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에는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곳이 두 곳이 있는데, 다른 글에서 보여드렸던 메타세콰이어길과 관방제림입니다. 관방제림에는 300년 된 푸조나무, 팽나무, 개서어나무, 벗나무 등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데요. 현재 천연기념물 366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조용히 흐르는 영산강을 따라 잠시 걸어 볼까요?
영산강의 시원인 담양천을 따라 양쪽으로 기이하게 자란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고 있는데, 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메타세콰이아 길과 연결되어 있어서 차를 가지고 오지 않으셨다면 한번에 걸어보면 좋습니다. 자전거를 가지고 오셨다면 더 없이 좋아요. 아니면 이곳에서 자전거도 임대해주니 그걸 타고 가셔도 되겠네요.
이 길은 죽녹원 앞에 있는 뚝방길입니다. 담양은 가로수가 참 예쁜 곳이 많아요. 메타세콰이어로 된 길도 참 많고 푸조나무와 팽나무로 된 가로수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습니다. 수령도 다들 오래되어 봄부터는 하늘이 보이지 않는 터널로 바뀝니다.
이렇게 말이죠. 2년 전인가 3년 전에 담은 사진인데, 여름엔 나무그늘 아래에서 돗자리 깔고 소풍 온 사람도 참 많습니다.
담양천 징검다리를 건너면 수령이 300년을 훌쩍 넘긴 나무들이 즐비하게 줄 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양쪽으로 제방을 올리고 나무를 심은 이유는 조선 인조 때, 태풍과 홍수만 오면 물이 마을을 덮치는 바람에 담양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쌓았습니다.
관방제는 담양읍 남산리 동정자마을부터 수북면 황금리를 지나 대전면 강의리까지 총 6km 구간에 이릅니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약 2km에 걸쳐 거대하고 멋스러운 경관을 위한 경관림을 조성했기 때문인데요. 큼직한 나무들은 대부분 푸조나무가 주를 이룹니다.
이곳 또한 여름이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숲이 우거져서 더위를 피하기 더없이 좋은 곳으로 바뀝니다. 차량은 다닐 수 없는 길이기 때문에 나무 옆이나 뚝방 아래에서 돗자리를 깔고 쉬기에 참 좋은 곳이에요.
강둑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서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거기에 묵은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으니 더할 나위 없네요. 이곳은 인조 때 첫 제방을 축조하고 훗날 정조와 철종 시절에 걸쳐 관비(官費) 연인원 3만명을 동원해 쌓았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관비를 동원해서 둑을 쌓았다고 해서 ‘관방제(官防堤)’라 부릅니다.
추월산 용추봉에서 시작한 담양천은 여기를 지나 서남쪽의 영산강과 합류합니다. 어느 곳에나 하천을 따라 도시가 발달하게 되어 있습니다만, 담양에도 담양천을 따라 향교와 객사, 관가 건물이 있고, 천변 공터에는 죽물시장이나 우시장도 있을 만큼 담양 사람들에겐 매우 중요한 삶의 터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항상 옆에 있는 것들은 그 소중함을 잘 알지 못 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이것들에 의해 우리 삶의 색깔이 달라지기도 하죠. 관방제림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매일 보고 살 담양 사람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다리 부근에 오니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있군요. 가격표를 보니 1인 자전거는 1시간 5천원, 2인 자전거는 1만원, 4인 자전거는 1만5천원이네요. 여기서 조금만 가면 메타세콰이어길인데 거기까지 이걸 타고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관방제림 6km 정도 왕복해보는 것도 참 즐겁겠습니다.
봄바람 같이 보드랍고 정제된 공기를 느끼고 싶다면 관방제림을 걸어보세요. 자전거를 타도, 두 발로 걸어도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부채꼴로 펼친 나뭇가지 아래 벤치에서 캔커피 하나 들고 잠시 쉬었다 가면 ‘담양이란 도시가 참 좋은 도시구나’라고 느끼시게 될 겁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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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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