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스런 폐교가 예술공간으로 '무이예술관' | 평창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 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상으로 나를 떠미는 것

아이들이 떠나버린 농촌의 한 초등학교 분교. 결국 문을 닫은 무이초등학교 분교는 화가와 조각가, 도예가 등의 예술인들이 모여 작업공간과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녹슨 놀이기구가 있던 운동장은 넓은 야외조각 공원이 되었고, 교실은 작업실과 전시실, 그리고 건물 뒤편은 도자기를 구워내는 가마로 단장되어 있었습니다.

단순히 전시의 공간에서 벗어나 이곳에서는 예술인들의 작업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고, 방문객이 직접 도자기를 구워보거나 그림을 배우고, 또 아이들의 각가지 체험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메밀꽃이 필 무렵인 9월에는 운동장에 가득 핀 메밀꽃도 감상할 수 있는데, 예술을 사랑하는 가족이라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려는데 학교 담장 앞으로 마가렛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요.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 마음이 싱숭생숭 하네요. ^^*

 

 

 

 

 

 

 

 

 

 

 

폭신폭신한 잔디가 깔려 있는 운동장엔 오상욱 작가의 조형물 150여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형상을 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작품 하나하나가 작가의 갈망이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단순히 ‘재미있는’ 볼거리만을 찾는 분이라면 이곳에 대한 제 표현이 조금 과하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곳은 시골 작은 분교의 좁은 공간이고, 예술작품을 제외하곤 크게 ‘재미난’ 것들은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곳이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곳에서 만든 작품들을 이곳에서 전시하는 열린 공간으로 예술의 향기가 짙게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달콤한 정원 산책을 마치고 건너편에 보이는 분교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삐걱대는 마루에 올라서니 이곳이 예전에 학교였다는 게 비로소 느껴집니다. 복도에는 서양화 작가인 정연서 선생의 그림과 권순범 선생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네요. 구석구석 벽이란 벽은 온통 예술품들이 걸려 있어서 학교 전체가 미술관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작은 교실에도 이젠 조각과 그림들로 들어차 있고, 그 가운데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에도 오상욱 작가의 재미난 테이블이 있네요.

 

 

 

 

 

 

 

 

 

 

 

다른 교실에는 정연서 화가의 메밀꽃 그림이 가득한 곳이 있어요. 평창의 봉평면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였는데, 이곳에서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을 보는 것 같아 대단히 감동적입니다. 옆에 조그만 태그에 그림의 가격도 적혀 있던데, 판매도 하나 봅니다. 미술관 구경 와서 맘에 드는 작품 하나 업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군요.

 

 

 

 

 

 

풍금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이걸로 반주하고 짹짹거리며 노래했던 기억이 나네요. 가끔 피아노를 배운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가 반주를 하곤 했었죠. 예전에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음악, 그림, 체육 등 다방면에 재능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요즘도 한 선생님이 모든 걸 가르치고 그러나요?

 

 

 

 

 

 

서두에 학교 운동장에 메밀을 심는다는 말씀을 드렸죠? 메밀은 보통 중복 전후인 7월 말 경에 심어 9월에 꽃이 피고, 10월에 수확을 하는데, 봉평에서 수확한 메밀은 작은 봉투에 담아 이곳에서 판매도 하는군요.

 

 

 

 

 

 

 

 

 

 

또 다른 교실에서는 작가들이 만든 도예작품을 판매하고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는데, 여러모로 알찬 곳이네요. 잔이 예쁜 것들이 많던데, 술잔 모으는 게 취미인 저도 조그만 소주잔 하나를 사왔답니다.

 

 

 

 

 

 

분교 끝 계단으로 올라오니 2층에 작은 휴게실도 있어요. 벽에는 작은 작품들이 걸려 있는데, 여기서 창 밖으로 보이는 운동장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잠시 쉬었다 가기에 좋겠네요.

 

 

 

 

 

 

 

 

 

 

 

학교 뒤편에도 어느 것 하나 그냥 방치하지 않고 예술가의 손으로 가득 꾸며놨어요. 담벼락과 녹슨 농구골대에는 재미있는 그림들이 가득하고, 그림 아래엔 어김없이 마가렛이 한 가득 피어 있습니다.

 

 

 

 

 

 

 

 

 

 

 

학교 운동장 끝에 ‘詩 공간’이란 나무아래 벤치가 있는데, 들어오니 정말 생각보다 아늑하고 멋집니다. 전 여기서 한참 동안 앉아 있었는데 굉장히 기분 좋은 공간이었어요. 여기 있으면 진짜로 시상이 줄줄 나오겠는데요?

 

 

 

 

 

 

학교 담벼락 넘어 밭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배추밭이 있네요. 지금 시기가 한창 농작물을 키울 시기라 평창 어디를 가든 감자나 배추를 가득 심어 놨어요. 멋진 경치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감자 밭에 가득 핀 감자 꽃도, 배추밭에 핀 푸른 배추 잎사귀들도 일상의 힘든 고민들을 잠시 잊게 해주기엔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런 게 여행의 작은 즐거움이겠죠?

 

+ 입장료 : 어른 3천원, 학생 2천원

+ 관람시간 : 9시 ~ 19시(3월~10월), 10시 ~ 17시(11월~2월)

+ 휴관일 : 첫째, 셋째 월요일(3월~10월), 매주 월요일(11월~2월)

 

 

4편 계속...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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