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조금 쌀쌀한 기운이 있지만 점심때쯤 낮에는 완전한 봄날같이 따뜻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겨울에 꽁꽁 얼었던 계곡도 풀리고 파란 잎이 슬슬 돋아나는 봄산책으로 의왕 청계산 맑은숲 공원으로 가봤습니다. 관악산과 청계산은 예로부터 서울의 최남단 좌측과 우측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어 '좌청룡, 우백호'라 불리며 명산이라 여겨졌습니다. 이 중에서 청계산은 바위가 거의 없는 흙산이라 걷는 느낌이 좋기로도 유명해서 주말이면 등산객으로 산이 북적댈 정도죠. 청계산은 성남, 과천, 의왕 서울 등 진입로가 여러 곳에 있는데요, 오늘은 의왕시의 청계사 방향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주차장이 공원 입구에도 자그맣게 있고요, 청계사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이곳저곳 주차장이 있더군요. 저는 청계산 맑은숲 공원 입구에 주차하고 500미터 정도 메타세콰이어 길을 따라 청계사까지 걸어봤습니다.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꽤 느낌이 좋은 길이었어요.
데크도 청계사 입구까지 좌악~ 깔려 있어 걷기도 참 편하고 좋네요.
하늘을 쳐다보니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잎이 다 떨어지고나니 꼭 모세혈관 같이 생겼군요. 이제 몇일만 있으면 잎이 돋아나겠죠?
숲길 옆으론 작은 개울이 흐르는데 작년 가을에 떨어진 잎들이 아직 녹지않은 살얼음과 엉겨붙어 있군요. 봄냄새가 살살 나는 것 같았어요.
나무데크로 잘 깔린 숲길도 있고, 바로 옆으로는 흙을 밟으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도 있으니 좋으실대로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여기저기 나무 옆으로 벌레들을 만들어 붙여뒀더라고요.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걷기 참 좋을 것 같네요.
걸어보면 아마 맘에 쏙 드실 길이 될거에요.
여긴 KBS <슈퍼맨이돌아왔다>에서 이휘재씨의 쌍둥이 아들래미들이 다녀간 바로 그곳이네요. TV에서 본 것 같애요. 그때 쌍둥이와 청계사도 들렀었죠, 아마?
숲길을 따라 500미터 정도 잠시 걸어오면 청계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숲길은 필요없고 절만 구경하실 분들은 차를 여기까지 가지고 올라올 수 있습니다. 입구 큰 바위에는 '우담바라가 핀'이라고 적혀있군요. 실제로 2000년 10월 6일 극락보전의 관세음보살 얼굴에 삼천 년마다 한 번 핀다는 우담바라가 스물한 송이나 피었다고 하더군요.
무시무시한 각도의 진입로가 있군요. 사찰에는 으레 세가지의 문이 있는데요, 일주문, 천왕문, 해탈문 이렇게 있죠. 그런데 청계사는 일주문은 없고요 천왕문도 없는데 이 계단 끝에 4기의 사천왕 석상을 세워둔 게 전부에요. 그리고 해탈문도 없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금 독특하네요.
깍아지른 계단을 올라오면 만날 수 있는 대웅전인 극락보전입니다. 흙바닥은 없고 돌바닥으로 말끔히 정리해뒀군요. 사람이 많으면 여기서 기도하겠지만, 평일이라 저는 극락보전 안에서 잠시 절을 하고 시주를 조금하고 나왔습니다. 전 종교는 없지만 종교시설에 가면 넉죽넙죽 절과 기도는 또 잘 합니다. ㅎㅎㅎㅎ
극락보전 뒤편으로는 작은 조각상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네요. 이거 구경하는 재미도 있더라고요.
아기보살상들이 다양한 자태와 표정으로 우릴 반기는 것 같습니다. 이걸 쓰다듬으면 소원이 이루어 질까요?
사찰 우측으로는 커다란 와불이 있는데요, 날이 따뜻해서 기도하면서 눌러앉아 쉬는 사람도 종종 있네요. 주말엔 아마 사람이 으마으마하게 올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청계사와 청계산 맑은숲 공원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도 쉽고, 차량을 가져올 수도 있어 가족산책으로 참 좋을 것 같았습니다. 아직 봄이 완전히 오진 않았지만, 몇일만 더 있으면 바로 꽃이 필 기세를 하고 있었어요. 자연이 주는 공짜 선물, 우린 즐기기만하면 됩니다요!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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