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최남단에는 해발 600미터 산지에 있는 '꽃단지마을'이라는 산간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은 마을 공동으로 고로쇠와 도라지, 그리고 표고버섯을 채취하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농가마을인데요, 최근 제천시의 지원을 받아 모노레일도 설치하고 사슴과 고라니 등도 키우면서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 발전을 시키고 있습니다.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마을이라 여러분께 잠깐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꽃단지마을로 가는 길은 청풍호를 끼고 구불구불 난 한적한 도로를 달려야 하는데요, 중간에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금월봉'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금월봉은 바라만 보아도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신령스러운 바위산인데요,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을 그대로 빼어 닮았다고 해서 '작은 금강산'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입체감과 규모가 가늠이 잘 안 되는데요, 실제로 보게 되면 압도적인 광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보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국에서는 처음 보는 기이한 풍경을 만나게 되실 거에요.
눈은 사방 180도 이상이 모두 보이기 때문에 이 멋진 광경에 감동할 수 밖에 없는데, 카메라는 화각이 한정되어 그 감동이 줄어드는 게 조금 안타깝습니다. 만약 제천 여행에서 청풍호 주변을 차로 달리신다면 꼭 지나가게 되실 텐데요, 국도변에 있는 이곳을 눈을 부릅뜨고 꼭 들러보세요.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멋진 곳이랍니다.
<찾아가는길>
금월봉을 흐뭇하게 구경하고 국도를 34km를 40여분간 달리면 꽃단지마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여기서 모노레일체험을 할 텐데요, 이곳에서는 여행객들을 위해 숙박도 제공하고 있고, 먹거리와 체험거리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진짜(?) 시골길을 100미터 정도 걸어 들어가면 황토로 만든 한옥펜션이 나옵니다. 객실은 총 5개가 있던데요, 객실당 기준4명에서 최대 8명이 들어갈 수 있어요. 가격은 비수기 평일 8만원에서 주말 10만원까지 하고요, 7-8월 여름 성수기에는 평일 10만원에서 주말 12만원이라고 하네요. 다음에 가족과 함께 가게 되면 꼭 사진을 담아 보여드릴게요.
저는 이제 오늘의 목적인 모노레일 체험을 할 차롄가요! 모노레일은 총4대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1대에는 총 5명이 탈 수 있습니다. 코스는 1코스와 2코스 두 가지가 있는데요, 단체가 아니라면 2코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코스와 소요시간은 이렇습니다.
■ 1코스 : 탑승장 → 탐방로 → 동물농장 → 탑승장
☞ 약 20분 소요
☞ 요금 : 20,000원, 단체에 한하여 운행
■ 2코스 : 탑승장 → 탐방로 → 팔각정(전망대) → 야생화학습장 → 동물농장 → 탑승장
☞ 약 1시간 소요
☞ 요금 : 1인당 10,000원 (2인 이하일 경우 기본 30,000원)
그런데 이 조그만 엔진이 45도가 넘는 가파른 오르막길로 5명을 끌고 올라갈 수 있을까요? 전 몸무게도 많이 나가 좀 불안한데요……^^*
모노레일 체험하러 온 다른 일행들과 한 차에 모두 타고 이제 달려볼까요~
경운기 엔진 같은 소리를 덜덜덜 내며 힘차게 올라갑니다!!!
사진으로 각도가 잘 확인이 안 되는데, 실제로 약 45도 가량의 매우 가파른 오르막길을 약 25분간 올라가면 정상 팔각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길 옆으로는 마을에서 키우는 표고버섯 키우는 곳도 있고요, 길 섶에는 산딸기도 많이 열려 있어 하나씩 따먹으며 올라갈 수 있습니다. 마을 이장님이 100% 무공해니 마음껏 바로 따서 먹어도 안전하답니다. 새콤달콤 맛이 끝내주네요. ^^*
심하게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오다 보니 거의 누워서 정상까지 올라왔습니다. ㅎㅎㅎ 주변으로 깊은 산속의 냄새를 맡으며 상콤하게 올라왔네요. 정상에 올라오면 팔각정이 보이는데요, 여기서 바라보는 산속 풍경이 일품입니다.
모노레일아 무거운 날 태우고 올라온다고 수고 많았다. 사진 끝에 모노레일 각도 보이세요? 놀이공원 롤러코스터 시작할 때 천천히 올라가는 그런 느낌으로 누워서 왔답니다. ^^*
여기까지 올라온다고 고생했다며 마을 이장님이 막걸리와 파전을 꺼내주십니다. ㅎㅎㅎ 역시 도시와는 전혀 다른 시골인심이 느껴집니다. 이장님은 충청도 사투리를 쓰면서 말씀도 재미있게 하시는 사람냄새 풀풀 풍기는 멋진 분이셨어요. 장사꾼이 아니라 농사꾼이란 것을 금방 알 수 있어요.
같이 올라간 다른 분들과 막걸리 한잔씩 나누어 마셨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도 시골에서 같은 체험을 하면 모두 친해질 수 있는 것 같더군요. 더운 여름 대낮에 마시는 막걸리와 파전은 그 맛이 꿀맛입니다. ^^*
해발 600미터 산속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끝내줍니다. 날이 더워 땀은 쫄쫄 흐르지만, 기분은 더 없이 상쾌하네요.
이쪽을 바라보면 저~기 멀리 보이는 산의 정상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어요!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산 봉우리를 가만히 보시면 누워있는 사람 얼굴의 옆모습이 보입니다. 보이시나요? 착한 사람에게만 보인답니다. ^^*
헛, 이 나무는…… 김연아 나무라고 하는데 눈치 채셨나요? 김연아가 한발을 뒤로 젖히고 한발로만 미끄러져 가는 '스파이럴' 자세에요! 정말 신기한 모습으로 자란 소나무네요. 설마 아직도 어떤 모습인지 상상하고 계신 건 아니죠?
이제 막걸리도 한잔 마셨고, 풍경도 구경했으니 찬찬히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길보다 조금 더 멀어서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데요, 오르막 보다 더 가파른 길이라 손잡이 꼭 잡고 내려가셔야 합니다. 물론 안전벨트가 있기 때문에 떨어질 염려는 없어요!
천천히 모노레일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야생화 군락지도 있고요, 예쁜 꽃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답니다.
능선을 따라 모노레일을 참 기막히게 잘 깔아놨네요. 가끔 다른 곳에서 타면 레일이 두 개인데도 '모노레일이라 부르는데, 진짜 모노레일은 이렇게 한 줄로 되어 있는 거랍니다~
야생화 군락지를 조금 더 지나면 동물농장이 나오는데요, 이곳에는 염소와 사슴, 그리고 고라니 등이 살고 있어요. 잠시 모노레일을 세우고 먹이주기 체험도 할 수 있답니다.
얘네들은 크기가 작은 강아지만한 아주 어린 새끼 고라니에요. 어미가 얘네들을 낳다 죽어서 지금 우유를 주고 키우고 있는데, 사람 손에 우유 먹고 자라서 그런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졸졸 잘 따라 다닌다고 하네요. 정말 귀엽죠? ^^*
꽃단지마을은 장사꾼이 운영하는 상업적인 곳이 아니라 시골 아저씨 아주머니가 농사지으면서 운영하는 그런 곳이었어요. 마을 이장님을 비롯해서 여기 종사하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민이고요, 이분들이 경작하신 고로쇠, 도라지, 표고, 양파, 고추, 두릅, 마늘, 감자 등도 마을 입구에서 직접 팔고 계신 정다운 시골마을이였답니다.
10편 계속...
같이 다녔던 제천여행코스 (연재중)
<찾아가는길>
+ 주소 : 충청북도 제천시 한수면 탄지리 산19
+ 전화 : 043-653-0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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