 13시간만에 걸렸네요.
그러나 아직 2시간의 여정이 남았습니다.
끄라비버스터미널은 외곽에 있으므로 다시 끄라비타운으로 들어가는 버스로 갈아타야합니다.
택시 기사들이 우루르 모여들어 자기들 차를 타라고 하지만
"오빠들~~~~ 여기 저렴이 썽태우(20밧, 800원) 있는거 알아요"
사실 이날이 여행중 최고로 힘든 날이었습니다.
13시간이나 이동만 해서 피곤한데 캐리어 바퀴까지 깨져버렸거든요.
앞으로 2주나 더 여행을 해야했고, 무게도 30키로 가까이 되어서 들고 다닐일도 아니었습니다.
당황한 저에게 시원한 카페라떼를 한잔 시켜주고
" 정애야 잠깐 있어봐. 오빠가 고쳐볼께~ 오퐈 믿쥐? "
이렇게 골치 아푼 일이 생길때마다 늘 차분하게 풀어나갔던 그.
덕분에 난 참 편하게 살았어.
고마워.
편의점에서 이것 저것 사와서는 고쳐보더니..
끝내 여행내내 그 캐리어를 틈틈히 고쳐가며 쓰더라고요.
이제 정말 마지막 여정입니다.
저희가 가고자 했던 곳은 끄라비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라일레이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야합니다.
배는 한사람당 150밧정로로 비싸지 않지만,
문제는 시간.
한배당 최소인원 10명이 차야 출발한다네요.
그 열명 중에 우리가 첫 손님이었으니 앞으로 8명을 기다려야합니다.
오전 시간대라면 라일레이 놀러가는 사람이 많아 10명이 금방 차는데
저희는 캐리어 바퀴 고치느라 오후에 들어가게 되어서..
또 1시간 반을 그렇게 기다렸습니다.
글을 쓰는 저도 참 지루하고 힘든 일정이었네요.
장기 뚜벅이 여행에 익숙한 저희 부부이게는
이것도 나름 재밌는 추억이었는데
힘들긴 힘들었어요.
6명쯤 차니 출발하자고 합니다.
그래도 자그마치 1시간 반이나 기다린 지루한 시간이었요.
라일레이... 도착도 하기전에 시작부터 아름다운 곳.
드디어 배가 출발한다고 좋아라하는 그.
그때 많이 힘들었지? 얼굴이 그래 보이네.
사랑합니다 내여보.
이것은 나에게는 간절한 '주문'
여전히..앞으로도.. 사랑할테니 그곳에서 외롭지 않고 행복하길.
그렇게 30분을 시원하게 달려
하루를 꼬박 걸려 도착한 끄라비 라일레이.
신속하게 호텔 체크인해서 휴식을 취해봅니다.
30불짜리 방갈로 호텔의 수영장뷰~
다음 주에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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