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으로도 산책으로도 훌륭한 공주 한옥마을 | 공주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공주시에서는 관광객들의 숙박과 볼거리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웅진동 일대에 한옥마을을 조성했습니다. 이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숙박업소가 아니라 공주시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여행객들에게 저렴하게 운영이 되고 있는데요, 가장 저렴한 방의 가격은 4만원부터 이용할 수 있더군요. 저번 글에서 말씀 드렸듯이 ‘온누리공주시민증’을 공주시청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발급 받으면 한옥마을 숙박료를 20% 감면해주기 때문에 더없이 기특합니다. 꼭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그냥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멋진 곳이기 때문에 공주여행에서 이곳을 빼먹으면 절대 안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입구에 있는 큼직한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마을이 조성된 지 얼마 되질 않아 건물들은 모두 깨끗하고 시설물도 모두 깔끔히 정돈된 모습입니다.

 

 

 

 

 

 

지난번 공산성 편에서 말씀 드렸듯이 공주에는 곳곳에 무료 자전거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한옥마을 입구에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할 수 없게 되어 지금은 임시방편으로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공주시청 ‘교육체육과’에서 회원카드를 수령해야지만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만간 새로운 사용자 인증시스템이 도입되면 조금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겠네요. 앞으로 외국인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공주 한옥마을에 있는 관광안내소 앞마당. 제가 본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안내소인 것 같습니다. 마당 가운데 네모나게 뚫린 하늘하며, 그 아래 볕이 잘 드는 곳에 장독대를 놓아둔 모습이 정말 아름답네요.

 

 

 

 

 

 

마을을 들어서서 왼쪽을 바라보면 최근에 지어진 것이 아닌 오래된 건물이 눈에 띕니다. 저곳은 충청감영을 복원한 곳인데요, 조선후기에는 건물 49동에 총 481칸의 대규모였지만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철거되고 지금은 위 사진의 포정사 문루를 포함해 선화당과 동헌동, 이렇게 3개의 건물만 남아 있습니다.

 

 

 

 

 

 

포정사문루 입구 양쪽으로 개나리가 만발해서 더 아름답게 보이네요. 문루는 이름처럼 1층엔 문을 달아 출입구로 사용하고 2층은 누각으로 사용했습니다.

 

 

 

 

 

 

한옥마을 곳곳에는 숙박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는데요, 이곳은 점토와 나무에 칠을 하고 만들 수 있는 ‘조물락공방’입니다. 이 외에도 다식만들기, 백제차 만들기, 책엮기, 인절미나 도자기 만들기 등도 있습니다. 체험비는 5,000원부터 15,000원까지 있는데요, 체험비에는 재료비 모두 포함이더군요.

 

인절미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인절미의 원산지가 공주인 것은 혹시 알고 계시나요? 인절미는 찹쌀을 시루에 익혀 절구에 찧어 네모지게 잘라 콩고물을 묻힌 떡인데요,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이곳으로 피난을 왔을 때의 일입니다. 피난 중에 공주의 임씨 성을 가진 집에서 떡을 진상했는데, 그 떡이 어찌나 맛있던지 인조가 물었습니다. “이 떡 이름이 무엇인고?”, 그런데 아무도 그 떡의 이름을 몰라 인조가 임씨 댁에서 만든 ‘절미(絶味)’라 하여 ‘임절미’란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후 발음이 편하게 ‘인절미’라고 바뀌었는데, 공주에선 이 떡을 ‘공주떡’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관광객들을 위해 국궁체험장도 운영하고 있네요. 수원화성에서 국궁을 체험한 적이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위 사진처럼 전문가들은 145미터에 과녁을 맞추는 활을 사용하지만, 관광객들은 탄력이 조금 느슨해서 줄이 잘 당겨지는 것으로 조금 짧은 거리에서 체험을 하게 되는데요,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색다른 체험이 될 거에요.

 

+ 체험시간 : 10시 ~ 14시까지

+ 체험요금 : 어른 2천원, 청소년.어린이 1천원

 

 

 

 

 

 

이제 마을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한옥마을에는 초가집과 기와집으로 구성되어 있고 현대식 건물은 전혀 없어서 한국 전통적인 고샅길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건물은 숙박을 위해 공주시에서 지은 건물들인데요, 마치 유서 깊은 한옥마을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잘 꾸며놓았습니다.

 

 

 

 

 

 

한옥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시면, 모든 건물은 똑 같은 형태가 하나도 없고 모두 다른 형태로 지어졌습니다. 양반댁 안채 모습을 하고 있는 곳도 있고, 초가집으로 평민들의 집도 있으며, 사랑채와 별채의 모습을 한 한옥도 있더군요. 크기 별로 골라서 원하는 방으로 예약하시면 되겠네요.

 

 

 

 

 

 

이건 새집일까요? 처마 아래로 새끼줄을 꼬아 만든 앙증맞은 소품을 달아 놨네요. 관광객들이 한국의 전통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모습이 보입니다.

 

 

 

 

 

 

싸리나무 담장과 문을 달고 있는 초가집도 있네요. 옛날에 빗자루로 많이 쓰던 싸리나무를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한 가족만 사용하는 독채인데요, 온누리공주시민증으로 할인 받으면 평일 10만원(주말 12만원) 정도에 하룻밤을 묵을 수 있습니다.

 

 

 

 

 

 

옆집과 담장을 맞닿은 뒷마당에는 고샅길로 나갈 수 있는 좁은 뒷문도 예쁘게 나 있네요. 마을 구성을 세심하게 신경 쓴 모습이 보이시죠?

 

 

 

 

 

이곳은 내부의 모습입니다.(계룡관) 큼직한 방에는 TV와 에어컨, 그리고 전통 장들이 들어 있고요, 거실에는 냉장고와 정수기가 있네요. 화장실은 각 방마다 따로 비데가 갖춰진 현대식으로 되어 있는데요, 히노끼욕조(일본식 욕조)도 들어 있더군요. 저도 원래 공주여행에서 숙박을 이곳 계룡관에서 묵으려고 계획했었는데요, 예약이 꽉 차서 안타깝게도 숙박은 못했네요. 그래서 이곳에 묵고 계시는 분에게 부탁해서 사진만 한 컷 담아왔습니다. 참고로 이 정도의 방이면 평일 1박에 64,000원 정도 합니다.

 

 

 

 

 

 

그리고 난방은 모두 장작을 때는 온돌방입니다. 내부는 모두 현대식으로 되어 있지만 난방만은 황토방에 장작불을 지피는데 이게 현대식 보일러 난방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절절 끓는 방안의 온기부터 일반 보일러와는 남다르죠. 밤에 불장난하면서 고구마 구워먹는 재미도 있고요 ^^*

 

 

 

 

 

 

정갈한 담벼락 아래로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도록 좁은 폭으로 예쁜 꽃들도 심어 놨네요.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니 이곳에 머물고 싶은 생각이 불끈 생깁니다.

 

 

 

 

 

 

낮은 담장 너머로는 벚꽃이 수줍은 듯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역시 따스한 봄날엔 꽃들이 집안에 좀 있어줘야 제대로 맛이 살지요.

 

 

 

 

 

 

마당에는 옛날 펌프가 보입니다. 이걸 보통 작두펌프라 부르죠? 작동하나 싶어 꾹꾹 눌렀더니만 진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네요. 작동합니다!

 

 

 

 

 

 

 

 

 

 

 

공주한옥마을은 문과 창호에도 나름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바깥문의 띠살창부터 안방에는 용(用)자 살창과 아(亞)자 살창 등 조상들 대대로 내려오는 창호의 모양을 그대로 사용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내부의 가구도 고가구 느낌이 물씬 나는 것들로 들여놓아 현대와 과거의 모습이 조화롭게 꾸며놓았더군요.

 

 

 

 

 

 

여행지에서 와서 식당밥이 딱히 땡기지 않는 분들은 직접 고기를 구워 먹을 수도 있어요. 한옥마을 뒤편으로는 기와를 올린 바비큐장이 깔끔하게 설치되어 있고, 개수대랑 전자레인지, 그리고 따뜻한 물도 콸콸 나오니 펜션에서 묵거나 캠핑 온 느낌도 나겠네요.

 

 

 

 

 

 

마을 한 켠으로는 편의점과 식당들도 있으니 딱히 공주한옥마을에서 식사나 다른 이유로 차를 타고 나갈 일은 없겠군요.

 

 

 

 

 

 

아쉽게도 방이 꽉 차서 이날 숙박은 못했지만, 마을만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만족스런 곳이었어요. 햇볕이 잘 드는 아늑한 곳에서 다음엔 꼭 하룻밤 묵어보고 싶네요. 이용요금 또한 모텔 정도의 가격부터 비싸야 저가형 호텔 정도의 가격이니 크게 부담도 없는데다, 흔하지 않은 멋진 한옥에서의 하룻밤의 추억도 쌓아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시 공주여행이 그리워진다면 아마 공주한옥마을 때문일 거에요.

 

 

공주여행기 6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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