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멎주의! 미국판 분신사바, 공포영화 '위자(Ouija)'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보통은 여름이나 되서야 첫 공포영화가 나오곤 했는데, 올해는 봄부터 때이른 개봉을 서두르고 있네요. 4월부터 벌써 <위자>, <팔로우>, <검은손>까지 세 편의 영화가 개봉을 했습니다. 이 중 '위자'와 '검은손'은 16일인 오늘 개봉했습니다. 독특한 점은 이 영화 <위자>의 제작사가 세 곳인데요, '위플래쉬' 제작으로 요즘 주목받고 있는 '블룸하우스', 그리고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제작한 마이클 베이의 '플래티넘 듄스(PLATINUM DUNES)', 그리고 트랜스포머, 배틀쉽 등의 장난감을 만드는 토이회사인 '해즈브로(HASBRO STUDIOS)'가 공동으로 제작했습니다. 보통 공포영화 장르는 비주류 영화인데다 관객 수로 대박을 터뜨리기 힘든 영화이기 때문에 대형 제작사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는 제작사마저 남다릅니다.

최근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하며 신드롬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의 최고의 화제작인 '위플래쉬'를 제작한 블룸하우스는 저예산 영화를 독특한 기획력으로 성공시킨 이력이 남다릅니다. 제가 블로그에 소개했던 영화 중에서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만든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시리즈와 공포영화의 모범례라고 표현할 만한 최고의 공포감을 선사하는 <인시디어스>시리즈 등 스릴러 영화 제작에 특출한 능력을 발휘하는 회사에요. '위자'라는 영화는 미국에선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인데, 박스오피스 2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며 제작비의 20배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하니 '흥행불패'란 타이틀이 딱 어울립니다.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한국에선 '분신사바'로 알려진 것과 유사한 '위자(Ouija)'라는 보드게임을 혼자하다 돌연히 죽은 '데비'를 위해, 다섯 명의 친구가 모여 죽은 친구의 영혼을 불러내기 위해 다시 위자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을 통해 현실세계로 탈출한 영혼들로 인해 게임에 참가한 친구들은 하나씩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이와 함께 데비의 집에 얽힌 충격적인 비밀도 서서히 밝혀지게 됩니다. 이하, 스포 생략.

 

 

 

 

 

Ouija는 죽은 이의 영혼을 부르는 일종의 보드게임을 뜻합니다. 14세기 프랑스의 유목민들이 죽은 영혼들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던 놀이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두 명 이상이 보드에 머리를 맞대고 앉아 손을 얹고 질문을 시작하면 영혼들이 판을 움직여 답을 해주는 놀이에요. 그런데 가벼운 놀이를 통해서 깜짝깜짝 놀래키는 공포심을 유발한다는 점은 다른 영화와 비교해도 그리 새로운 건 아닙니다. 사진을 보면 게임이 어떤 것인지 대충 짐작이 가실거에요. 그런데 영화 속에서 이 게임은 절대 혼자 해서는 안되며, 무덤에서 해도 안 된다며 복선을 이미 깔았는데요, 공포영화의 교본처럼 규칙을 어기는 사람은 언제나 죽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이걸 어기는 바람에 친구들이 하나씩 둘씩 죽어 나갑니다.

그런데 등장하는 '위자'라는 보드게임은 많은 영화에서 다루었던 소재인데요, 이 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클래식한 보드게임을 기반으로 한 게 아니라, 처음에 세 제작사를 언급했던 중에 하나인 토이회사인 '하스브로'에서 출시한 게임을 그대로 영화로 만든 거에요. 한국에서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3만원 대에 판매하고 있더군요. 아쉽게도 게임을 하다 악령을 불러내고 게임에 동참했던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 나간다는 건 그다지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않네요. 그 악령에 얽힌 이야기를 파헤쳐 나가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는 것도 전형적입니다.

 

하지만 중 후반에 나오는 반전은 꽤 신선합니다. 그런데 반전을 수습하는 과정이 부실해서 그 빛이 바랬다고 할까요. 떡밥을 던졌으면 치밀한 짜임새로 마무리를 지어야 했는데, 그 마무리가 두서없이 진행되어 약간 어수선한 감이 없지 않아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설명도 부실하고, 주인공들의 행위에 대해 당위성을 주기 위해 잠시 등장했다 사라지는 인물도 있는가 하면, 친구의 죽음이 슬퍼 위자게임을 시작했지만 그 게임 때문에 죽어나가는 다른 친구들의 죽음에 대해 전혀 슬퍼하거나 크게 의미를 두지도 않는 모순도 보입니다. 등장인물들을 너무 허투루 쓰지 않았나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갑자기 툭~하고 등장하는 귀신들로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공포심은 있습니다만, 소재와 구성에 조금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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