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한국영화계를 완전히 점령한 영화가 있었죠. 바로 <7번방의 선물>입니다. 공식집계 1,280만명이 봤습니다. 해외에 사시는 분들은 별 대단한 숫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한국에서 1,280만명이란 숫자의 의미는 경제활동하는 대부분이 이 영화를 봤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 대단했던 영화의 리뷰를 진작에 올렸어야 하는데, 최신영화 리뷰가 블로그에 별 도움이 되지않아 이제야 올리게 되었군요. 개인적으로 쥐어짜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런 것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과 대박 흥행영화의 뒷이야기는 솔깃하지만, 실제 영화는 완성도가 그다지 높지않은 어설픈 영화였습니다. 어떤 영화였는지 들어가 볼까요?
2013년 10월 한국영화 역대흥행순위 TOP10 (출처-영진위)
이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6살 지능을 가진 자폐증 아빠 '용구(류승룡 분)'은 딸 '예승(갈소원, 박신혜 분)'이와 둘이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용구는 예승이의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세일러문 가방을 선물하려다 예기치 못한 살인사건에 휘말려, 살인범 누명을 쓰고 교도소 7번방에 수감됩니다. 그런데 그 방에는 이미 흉악범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조직폭력 밀수범 오달수, 사기꾼 박원상, 간통범 김정태, 자해공갈범 김기천, 소매치기 정만식 등 입니다. 도저히 섞일 수 없을 것 같아보이는 이들은 용구의 순수한 모습에 무너져 내립니다. 그리고 용구가 그렇게 그리워하는 세상의 하나뿐인 딸 예승이를 교도소로 들여오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깁니다. 그리고 그들은 교도소에서 예승이과 같이 생활을 하며 좌충우돌 하게됩니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의 모티브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아동 성폭력과 살인죄로 15년을 감옥에서 보낸 후, 최근 2009년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정원섭(79)씨를 아십니까? 1972년 9월 춘천의 논두렁에서 그지역 파출소장의 딸이 숨진채 발견됩니다. 이 사건으로 정씨는 조사를 받았지만 시신에서 발견된 증거와 일치하지 않아 석방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내무부장관이 "10월 10일까지 범인을 잡으라."는 지시를 내리게되고 경찰은 정씨를 다시 체포해 범인으로 몰아갑니다. 증거를 조작하고 목격자들의 거짓증언을 협박으로 받아내고 심지어 고문까지 서슴치않습니다. 이렇게 정씨는 감옥에 수감되고 15년을 살고 모범수로 특사됩니다. 이 영화는 바로 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 졌습니다.
이 영화가 이렇게 천만관객이 들 정도로 흥행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는데요, 그래서 더 안타까워할 사람이 조금 있습니다. 극중에서 용구는 "해피, 해피마트에서 주차관리해요~ 월급은 \688,800원"이라고 외치며 많은 관객에게 해피마트라는 곳을 각인시켰는데요.이 해피마트는 가상의 마트입니다. 원래는 다른 대형마트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마트측에 요청했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아동강간 살해범을 자사의 직원으로 설정하는 것은 이미지에 좋지않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대본을 끝까지 읽지 않은 것 같은데, 아무튼 해당마트의 짧은 안목을 가진 직원 덕분에 1,280만명의 두개골에 해당마트의 이름을 그것도 '공짜로' 세겨넣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군요. 안타깝습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별로 없고 외적인 이야기만 하다 끝내는 느낌이군요. 영화 내용은 이야기할 게 별로 없습니다. 류승룡과 어린 예승이 갈소원의 연기는 단연 발군이지만,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말도 안되는 설정과 억지스럽고 평면적인 스토리로 눈물 쥐어짜내는 설정은 영화의 재미를 오히려 반감시킵니다. 완성도 떨어지는 이 영화에 관객이 1,280만명이나 들어온 이유는 온전이 명배우들의 명연기만로 이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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