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여행 #7 후에 - 베트남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있는 '티엔무 사원'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프랑스 식당에서 밥도 든든히 먹었으니 이제 시원한 택시 타고 가까운 사원 구경을 한번 가 볼까요~ '티엔무 사원(Chua Thien Mu)'은 1601년에 만들어진 사원인데요, 베트남어로 '티엔(Thien)'은 하늘이란 뜻이고, '무(Mu)'는 여인이란 뜻인데, 하늘에서 내려온 어느 노파가 나라의 번영을 위해 왕이 이곳에 불탑을 지을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고 전해지는 전설이 있는 곳입니다. 지난 편에서 보셨던 후에 왕궁 정문에서는 택시로 약 4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인데, 초록색 마일린 택시로 5만동(2,500원) 정도 요금이 나옵니다. 그리고 사원 입장료는 무료 입니다.

 

사원 입구에는 기념품 파는 가게가 있는데, 햇빛이 너무 뜨거워 베트남 전통 모자인 '논(non)'을 하나 샀어요. 처음에 얼마냐고 물어보니 $5달러를 달라고 하던데, 결국 흥정 끝에 $1달러에 샀습니다. 베트남 돈으로 25,000동(1,250원) 정도에 샀네요. 가격표가 없는 상점이나 재래시장에는 외국인을 만나면 일단 가격을 뻥튀기 해두고 시작하니 가격을 절반 이하로 불러 보세요. 적절한 가격을 알아보는 방법은 왕창 깍아보는데 안된다고 할 때 뒤도 돌아보지 말고 그냥 가버리세요. 잡는다면 더 깍을 여지가 있는 거고, 안잡으면 너무 깍은 겁니다. 그 가격에 팔아도 된다면 상인은 무조건 잡습니다.







일단 티엔무 사원 위치 잘 확인해 두시고요. 구글맵을 넣었으니 이리저리 지도를 돌려보며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원을 둘러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어요. 버스나 배를 이용한 씨티투어 상품을 사서 단체로 올 수도 있고요, 오토바이를 빌려 직접 찾아가도 되고 택시를 타고 오는 방법도 있는데요. 그런데 씨티투어가 황제릉 투어도 포함되어 있어요. 황제릉 세 곳은 별도의 투어상품으로 제가 가려고 계획하고 있어서 이곳은 왕궁 온 김에 잠시 들렀습니다. 사원 입구에서 바라보는 흐엉강(Perfume River)이 시원하게 뻗어 있네요.






 

코너를 돌아 입구 계단에 오니 우리나라 사찰의 일주문 같은 기둥이 네 개가 서 있고, 계단 위로는 뭔가 신비스런 기운을 내뿜는 탑이 하나 서 있네요.






 

이 탑은 19세기에 세워진 높이가 21미터의 8각 7층 석탑입니다. 후에(HUE)에서뿐만 아니라 베트남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라 할 수 있어요. 탑은 각 단의 아치 구멍 속에는 불상이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벽돌로 만든 우리나라 고려시대의 전탑 같은 느낌도 드네요. 독특합니다.






 

탑 양쪽으로는 2톤이 넘는 동종과 거북이 등 위에 세워진 석비가 들어 있는 작은 비각 같은 건물도 있습니다. 한국의 사찰과 형태는 유사하지만 건물의 배치와 모양이 색다른네요.






 

동양의 불교는 어딜 가나 그 질서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비석 뒤에는 한국의 사천왕문 처럼 출입구 양 옆으로 무시무시한 사천왕들이 서 있군요.







본당인 다이훈 사에는 청동 불상을 모시고 있고, 신도들이 끊임 없이 절을 하고 있어요. 촬영금지구역은 아니지만 혹시나 그들의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러워 촬영은 밖에서만 했습니다.







티엔무 사원은 관광지라기 보다는 실제로 스님들이 수양하고 신도들이 기도하는 곳이니 조용조용 걸어다니세요.






 

본당 뒤에는 분재로 꾸민 예쁜 정원도 있네요.






 

 

절 가장 끝에는 무언가 또다른 탑이 하나 있어요. 이 절을 창설하신 분이나과 입적하신 스님들을 추모하는 곳인지, 무엇인지는 어떤 여행책자를 찾아봐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나 보더라고요. 제 추측에는 전세계 불교신자들이 알고 있는 틱꽝득이란 스님이 잠들어 있는 탑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티엔무 사원에서 가장 예쁜 곳은 이 후원같은 뒷마당이었습니다.






 

사실 티엔무 사원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이 자동차를 보기 위함이었어요.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같이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던 나라였는데, 북쪽은 공산정권이지만 청렴했던 호치민이 권력을 잡고 있었고, 반면 남쪽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응오딘지엠의 독재정권이 들어 섰습니다. 응오딘지엠은 독실한 카톨릭신자라 90%가 불교신자인 나라에서 불교 탄압을 하게 됩니다. 이에 국민들이 반발하자 총으로 진압해 버리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우리나라와 참 닮았네요. 아무튼, 이러한 독재에 항거하고자 티엔무 사원에서 수양을 하던 '틱꽝득'이란 스님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부처에게 공양하는 '소신공양(燒身供養)'을 단행합니다. 이 차는 틱꽝득 스님이 사이공(지금의 호치민)으로 갈 때 타고 갔고, 이 차 옆에서 소신공양을 했어요. 당시 전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이 되었던 대사건 이었죠.







자동차 뒷 벽에는 가슴 아프게도 이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틱꽝득 스님은 자신의 몸이 불에 타고 있음에도 꿈쩍도 하지않고 가부좌 상태로 돌아가셨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절간을 빠져 나오는데, 무심히 열린 두리안만 봐도 가슴이 아리네요.






 

그런데 그렇게 무거운 마음을 안고 체리시호텔로 돌아오는데, 가슴이 더 무거워지는 사건이 하나 벌어집니다. 사원 앞에서 위 사진의 방(VANG)택시를 타고 돌아왔는데, 글쎄 이 택시가 빙빙 돌아 요금을 2배 넘게 뻥튀기 하는 겁니다. 어허, 출발할 때는 영어를 잘도 알아 듣더니, 내릴 때 바가지 요금에 항의할 때는 영어를 모르는 척 하네요. 아무튼 베트남에서는 노란색 VANG 택시는 타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겠습니다.


 여행 팁


- 가격표가 없는 상점에서의 흥정은 일단 가격을 절반 이하로 깍고 시작하세요.

- 택시는 녹색 마일린이나 하얀색 비나선을 타시면 바가지 요금 없이 안전합니다.



8편 '후에야시장 둘러보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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