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이안에 4일을 머물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온 구시가지(올드타운). 이곳은 15~19세기 동남아의 중요한 무역항이었는데, 덕분에 동양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모두 담긴 독특한 건축물들로 빼곡히 채우고 있어요. 한 마을이 모두 수백 년도 넘은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데, 덕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호이안 구시가지는 낮도 아름답지만 밤이되면 더 아름다운 곳으로 바뀝니다. 특히, 매월 음력 14일에는 거리마다 알록달록한 등불을 밝히는 '제등축제'로 유명한데요. 투본 강 위로는 소망을 담은 촛불을 띄워 분위기가 한층 고조됩니다.
전 일부러 음력 14일에 맞춰 호이안을 갔는데요. 오늘 밤 어떤 분위기가 연출될지 정말 기대되네요!
조금씩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니 거리에 불이 하나씩 밝혀집니다. 베트남은 굉장히 더운 나라지만 강을 끼고 있어 그런지 밤이되면 비교적 선선해집니다.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투본강에 도착하면 아마 발을 떼기가 쉽지 않을 거에요. 뭔가 마구마구 아름다워지고 있다고 느끼게 될 테니까요!
호텔에서 타 온 커피를 마시며 강가에 앉아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식당이나 카페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편안한 의자에서 구경해도 좋~습니다.
투본 강에는 보트 타고 마을 한바퀴 돌아보는 유람도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어요. 저도 한번 타보고 싶었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호객행위를 해서 그냥 포기하고 걸어서 돌아보기로 결정~. 그리 힘들지 않아요.
100년도 더 넘은 오래된 건물에 조명을 밝히니 뭔가 신비롭기도 하고 그 아름다움이 배가되는 느낌이네요.
식당이 아니라도 길거리나 배 위에서 맛난 것도 먹어볼 수 있고요.
입이 심심할 때 구운 옥수수나 코코넛과 콩이 들어있는 고구마빵도 맛있어요. 저 호떡처럼 생긴 빵 조고 완죤 맛있습니다.
간절히 소망하는 게 있다면 소망 촛불을 하나 사서 강 위로 띄워보세요. 가격은 흥정을 조금 해야하는데 보통 2만동(1천원) 정도면 사서 띄울 수 있습니다.
배를 타고 물에 띄울 수도 있지요~ 배는 두 명이서 1시간 투어하는데 10만동(5천원) 정도를 부르더라고요. 그리 비싼 돈이 아니니 물에 동동 떠서 놀고 싶은 분들에겐 추천합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등을 밖에서 사들고 배를 타는 게 좋아요. 가끔 배투어를 할 때 등도 띄워 보라고 공짜로 주듯이 하는 사람이 있는데, 배에 내리면 배삯 10만동에 등값 10만동해서 20만동(1만원) 달라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요.
해가 지고 투본강에 밤이 내리니 심장이 멎을 것 같애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이 자리를 뜰 수가 없네요. 베트남에서 제가 본 가장 아름다운 야경이 바로 여기에요!
다른 날에는 투본강에 소원 촛불이 이렇게 많진 않아요. 제가 찾은 날이 음력 14일이라 그런지 유난히 강에는 소원 촛불이 둥둥 많이도 떠 있네요. 정말 아름다운 밤이에요~
지붕 덮인 일본인 다리에도 수시로 색깔이 바뀌는 조명을 밝혔네요. 배가 고파 밥을 좀 먹고 싶은데, 조금이라도 눈에 더 넣고 싶어 자리를 뜰 수가 없어요~
호이안 여행에서 한국인에게 거의 필수코스가 되어버린 탐탐카페에도 불을 환~하게 밝혔어요. 전 이번 여행에서 한국인에게 유명하지 않은 식당이나 카페만 찾으려 했으니 이곳은 패스~
한바퀴 돌아 다시 원위치 해버렸습니다. ㅎㅎㅎ 많은 도시에서 야경을 구경했습니다만, 이렇게 떠나는 게 아쉬웠던 야경은 없었어요. 이곳은 일몰시간 확인하시고 1시간 전에 가면, 여러가지 색깔의 하늘과 조명을 모두 감상할 수 있습니다.
호이안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는 단연코 '호이안 로스터리(Hoi An Roastery)'죠. 골목 곳곳에 호이안로스터리가 있는데, 어디서 드시든 커피 맛이 끝내줍니다.
밤 9시가 넘어가면 이제 상점들은 하나씩 불을 끄기 시작해요. 아마 5시 쯤에 왔더라도 이 시간까지 안가고 돌아다니게 될 겁니다. 제가 볼 땐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풍경이 아닐까 싶네요. 아마도 호이안 여행 일정 동안, 박쥐처럼 밤만 되면 이곳에 나와 뭔가를 하고 있다에 제 친구의 영혼을 걸겠습니다. ^^*
23편 '월남쌈의 최고봉 베일 웰' 계속...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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