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주여행에서 꼭 먹어봐야할 천서리막국수를 한 그릇 먹으러 가볼께요. 여주시 천서리에는 막국수집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요, 가장 최초로 생긴 곳은 바로 오늘 가실 '강계봉진막국수'입니다. 이곳이 원조라는 것은 주변 상인들도 모두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하네요. 1970년대 처음 <봉진식당>이라는 이름으로 메밀묵을 팔던 식당이었는데, 이북이 고향이셨던 주인 내외가 기억을 더듬어 막국수를 만들어 팔게 된게 시초라고 합니다. 이후 평안북도 고향의 지명인 '강계'와 큰 아들의 이름 '봉진'을 합쳐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맛은 어떤지 내려가 볼까요?
여주에서 천서리막국수를 여러 번 먹었었지만, 이곳은 처음 오는 것 같네요. 왜 이곳을 빼고 다른 곳으로 갔는지 저도 의문입니다. ㅎㅎㅎ
여주시와 경기도에서 여러 인증을 받았군요. 들어가 보겠습니다.
자, 우리는 비빔과 물막국수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 편육 15,000원짜리만 팔지말고 절반인 1/2만 담아서 9천원~1만원 받으면 훨씬 더 많이 팔릴거 같지 않으세요? 무슨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만 담아 더 비싸게 팔면 2명이 와서 막국수를 먹으면서 한 점씩 먹을 수 있어 너도 나도 주문할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저거 양이 많아 2명이서 막국수 먹으면서 한 접시를 다 먹을 수 없거든요. 아무튼 사장님이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1/2편육 판매를 적극 검토해 주세요!!!
육수 한모금 후루룩~ 캬~ 바로 이맛입니다. 아주 옛날 제가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처음 한 '짓'은 바로 천서리막국수를 먹으로 오는 것이었죠. 오래되서 왜 그랬나 기억은 안나지만 아무튼 그 때 마셨던 육수맛이 바로 이맛이었어요. 정말 맛있네요.
먼저 나온 '물' 입니다. 맑은 국물에 매운양념을 올리고 돼지고기와 야채고명을 올렸습니다. 보기에는 별반 다름 없는 물냉면처럼 생겼죠?
양념을 풀어넣고 겨자를 조금 넣은 다음 비벼서 한입을 딱 뜨면 눈에 하트를 뿅뿅 달게됩니다. 이곳의 면발은 국산메밀 95%에 고구마전분을 5% 넣어 반죽한 면인데요, 적당히 찰지면서 너무 질기지 않고 잘 끊기고 먹기 편합니다. 그래서 가위로 면을 자를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육수가 정말 일품입니다. 조선간장과 청양고춧가루로 매운 맛을 낸 양념이 들어 있는데요, 고소하면서 은근하게 맵습니다. 매운 음식 잘 못드신다면 처음 고명에 올려져 있던 양념을 조금 덜어내고 비비셔야 할거에요. 제법 매운 맛입니다.
저와 와이프는 둘 다 국물있는 걸 좋아하는데 '비빔'은 사진을 담으려고 어쩔 수 없이 가위바위보로 한 사람이 희생(?)하는 걸로 하고 주문했지요. ㅎㅎㅎ
아까 양념장이 청양고춧가루를 써서 맵다고 했죠? 네네 정말 맵습니다. 양념을 조금 덜어내고 비볐는데도 입이 싸~할 정도로 맵더라고요. 물론 매워도 계속 입에 넣게되는 그런 매운 맛입니다. 고명으로 올라가 있는 돼지고기의 맛이 기가 막히네요. 정말 맛있습니다.
그러나, 매운 음식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물막국수를 주문하시는게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진짜x100 매웠습니다. 매운맛이 이게 중독성이 있어 계속 면발을 입속으로 구겨 넣긴 했는데 다 먹고 한동안 입이 계속 얼얼했지요.
개인적으로는 물과 비빔, 둘 중에서는 물막국수가 더 맛있었어요. 국물맛이 정말 기가 막힙니다. 비빔은 제가 매운 음식을 잘 못 먹어서 그런지, 너무 매워서 맛은 있었지만 사실 입이 마비되어서 정확히 판단하긴 좀 그렇군요.
아무튼 천서리에 가신다면 꼭 들러서 맛보세요. 특히, 육수맛과 물막국수의 맛은 기가 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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