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아멜리에(원제: Le Fabuleux Destin D'Amelie Poulain), 14년 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지금도 잊을 수 없네요. 최근 가평 쁘띠프랑스에서 상영하는 걸 다시 봤는데요, 14년 전의 감정을 지금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 참 대단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도 타사 블로그의 배경음악은 Yann Tiersen(얀 티에르상)의 피아노곡 La Valse D`amelie (Piano Ver.)를 5년 동안 고정시켜놓고 있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아멜리에(Amelie)는 개봉 당시에도 많은 영화제에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토론토국제영화제, 세자르영화제, 유럽영화제, 영국아카데미상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7개부분 석권을 하고, 골든글러브와 오스카상 등에는 6개 부문 노미네이트가 될 정도로 당시로선 참 대단했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우리에게 <델리카트슨 사람들>과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란 영화로 잘 알려진 '장 피에르 주네'인데요, 이전 작품에서의 어두운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밝고 따뜻하고 아름답습니다. 한국에서도 워낙 유명한 영화이고 여주인공의 헤어스타일을 따라하는 사람들까지 나올 정도로 깜찍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아멜리에를 보고 있으면 그녀가 전해주는 행복 바이러스에 모두가 푹~ 빠져버릴 것 같습니다. 그녀의 매력 속으로 고고~
1973년 9월 3일 오후 6시, 수억 분의 일의 확률을 뚫고 정자와 난자가 만난 열 달 후, 아멜리에(오드리 도투 분)가 태어납니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말씀 드리면, 영화 초반 10분은 흥겨운 아코디언 연주와 함께 그녀가 태어나고 자라나는 환경을 빠르고 재치 넘치는 화면으로 내레이션과 함께 소개됩니다. 마치 내 딸인 마냥 이 장면에서 모두 아빠미소를 지긋이 짓고 있을 거에요. 의사인 아버지는 딸의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청진기를 가슴에 대보는데, 평소 안아주지 않는 아빠가 자신을 만지자 아멜리에는 너무 기쁜 나머지 심장이 쿵쾅쿵쾅 뜁니다. 아빠는 생각합니다. "아이가 심장병에 걸렸어." 결국 아이는 학교를 포기하고 집에서 혼자 공부하며 외롭게 자랍니다.
어느 날, 엄마와 함께 노트르담 성당에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나오는데 성당 옥상에서 투신한 관광객에 깔려 엄마는 죽게 되고, 아빠마저 그 충격으로 집 안에 작은 무덤을 만들고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갑니다. 그렇게 자란 아멜리에는 우울하게 자란 자신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는 듯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고군분투합니다. 40년 전 잃어버린 추억의 상자를 주인에게 찾아주기, 외로운 커플 맺어주기, 못된 채소가게 주인 혼내주기, 바람나 집 나간 남편의 객사로 평생 분노하며 사는 여자에게 남편 글씨체로 사과편지 보내주기 등 산타클로스처럼 남몰래 행복을 전파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온 사랑 앞에서는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아빠의 손길에도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사랑에 목마른 그녀는 어느 날, 즉석 증명사진기 앞에 버려진 찢어진 증명사진을 재조합 해서 앨범에 모으는 괴짜 취미를 가진 '나노(마티유 카소비츠 분)'를 보자 그녀의 형광색 심장은 난생 처음, 아빠가 아닌 다른 남자를 향해 사정없이 뛰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아멜리에와 나노는 깜찍한 숨바꼭질을 거듭하며 사랑을 키워나갑니다.
이 영화의 힘은 참 대단합니다. 보는 누구나 행복해지니까요. 표면적으로는 실제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익살스러운 주네 감독은 깜찍한 편집 기법과 원색으로 표현한 영화의 색감으로 프랑스의 모습을 초현실적으로 아름답고 행복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끝없이 착하고 순수한 아멜리에가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파하는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하고 있는데요, 장 피에르 주네가 만들었고 오드리 토투가 맡은 아멜리에의 성격과 외모는 전 세계 수많은 추종자를 만들 만큼 당대 최고의 행복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진짜 프랑스가 이런 색깔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주네 감독이 후반작업으로 총천연색 화면을 입혀 동화적인 분위기를 만든 건데요, 광각렌즈로 표현된 과장된 화면들과 누구 하나 평범하지 않은 등장인물의 독특한 얼굴을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 만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특히, 아멜리에가 사랑하는 나노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물처럼 흘러내리는 장면과 그를 향해 뛰는 야광 심장 등은 꽤 인상적이네요. 끝없이 반복되는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뭔가 리듬 있는 활력소가 필요한 이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그녀가 전해주는 톡톡 튀는 행복 바이러스에 푹~ 빠져들 겁니다. 프랑스 영화는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을 확~ 날려줄 수작입니다. 음악영화로도 아주 만족하실겁니다. 심하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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